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그 책의 얼굴이다. 제목은 그럴듯하면서 비비 꼬듯 써야 권위가 있는 것처럼 으스대는 것은 아닌지 돌아본다. 내가 보기 위한 것이라면 누가 무어라 하겠는가. 아무래도 나보다는 남이 볼 수 있도록 쓴 글이다. 살짝 복면만 해도 안면이 있는 사람도 알아보기 쉽지 않다. 겉모습도 그런데 속마음은 더 말할 것 없다. 하지만 외관인 얼굴은 아주 중요해 그 사람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본 적 있다고 하며 인연을 중요시한다. 티브이 음악프로 중 복면가왕이 있다. 복면하고 노래 부른다. 패널이나 관중이 그 사람이 누군지 맞춰보려고 해도 매번 쉽지 않다. 거침없고 장황하게 추측할 뿐 빗나간다. 많이 낯이 익다면서 몸매, 목소리, 특유의 제스처 등이 입가에 뱅뱅 돌 뿐이다. 얼굴 하나 가렸다고 알아보지 못한다. 출연자 대부분이 일반인 아닌 연예인으로 많이 보고 함께 활동한 사람들도 있다. 그래도 얼굴만 보아온 듯 아리송하다. 개인기로 그만의 끼를 있는 대로 발산한다. 물론 누군지 들통나지 않으려고 조심은 하겠지만 여전히 깜깜무소식이다. 아무리 몸매가 낯익고 그의 행동을 수시로 보아왔어도 슬쩍 얼굴 한 번 스치는 것만 못한 것이다. 말대로 얼굴값을 톡톡하게 한 것이다. ‘얼굴은 바로 그 사람이다’라고 한다. 나설 자리 안 나설 자리 가려가며 체면이 있다고 한다. 낯 좀 내자고 한다. 단체의 장은 그 단체의 얼굴 역할을 한다. 그렇다고 단체장 혼자 잘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단체원 하나하나가 자기 몫을 잘 소화하면서 작은 것 하나하나가 모인 것이다. 그러려면 화합이 되도록 관리자 역할이 중요하다. 꽃이라고 혼자 피는 것이 아니다. 뿌리가 열심히 수분과 영양분을 빨아올리고 잎이 열심히 엽록소 작용을 하며 둥치와 줄기와 가지가 비바람에 견딜 수 있도록 안정되게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 매사 혼자 되는 것이 아니다. 겉으로는 혼자서 낯을 내지만 그 이면에는 요소요소에서 수없이 많은 것이 뒷받침한다. 독불장군은 없다. 함께 더불어 또 다른 하나가 만들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