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오늘 들려드릴 얘긴 단편영화에 관한 거에요.
이번 영화제를 몇가지 장르로 분류하면요,
부천초이스(단편),판타스틱단편걸작선1~7,월드판타스틱시네마,제한구역,패밀리섹션,메이드인코리아,한국영화걸작회고전,호금전회고전...그리고 어제 들려드린 장편영화...
휴~~~많죠?
2분짜리 필름부터,5분,17분,25분,35분짜리...
제각각이죠?
그럼 5000원내고 겨우2분짜리 보냐구요?
물론 아니죠!
다 주최측에서 편집을 해서요,비슷한 주제를 한데 묶고,시간을 고려해서 대여섯편쯤을 이어서 시리즈로 보여주죠.
인어가 본건 그 시리즈 7개중 겨우 2개봤어요.
단편시리즈3과 7을 이어서 봤거든요...
개같은 날들(미국작품/25분짜리/35mm카메라로 촬영/감독은 Ellie Lee)
블로우 잡(독일/15분/35mm/35mm/Lutz Lemke)
죽음이 우리를 갈라 놓을 때까지(영국/13분/35mm/John Hardwick)
여명의 살인마(독일/14분/35mm/Norbert Keil)
1등급 소고기(네덜란드/10분/35mm/Britta Hosman, Rob Smits)
여기까지가 단편3(모두 외국작)이구요,
염소가족(18분/16mm/신한솔)
치열한 전투(17분/16mm/부성철)
외계의 제 19호 계획(13분16mm/민동현)
숨바꼭질(17분50초/16mm/권일순)
케이지(cage)(18분/16mm/김정환)
이렇게 다섯편이 단편7(한국작)인데요,
다 얘기 해드리고 싶지만...너무 어마어마해서요,
우리한국단편에 대해서만 들려드리죠^^
상영관 중 가장작은 곳인 소향관에서 봤거든요...
참!셔틀버스가 무료로 종일 운행을 해서요, 옮겨다니기도 참 편했어요.
자원봉사도우미들도 모두 친절했구요.
버스마다 모니터가 있어서,예고편을 틀어줬는데요...
145편이나되니 한컷씩만 보여줘도 거의 영화한편만큼의 분량이더라구요.
소향관에서 영화가 시작하길 기다리며 앉아 있는데 왠 무시무시한 괴물의 탈을 쓴(의상은 티셔츠에 반바지,맨발...샌들)남자가 상영관 안을 뛰어다니며 뭔가를 나눠주는데요...저도 받았거든요...
하하하~~~알고보니 딱지였어요.
나중에 알고보니 그남자가 바로 외계의 19호계획을만든 감독(민동현)이었어요.그사람 맘에 드는게요,제가 여고시절 그리도 좋아했던 배트맨시리즈를 만들어낸 "팀버튼"감독을 좋아한다지 뭐겠어요.이번영화의 제목도
팀버튼의 영화"외계의 9호계획"에서 따온것이래요.감독왈...한 십년전의 영화니까 외계인들이 열번은 더 계획을 세웠을거 같다나요...ㅎㅎㅎ
약간은 영구와 땡칠이 분위기...아동용모험물이랄까요.두번째작이래요.
무성영화같기도 하더니 나중엔 처녀귀신이 춤추고 노래도 부르고...
좀 엉성하긴 했지만 그 감독 카리스마가 느껴지데요...
혹시 또 알아요? 그사람이 쉬리나 공동경비구역같은 멋진 영화를 만들어 낼른지...
염소가족은...ㅎㅎㅎ
염소와 사랑에 빠지는 스님을 해학과 풍자로 그려낸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의 소박한 영화에요.'우주의 만물은 본디 하나여~~'라는 등장인물의 대사가 여러번 되풀이 된걸로 기억해요.
치열한 전투는 군대+전쟁영화였는데요,군대에서 쓰는 농담,은어따위에 관객들이 즐겁게 반응했어요.이 영화를 만든 감독은 불참해서 못 만났어요.
숨바꼭질...
다섯편중에선 가장 인상깊었던걸로 기억해요.
가정불화로 인해 엄마가 장독에 들어가 자살하는데...
없어진 엄마를 찾다가 마냥 기다릴수 없단 걸 느꼈는지 엄마의 붉은 스웨터를 원피스처럼 입고서 냄비를 얹고 가스불을 켜고 마당으로...
키작은 아들이 장독 뚜껑을 열어 보지만 속을 들여다 보지 못하고 짧은 손을 뻗어 숟가락으로 된장을 겨우 반스푼 퍼내는데...
향수와 그리움에 대해 생각하게 했어요.
영화의 소품들이... 추레한 골목,처마밑의 대청마루,석유곤로,육각성냥...따위였거든요.
애잔하면서도 잔혹한 면이 이중적으로 잘 대비된 작품이었어요.
영화내내 간간히 들리던 듣기 싫은 전화벨소리는 가족을 구속하고 감시하는 아버지를 상징한다나요...
물론 모든 아버지는 아니구요,이 영화에서 그렇단 얘기래요.
마지막으로 케이지는요...
밀폐된 메탈릭한 공간속에 갇힌 한 인간이 복제의 위험을 느끼고 경계하는...특이했던 게 시간을 미래,현재,과거의 역순으로 구성했다는 점...
내용보단 그 감각적인 세트와 구성이 돋보였는데요, 알고 보니 감독이 미술을 전공한 사람이더라구요.
영화제작비가 얼마냐는 질문에 당당하게 "800쯤 들었어요..."라고 답하는 모습이 솔직하고 좋았어요.
참,관객과의 대화 진행을 누가 했게요?
바로 자카르타의 정초신 감독...
구렛나루에 제법 노랗고 긴 머리칼,티셔츠를 걸친 사이로 품어나오는 감출수 없는 우람함,누구도 흉내낼 없는 그 저음의 목소리...절 줄곧 사로잡았어요...조성민 닮았데요...
플래쉬애니메이션,클레이에니메이션,그냥에니메이션(?)...
정말 특이하고 보고싶은 영화 많았는데요,
친구들이 생일파티해준다고 서울로 나오라는 바람에 단편은 여기까지가 다에요...ㅠㅠ
오늘도 길어졌죠?
3탄까진 있어야 제가 하고픈 말 다 하겠네요...
기대하시라...3탄을...
아참!
어제 기억 못해냈던...
나비가 날개를 펄럭이면...과 폐막작 아멜리에의 그 부리부리한 눈매의 매력적인 프랑스 여배우의 이름이 오드리 뚜뚜(Audrey Tautou)라나요...
정말 끝까지 읽어주신 끈기에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