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thic Invitational Qualifier 후기 (05.16)

[malseman]

안녕하세요. malseman 입니다.

어쩌다보니 반드시 후기를 써야되는 의미있는 사건이 생겨서, 밀린 후기와 함께 작성하였습니다.

평소에 아레나 MCQ(미식 챔피언십 퀄리파이) 라고 불리던 대회에 이번에도 참가하였습니다.

이름이 MIQ 가 되었던데 아직 어색해서 자꾸 MCQ로 부르게 되네요. 

참가 자격은 미식 1200등 이었고, 저번시즌에 보로스 사이클덱으로 흥해서 무난하게 안착하였습니다.

무슨 덱을 하느냐- 가 문제였는데, 최근에 제가 나갔던 온라인 대회들은 거의 다 '덱리스트 공개' 대회였습니다.

그래서 덱 구성이나 킵 멀리건 자체도 그쪽 방향으로만 연습이 되어 있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는 사람이 소개시켜줘서 들어가 있던 일본쪽 디스코드 채널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의역)

A: 최근 최고의 개그소재 요리온 모노레드!

B: ? 뭔소리?

A: 그냥 80장 레드.

C: 그렇군...음?

D: 모노레드라면 못깔잖아...

A: 요리온 보여주고 컨트롤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거지

B: ㅋㅋㅋㅋㅋㅋㅋ

뭔가 재밌어보여서 웃고 넘어갔었는데, 비공개 덱리스트 대회의 덱 고민을 하다 보니까 갑자기 저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한번 만들어서 래더를 돌려 보았습니다. 1턴에 원드랍 깔고 공격가니까 상대가 잠시 정적이 흐르더니, 

2턴에 'Nice!' 를 해주더군요. 1겜 이기고, 후공 지고, 선공 잡고 다시 이겼습니다. 

오 이거 괜찮은데! 하면서 무려 래더 5게임 중 4승 1패를 하게 됩니다. 1패는 js2/호구왕님의 오보시 레드. 

오보쉬 한 장 차이로 승패가 갈리더군요 (당연하지만)

처음엔 80장을 만들 때 사이드에 있는 카드를 다 넣고 써봤는데, 이러면 썩는 카드가 많았습니다. 특히 액트류 카드는

루카덱 상대로 거의 의미가 없어서, 깜짝쇼를 해도 데드카드가 많으면 지게 된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떠오른게, 메인을 날먹하고, 사이드게임에는 좋은 카드만 남겨서 확률을 높이는 보딩을 생각하게 됩니다. 

매직 토너먼트 룰에서 은근히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인데, 사이드보드는 '15장 이하' 면 되고, 보딩 후의 메인 덱은 

'60장 이상' 이면 됩니다. 실제 대회에서 보딩후에 15장 다 넣고 보드아웃 안해도 별 문제 없는거죠. 

그렇기 때문에 메인을 80장 컴패니언 1요리온 사이드 로 짜면, 보딩겜에선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카드 14장을 뺀, 

66장 덱으로 게임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러면 일반 60장 모노레드랑 크게 차이나지 않는 게임이 가능합니다.)

오후에는 레드불 대회고, 23시부터 MIQ 를 시작하는 거였는데, 레드불 대회가 의외로 승승장구 하고 있던 상황이라서 

결국 참가 등록만 하고 틈틈히 해야되는 상황이 됩니다. 

그런데 레드불에 참가한 반트덱이 생각보다 성적이 너무 좋아서, 이 덱을 할 지 재밌는 모노레드를 할 지 고민에 빠집니다.

시청자들한테 의견을 구해보니, 많은 분들이 '제 체력이 걱정되서'레드를 추천해 주시더군요. 반트를 하면 지쳐서 실수할

가능성이 높고, 이 덱은 이런 덱 비공개 대회 아니면 못 쓰니까, 이왕 만든거 써보는게 낫다고 하고...

어차피 뚫을 가능성 거의 없는 대횐데 그냥 레드하는게 좋다는 이야기도 있어서 레드로 결정합니다.

그러면서 여러가지 조언을 들으면서 튜닝했는데, 적당히 튜닝하다가 시간 얼마 안남아서 일단 등록을 하고 났더니, 

나중에는 바꿀 수가 없어서 최종버전은 아닌 버전으로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실제 레드고수들과, 요리온 플레이어들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레드 고수들은 대부분 승률은 최고 효율 카드와 패턴에서

나온다고 합니다. 그래서 80장이라는 카드 수 자체는 패턴 확률을 떨어트리는 행위일 뿐이죠.

반면에 최근 요리온 플레이어들은, 컴패니언 요리온을 쓴다는 건 특정 카드를 찾는 덱이 아닌, 그냥 좋은 카드를 쫙 넣고

집히는대로 운영하면서 이득을 크게 보는데 중점을 합니다. 

그런 이유에서, 실제 오보시 레드의 '패턴 중시형' 플레이는 확률이 확 떨어지는 스타일입니다. 그렇기에 단독으로 좋은

카드들 (토르브란/엠버)를 많이 넣고, 모자른 데미지는 드로우 받은 번 (슬레잉파이어) 등으로 처리하는 빌드가 더 좋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더 완벽한 훼이크를 위해서 테페리 아바타와 루카 슬리브를 씌워서 완성합니다.

옛날에 dc쪽 우스갯소리로 아바타가 제이스/테페리면 모노레드다- 같은 이야기가 있었는데, 컴패니언의 등장으로 인해서 

절대로 낚일 수 밖에 없는 덱으로 바뀌게 됩니다. 특히 이런 중요한 대회일수록 첫핸드가 더 중요하기에, 

매스디나이얼 같은게 있는 핸드면 바로 멀리건을 해서 카운터를 받게 되겠죠.

[라운드 후기]

(레드불 6라끝)

R1 Balduvian 테무르 엘리멘탈 승패승

1겜 역시나 상대의 당황이 느껴집니다. 후공은 졌지만 다시 선공잡고 승리합니다.

얼른 이기고 겜하러 갔습니다.

(레드불 7라끝)

R2 Oltanya 테무르 리클 승패패   (이분이 트위터에 퍼트림)

1겜 상대가 요리온보고 더블멀리건 했는데, 1턴에 고블린 뛰니까 잠시 정적... 적절히 승리.

하지만 2겜은 완벽한 플레임스윕+우로 운영으로 지고,

3게임도 거의 다 때렸지만 상대의 사이드카드가 정말 많이 들려서 다 막히고 우로 부활하면서 패배합니다.

(레드불 8라끝)

R3 Bazza 테무르 엘리멘탈 승승 (레드불 8라에 만났던 상대 바로만나서 또 이김)

레드불 데이원 통과의 기분좋음을 가지고 바로 이어서 대회를 돌렸더니, 어디서 많이 본 아이디였습니다.

방금 레드불에서 제가 이겼던 상대였던거죠. 

상대도 아이디를 눈치를 챘지만.... 전 덱이 바뀌었죠! 같은 요리온인데 1턴에 엘리멘탈 까니가 다시 정적...

덱 상성상 지기 힘들었고, 상대는 멘탈이 완전이 나가고 승리합니다.

메신저로 지인이 '이거 님임?' 하고 보내주는데, 아까 2라에 만났던 상대가 'MCQ에 이런걸 만났다'하고 이름 가려서

포스팅을 올렸더군요. 사람들 반응이 묘하게 핫해서, 다 끝나면 좋은 성적으로 올려야지 하고 싶었습니다.

R4 Storyteller215 제스카이 루카 승승 

이번에도 1턴에 상대는 당황하고... 적절히 원투쓰리포 사기 잘쳐서 승리합니다. 

R5 J0hnstar 제스카이 루카 승패승 (분노한 매온고수)

이번에는 보딩겜에서는 클라리온 등 완벽대비에 무너졌지만, 막겜에 선공잡고 상대가 보딩이 잘 안나와서 승리합니다.

R6 that_guy341 제스카이 루카 패패 

분위기 완전 잘 탔는데, 체력이 떨어졌는지 주의력이 떨어졌는지 라이트업으로 나온 랜드 안깔고 딴거까는 미친실수를 하면서

이길 수 있었던 1게임을 집니다. (시청자들의 비난 쇄도)

그러고 나니 운이 다했는지 2게임은 패턴은 좋았지만 상대가 대응을 깔끔하게 하면서, 결국 4점을 못 깍고 무너집니다.

4-2 로 마감했습니다. 좀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대형 실수로 이길겜을 날린게 아쉬웠네요. (5승부터 미식포인트 줌)

뭐 그래도 레드불도 데이원 통과했겠다, 재밌는 덱으로 나름 괜찮게 했으니 기분 좋게 새벽에 포스팅을 하고 잤습니다.

(처음에 퍼트리신 분 트윗에도 좋아요 눌러주고)

자고 점심에 일어났더니, 충격적인 사건이... 폰에는 알람이 수십개 와 있더군요. 

예전부터 제가 덱리스트 올리면 자주 가져가던 외국인 아저씨가 있었는데, 그분을 비롯한 여러사람이 막 퍼트리더니 갑자기 

화제의 덱 이 되었습니다. 10승한 초고수들보다 더 인기덱이 되었더군요. 

게다가 매온 네임드 한명이 '왜 하필 이대회에 나한테 이런짓을 ㅅㅂ...' 하면서 막 화내는 글도 올리고, 

샘 블랙, 채핀 등 완전 유명한 명예의 전당 고수들이 진지하게 '이거 왜 스팀벤츠랑 새크리드펀드리 안넣음? 요리온 깔아야지'

같은 댓글도 올려주면서 갑자기 대스타가 된 느낌이었습니다. 

원조 아이디어는 제가 아니지만, '엄청 중요한 온라인 대회' 에 전략적으로 들고나갔다는 것 때문에 화제가 되더군요. 

성적이 너무 좋았으면 운빨이네 하고 묻혔을텐데, 어정쩡한 4-2 라 진짜 전략이 잘 통한 것 같은 느낌?

레드불 8강까지 갔으면 인터뷰를 완전 멋있게 할 수 있었을 텐데 그건 못해서 좀 아쉽긴 했습니다. 

(일설에 의하면 해설자가 지나가던 대사로 '지금 인터넷에 요리온 레드가 핫해요' 같은 대사가 있었다고...)

뭐 그렇게 아쉽지만 기분좋은 하루를 마감하였습니다.

다음날 되니 일본쪽 사이트에 퍼져서 또 폰에 알림이 하루종일 오고... (이쪽은 책사인가 ㅋㅋㅋ 같은 대사가 많더군요)

그리고 다다음날 아침... what the ...

무려 Magic Esports 공식 계정에 데뷔하였습니다 ㅡ.ㅡ ....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너무 좋아해 주더군요. evil genius 라거나 수많은 wtf , true dimir(...) 같은

댓글들이 한가득 달렸습니다. 덱리스트 베껴서 미식찍었다는 사람도 있고;;;

간간히 생활덕질 포스팅 하면서 덱리스트 올리던 sns에 수십명의 해외 팔로워가 증가하니, 당황스럽고 부담 백배...

이런 생각지도 못한 이유로 아이디가 전세계에 알려지게 될 줄은 ㅠㅠ...

아직도 뭔가 얼떨떨하네요, 잘해서 뜬 게 아니라는 건 미묘하지만 이래저래 기분은 좋긴 합니다. 앞으로가 문제죠. 

전 어딘가의 초고수님들처럼 영어방송을 할 생각은 없기 때문에 방송홍보는 안 하지만, 10년간 조용히 기록하던 계정을

매직용으로 바꿔야만 하나 싶은 압박감이 좀 있네요. 

매직인생 최고로 전세계에 아이디를 알린 업적이 레드가 된 건 지금도 믿기지 않습니다. (...) 

여튼 기념할만한 일이라 후기를 몰아서 쓰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이제부터는 또 뭘 하느냐... 대회는 계속 있죠!

5.23 에는 cfb pro 가입자 한정 대회가 있고 (5$밖에 안해요! 심심하신 분들은 참가!)

5.30 에는 카페에 올라온 아레나 오픈이 있습니다. (이것때문에 벌써부터 bo1 연습하는 사람들 한가득)

bo1 에서는 잘 통할 훼이크기 때문에 시기에 맟아서 더 인기있는 걸지도...

오프라인 매직은 당분간 못 하고 있지만, 온라인에서 정말 다양한 일이 일어나니 매직은 여전히 즐겁습니다. 

다음에 또 다른 후기로 찾아뵙겠습니다.

[혜리]

결국 자랑글 ㅡ 일은 안하고!!

[[ED]하트맛우유]

캬! 대단한 성과 축하드립니다~

[Stormer]

ㅋㅋ 진짜 일승만 더하셨으면 더 화려하게 유명해지셨을텐데.
방송이 기록이 남는다는 게 생각보다 크네요. 확실히 연습에 중요할 거 같은 느낌.

[Stigmata]

The Mythic, The Legend!

[러브필릭]

진짜꿀잼이네요ㅋㅋ

[조민수]

축하드립니다! 어메이징하군요 ㅋㅋㅋ

[[COP] Eron]

[아루콘]

zzz 대박
오보쉬 컨트롤을 만들어야겠습니다.

[맹꽁이당]

재밌네요 ㅋㅋ 공식계정 아저씨 표정 찰지네요 ㅎㅎ

[LuckBR]

쇼크랜드 넣어서 요리온 꺼내보시지 ㅋㅋㅋㅋㅋ

[qwer]

나이스 트롤 덱

[Eirene]

ㅋㅋㅋㅋㅋ 대단하십니다!

[부엉씨]

후기글 잘봤습니다
진짜 뿌듯하실듯 ㅋㅋㅋㅋㅋㅋㅋ

[새늬]

ㅋㅋㅋㅋㅋㅋ 역시말세님!

[엑세리온]

근 10년간 매직하면서 본 발상중 제일 신선한 아이디어 였습니다 ㅋㅋ 개인적인 사정땜에 매직을 쉬느라 아레나도 일부러 안켜는데 이거 해보려고 아레나 깔았습니다 ㅋㅋㅋ

[[AC] 리안]

나이스 ㅊㅋㅊ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