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개인예산제 도입 방안을 위한 ‘정책토론회’ 열려
차별 없는 제도 도입을 위한 정책활동 방안 모색
“시각장애 등 장애유형별 특성 고려한 제도 마련돼야”
장애인 활동지원 급여 중심의 개인예산제 단계적 도입을 앞두고, 정부와 시각장애인 당사자를 포함한 전문가들이 의견을 나눴다.
지난 16일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이하 한시련)는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한국형 장애인 개인예산제 도입 방안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장애인 개인예산제 모의적용 연구에 참여할 4개 기초지방자치단체 선정을 마치고 본격적인 도입 추진이 시작되는 시기인 만큼, 이날 토론회는 장애인 개인예산제의 차별 없는 도입을 위한 한시련의 향후 정책활동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토론회에서는 세종사이버대학교 오윤진 교수가 좌장을, 그동안 장애인 개인예산제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진행해 온 대구대학교 이동석 교수가 발제를 맡았다.
이동진 교수는 장애인 개인예산제 도입 경과를 시작으로, 필요성과 정부의 모의적용 사업 모델을 소개하고 장애인복지기관의 역할을 제언함으로써, 시각장애의 함의와 쟁점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다.
이어 지정 토론자로는 ▲한국장애인인권포럼 이용석 정책위원 ▲한시련 정책위원회 박의권 위원 ▲송암점자도서관 박명수 관장 ▲노원시각장애인복지관 직업지원팀 홍은녀 팀장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과 최경일 과장이 참여해 장애계와 시각장애인 당사자, 장애인복지관, 정부 입장에서의 열띤 토론을 펼쳤다.
지난 16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한국형 장애인 개인예산제 도입 방안을 위한 정책토론회’ 현장. 토론자들이 개인예산제 도입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이날 토론자들은 한국형 장애인 개인예산제 도입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시각장애인의 경우 현행 종합조사 도구로 인해 상대적으로 활동지원 시간이 부족한데, 이를 모의적용 연구 사업에 사용한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
또 복잡한 절차로 시각장애인의 제도 접근성이 떨어지고, 활동지원사 단가와 경증 장애인을 위한 의견 반영 등 해결해야할 문제가 산재하다는 설명이다.
한시련 정책위원회 박의권 위원은 “장애인서비스지원 종합조사 도구의 문제로 시각장애인은 활동지원 시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므로, 활동지원급여의 일부를 통해 모의적용 연구 사업이 시행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하며 “복지예산 사용의 증빙은 투명하고 철저해야 하나, 복잡한 절차와 접근성의 문제로 시각장애인의 제도 접근성에 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송암점자도서관 박명수 관장은 “처우 문제, 제공기관의 인력 관리 문제 등으로 활동지원사를 구하는 것이 어려운데, 모의적용 사업모델로 제시돼 있는 특수자격자 서비스 제공이 현실성이 있는지 의구심을 갖게 된다.”며 “단가를 달리 했을 때 활동지원사 간 갈등으로 인한 피해가 고스란히 이용자에게 오지 않을까 우려가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노원시각장애인복지관 직업지원팀 홍은녀 팀장은 “현재 활동지원은 중증 장애인에게 지원 초점이 맞춰져 있어 경증 장애인은 서비스 지원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상당수인데, 그들의 의견과 욕구가 반영되기 어렵다.”며 형평성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과 최경일 과장은 “모의적용 연구 참여자는 활동지원급여 구간별로 비율을 배분해 선정할 예정이므로 시각장애인들이 배제되지는 않는다.”며 “유연화 모델의 경우 급여량의 10%의 금액은 총 개월 수 금액을 환산해 한 번에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애인서비스지원 종합조사 도구에 대해서는 어떻게 개선할지 검토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토론회를 주관한 한시련 김영일 회장은 “장애인 개인예산제는 궁극적으로 개인의 선택권을 높이기 위한 것인데, 장애유형별 특성을 고려하지 못하는 측면이 생길까 우려가 된다.”며 “우리나라 실정과 시각장애인의 특성을 짚어보며 제도가 보완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