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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인플레이션과 저유가로 촉발된 경제 위기 지속
◦ 이란 인플레이션, 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 수준이라는 주장 제기
- 이란 통계청은 이란력 1401년(2022년 3월 21일~ 2023년 3월 20일) 월평균 인플레이션이 45.8%라고 발표했다. 이란력 기준으로 이란은 4년 연속 40%대 인플레이션을 기록하고 있는데, 4년 평균 인플레이션은 44%에 달하며 특히 식품 부문 인플레이션은 70%를 넘어서는 것으로 추산된다. 반정부 성향 언론인 이란 인터네셔널(Iran International)과 이란와이어(IranWire)는 최근 이란의 인플레이션이 2차 세계대전 이후로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 공식 통계가 실제 인플레이션보다 낮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란 경제학자 사에드 라일라즈(Saeed Laylaz)는 정부의 경제 정책이 실패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통계청보다 상위에 있는 기관이 정확한 인플레이션 수치를 발표하는 것을 통제한다고 주장했다.
- 인플레이션 통제는 이란 정부의 핵심 정책으로, 지난 3월 이란력 1401년이 시작될 때 국정연설에서 알리 하메네이(Ali Khamenei) 이란 최고지도자는 올해가 ‘인플레이션 통제의 해’라고 발표한 바 있다.
- 한편 영국 언론 이코노미스트(Economist)는 2023년 2월 리얄화 환율이 1달러에 58만 리얄로 전년 동기 대비 55%, 10년 전 대비 94% 폭락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모함마드 하쉠 페사란(Mohammad Hashem Pesaran) 케임브리지 대학교 명예교수는 리얄화 가치 하락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란이 하이퍼 인플레이션에 직면할 가능성도 크다고 전망했다.
◦ 원유 수출량은 증가, 그러나 낮은 유가로 정부 재정 상황 개선에는 한계
- 서방의 경제제재에도 불구하고 이란 정부는 이란력 1401년 원유 수출량이 201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주장했다. 자바드 오우지(Javad Owji) 이란 석유부 장관은 이란력 1401년 원유 수출량이 전년 동기보다 8,300만 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미드 호세이니(Hamid Hosseini) 이란 원유·천연가스 수출업자협회 회장 또한 지난 2년간 이란의 원유 수출량이 하루 70만 배럴 증가했다고 언급했다.
- 그러나 수출량 증가가 재정 상황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것에 대해 호세이니 회장은 중국에 수출하는 원유는 국제유가보다 약 15% 할인된 가격에 판매된다고 밝혔다. 호세이니 회장은 러시아가 할인된 가격에 원유를 수출하는 상황에서 이란도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할인을 피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이란이 2023/24년도에 재정 흑자를 기록하기 위해서는 유가가 배럴당 351.7달러(한화 약 47만 1,875원)라는 비현실적인 수준까지 올라야 하는 상황이다.
☐ 이란, 중앙아시아와 중동 국가들과의 경제 협력 강화
◦ 이란,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경제 협력 강화
- 이란이 경제적 고립에서 벗어나고자 무역 상대국 다각화를 도모하고 있다. 특히 카자흐스탄은 이란의 주요 경제 파트너 중 하나로, 2022년 이란과 카자흐스탄의 무역 규모는 전년보다 20% 증가한 5억 2,800만 달러(한화 약 7,048억 원)를 기록했다. 카자흐스탄은 또한 인도양에 접한 이란의 반다르 압바스(Bandar Abbas)와 차바하르(Chabahar) 항구를 이용한 수출망 건설 계획을 세웠으며, 반다르 압바스 곡물 수출 터미널을 2025년까지 완공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 5월 14일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벨라루스, 아르메니아로 구성된 유라시아경제연합(EAEU)은 자유무역지대 설치에 관한 이란과의 협상이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오는 9월에는 타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EAEU 측은 자유무역지대 설치로 현재 약 60억 달러(한화 약 8조 454억 원)인 이란과 EAEU 간의 무역 규모를 향후 5~7년 내에 200억 달러(한화 약 26조 8,180억 원)까지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 개선에 힘입어 걸프 국가와 경제 협력 확대 모색
-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국교 정상화 이후 이란과 걸프 국가 사이 경제 교류도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5월 11일에는 에흐산 칸두지((Ehsan Khandouzi)) 이란 재무부 장관이 경제 대표단을 이끌고 사우디 제다(Jeddah)를 방문했고, 5월 13일에는 연례 이슬람개발은행(Islamic Development Bank) 집행위원회 회의에서 모하메드 알자단(Mohammed Al-Jadaan) 사우디 재무부 장관을 만나 투자 촉진 등 경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 칸두지 장관은 또한 모하메드 빈 하디 알후세이니(Mohamed bin Hadi Al-Hussaini) 아랍에미리트 재무 담당 국무 장관과 만나 공동 투자와 이중과세방지협약 체결 관련 논의를 진행하기로 합의했으며, 앞서 5월 8일에는 이란과 오만 기업인 사이 협력을 활성화하기 위해 이란-오만 공동 비즈니스 포럼이 이란에서 열렸다.
- 2022/23 회계연도 이란과 걸프해 6개국(아랍에미리트, 이라크,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사우디)의 무역 규모는 351억 1,000만 달러(한화 약 46조 8,676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10.05% 증가했으며, 걸프 국가 중 이란의 최대 무역 상대국인 아랍에미리트와의 무역 규모는 12.57% 증가했고, 이라크·쿠웨이트와의 무역 규모도 각각 3.84%, 21.66% 상승했다.
☐ BRICS 가입 의사 밝힌 이란, BRICS 국가와의 무역 규모도 증가
◦ 이란과 BRICS 국가 사이 경제 교류 활발, 자국 통화를 사용한 거래도 증가
- 5월 10일 이란 국영 언론인 타스님(Tasnim) 통신은 2022/23 회계연도 이란과 BRICS 국가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간 비석유 부문 무역 규모가 전년 동기보다 14% 증가한 384억 3,000만 달러(한화 약 51조 5,000억 원)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 중 중국이 최대 무역 상대국으로 무역 규모는 303억 2,000만 달러(한화 약 40조 6,318억 원)였으며, 인도와 러시아가 뒤를 이었다.
- 이란은 지난 2022년 6월 공식적으로 BRICS에 가입을 신청했다. 제이슨 브로드스키(Jason Brodsky) 미국 중동연구소의 비상임 연구원은 세계가 미국 주도 질서에서 중국과 러시아 등 다른 강대국이 미국의 패권에 경쟁하는 다극 질서로 재편되고 있다는 하메네이의 인식이 이란이 BRICS 국가와 관계 강화를 추구하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 이란은 또한 달러화 거래를 제한하는 미국의 제재에 BRICS 국가들와의 무역에서 자국 통화를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는 방안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미 이란은 2022년 3월부터 중국과의 무역에서 일부 대금을 위안화로 결제하고 있으며, 2022년 8월에는 러시아와 리얄화-루블화 거래를 시작했다. 이어 5월 1일 이란은 인도에 자국 통화 무역 거래를 제안했다.
◦ 이란과 러시아, 물류와 운송 분야에서 협력 강화
- 지난 4월 이고르 레비틴(Igor Levitin) 러시아 대통령 자문위원이 이란을 방문해 국제남북운송회랑(International North-South Transport Corridor) 계획에 관해 논의했다. 국제남북운송회랑은 카스피해를 거쳐 러시아와 이란을 연결하는 국제 운송로로, 러시아가 인도양으로 진출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메흐르다드 바르자파쉬(Mehrdad Bazrpash) 이란 도시개발부 장관은 레비틴 자문위원을 만난 자리에서 최근 이란과 관계가 악화된 아제르바이잔이 있는 코카서스 지역을 우회해 카스피해를 거치는 방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모함마드 잠쉬디(Mohammad Jamshidi) 이란 정치 담당 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이 이란 철도 계획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이란 북부의 철도 사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러시아는 이란 내 철도 건설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물류와 교통 분야 협력을 강화해 가고 있다.
< 감수 : 김은비 국방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PressTV, Russia’s Putin to declare commitment to Iranian rail project, 2023. 05. 16.
Mehr News, Iran-EAEU free trade zone agreement likely in 2023, 2023. 05. 14.
Tehran Times, Iran, Saudi Arabia explore ways to boost economic co-op, 2023. 05. 13.
Tehran Times, Iran, UAE to ink MOUs to avoid double taxation, facilitate joint investment, 2023. 05. 13.
Financial Tribune, Iran's Trade With Persian Gulf Countries Outstrips $35b in Fiscal 2022-23, 2023. 05. 12.
Al-Arabiya, Iran minister visits Saudi Arabia in first official visit since China-brokered deal, 2023. 05. 11.
Tehran Times, Iran, Oman explore new trade partnerships in business forum, 2023. 05. 09.
Iran International, Iran Economy Hurtling Towards Hyperinflation, 2023. 05. 08.
Al-Monitor, Iran-India meeting in Tehran focuses on de-dollarization, averting sanctions, 2023. 05. 02.
Silk Road Briefing, Iran-Central Asia Multilateral Trade: Development & Prospects, 2023. 04. 30.
Iran International, Low Oil Revenues Keep Iran's Finances In Shambles, 2023. 04. 16.
Amwaj, Russia signals focus on Iran’s transit sector as economic ties lag military partnership, 2023. 04. 11.
Iran International, Iran Economy In 'Miserable State': Economist, 2023. 03. 30.
Iran Wire, Iran Experiences Second Highest Inflation Jump Since WWII, 2023. 03. 27.
Reuters, Iran says oil exports hit highest level since reimposition of U.S. sanctions – Tasnim, 2023. 03. 12.
[관련 정보]
1. 이란, 이란력 1401년 월평균 인플레이션 45.8% 기록 (2023. 5. 20)
2. 이란과 카자흐스탄, 무역 관계 증진 방안 모색 (2023. 4. 28)
3. 이란과 러시아, 물류 운송 협력 양해 각서 체결 (2023. 4. 25)
4. 이란, 2023년 1/4분기 석유 생산량 3만 7,000 배럴 증가 (2023.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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