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탕과 양고기
江村 (강촌;강마을)
杜甫
청강일곡포촌류(淸江一曲抱村流)
장하강촌사사유(長夏江村事事幽)
자거자래양상연(自去自來梁上燕)
상친상근수중구(相親相近水中鷗)
노처획지위기국(老妻劃紙爲碁局)
치자고침작조구(稚子鼓針作釣鉤)
다병소수유약물(多病所須唯藥物)
미구차외갱하구(微軀此外更何求)
프른 강 한 구뷔ᄂᆞᆫ 마을 감싸 흐르고
긴 녀름 강촌ᄋᆞᆫ 일ᄆᆞ다 한가ᄒᆞ다
절로가고 절로 오ᄂᆞ니 들보 우희 져비오
서르 친ᄒᆞ고 서르 가까우니 믈 우희 갈며기로다
늘근 아내ᄂᆞᆫ 조희ᄅᆞᆯ 그려 바둑판ᄋᆞᆯ 맹ᄀᆞᆯ고
어린 아해ᄂᆞᆫ 바ᄂᆞᆯᄋᆞᆯ 두ᄃᆞ려 낙시ᄅᆞᆯ 맹ᄀᆞᆫ다
병 만흔 이몸이 아순 거슨 약믈이니
미천ᄒᆞᆫ 이 몸이 이 밧긔 무어슬 구하랴
내가 좋아하는 두보의 시를 예스럽게 번역해보았다.
실제로 고등학교 때 두시언해에서 배웠던 글이다.
두시란 두보의 시를 의미하니, 두보의 시를 언문(諺文)으로 해석했단 뜻이 두시언해다.
참 牧歌的인 詩다.
각설(却說)하고.
우리가 잘 아는(?) 천자문은, 일견 쉬워 보이나, 참 어려운 글이다. 양나라 주흥사가 한 자도 겹치지 않는 일천 자를 골라서 그것으로 천문, 지리, 역사, 인물. 문물, 예절 등등을 표현한 위대한 저술이다.
실제로 한자 또는 한문을 배우는 학동의 입문서로 널리 소개되었으나, 그 자세한 내용을 파악하고 그 글자를 다 익히기에는 너무 어려운 책이다.
다만, 제대로 된 뜻도 모르고 천지현황 우주홍황 일월영측...마지막에는 언재호야 하는 식으로 천자문을 외우기만 했으니, 아마도 내가 대여섯 살 무렵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자라면서 하나 하나 그 뜻이 새겨졌으니, 강원도민일보에 묵비사염(墨悲絲染)에 대하여 칼럼을 쓴 것은 내가 60여세가 되어서였다.
천자문에는 음식에 대한 것도 있으니, 과진이내(果珍李柰)-과실 중에는 자두와 버찌(또는 능금)이 제일이요, 채중개강(菜重芥薑) 채소중에는 겨자와 생강이 소중하다 와 같은 글이다.
그리고 또 하나, 시찬고양(詩讚羔羊)이라는 글귀도 있다.
시경(詩經;중국 最古의 詩集)에서도 염소고기와 양고기를 상찬(賞讚)하였다 라는 이야기다. 시경에 그런 글귀가 나오나, 그냥 글자 그대로만 해석해도 염소와 양고기가 귀하고 맛있다는 뜻이다.
염소고기는 흑염소를 말하니, 맛이 달고 부드러워서 최고의 보양식이며 술안주다. 무침이나 탕, 전골요리가 도처에 산재하나, 국산 흑염소가 담백하고 좋다.
중국 수입산은 약간의 냄새가 나서, 그 냄새를 없애려고 양념을 강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 양도 국산에 비해서 푸짐하게 준다. 한 달에 두어 번은 흑염소 갈비전골을 즐기니, 보신탕을 안먹기 때문이다.
한번은 녹차로 유명한 전남 보성에 갔는데, 마침 흑염소 떡갈비를 한다기에 굽이굽이 산속을 찾아 나섰다.
젊은 부부가 흑염소 6백여 마리를 방목을 하고, 밤에는 축사로 불러들여서 사육을 하는 농장을 찾아갔다.
흑염소 떡갈비는 소고기와는 판연히 달랐다. 달고 고소한 것이 일미였다.
마침 족보를 맞추다보니 그 집 아주머니가 태백 절골 출신이었다!!
이산가족을 만난 듯 반가워하며, 십 여만 원어치의 고기를 사니 아주 푸짐하게 싸주었다.
집에 가져와서는 마누라가 그 고기를 밤새 끓여서 익은 고기를 국물과 함께 봉지, 봉지에 나누어서 냉동하였다가, 생각날 때면 한 봉지씩 끓여먹으니 두어 달은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양념장은 필수다.
양고기는 우리에게는 비교적 익숙하지 않은 음식이었으나, 근자에 들어서 중국과의 교류가 활발해지고, 중국여행을 가서 양꼬치를 먹고 와서는 다시 찾는 친근한 음식이 되었다. 그러나 서양에서는 양고기는 소고기나 돼지고기 보다도 더 친근한 음식이며 성경에도 자주 제물(祭物)희생(犧牲)으로 등장하는 동물이다. 특히 어린 양고기는 램(lamb)이라 하여 연하고 특별한 대접을 받으나, 한국에서는 고급 호텔이 아니면 맛볼 수 없는 아쉬운 요리다.
의(義)라는 글자는 양(羊)과 나(我)를 합친 회의문자니, 즉 나를 희생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그만큼 중국에서도 양의 목축 역사는 오래되었다. 붓도 대부분 양모로 만든다.
양고기는 마라(麻辣) 소스에 찍어먹으니, 그 맛에 호불호가 있으나, 익숙해지면 그 양념이 없이는 양고기를 먹지 못한다. 오늘은 인터넷으로 구입한 양갈비에 중국술로 끝내야겠다.
庚子 芒種日
豊江
첫댓글 어린아이는 바늘을 두드려 낚시바늘을 만들고~~
나 어릴때도 바늘을 불에 달구어 굽혀서 낚시바늘을 만들었었는데~~
염소 불고기는 참 맛있지만 양꼬치는 별거드라.....
재미있는 글을 올려 주는 풍강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네~~
날로 삭막해져 가는 이 카페가 풍성해지기를 빌어 본다~~
그 누가 순복이에 음식 이야길 따를고 음식 백서도 순복이가 열거하는 것 만 할까! ~ ~
혁수도 잘 지네제 순복이 음식 이야기 보면서 막걸리 너무 많이 먹지는 마시게 ~ ~
串이란 글자도 양고기를 꼬치에 끼운 모습이다!!
잘 기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