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입학과 새학년이 시작되기 때문에 학교 앞에는 꽃을 파는 꽃집들이 성업 중이다. 입학을 축하하는 것이다.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모든 학교가 새로운 학년이 9월에 시작된다. 상하이 현지 학교 중 외국인의 입학을 허용하는 학교가 많아 기부금과 중국인과 다른 학비기준에 따라 학비를 지급하면서 현지학교에 다니는 자녀들이 많다. 중국 아이들과 똑같은 교육을 받고 있어서 중국 국가(國歌)가 나오면 자동으로 일어나 애국심을 표현하는 한국아이들의 모습이 낯설고 소름이 끼치지만 생각보다 중국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많다보니 집에서 이외에는 한국어를 쓸 일이 없고 처음부터 중국식 교육을 받다보니 어느 정도 성장할 때까지는 한국인임을 심어주는 일은 아주 힘든 일이다. 그래서 상하이에 나와 있는 많은 외국인들을 위해 국제학교가 세워져 있으며 영국이나 타이완, 미국 등에서 세운 국제학교와 한국학교가 상하이에 자리잡고 있다.
국제학교는 각각의 자기나라 국민들에게 모국에서와 같은 교육의 혜택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학비 부담 때문에 한국인이라도 한국학교를 선택하기에는 경제적인 부담이 되는 경우의 가정들도 있다. 상하이에 한국학교는 1999년 43명의 학생으로 시작해 올 9월에는 학교를 신축, 이전함으로써 931명으로 늘어난 학생들과 교사들이 개학식을 가졌다. 한국식의 교육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평일에는 중국학교를 다니는 자녀들도 한국어 공부 등 한국에 관한 것들을 잊지 않기 위해 주말에는 한국학교에서 주말학교를 운영해 우리의 것들이 잊혀지지 않도록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성인교육의 경우 우선적으로 중국어를 알아야 생활할 수 있으므로 상하이의 거의 모든 대학이 언어연수과정을 만들어 성인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중국의 전통교육을 저렴한 비용으로 경험하도록 하는 프로그램까지 만들어 놓고 있다. 대학생들과 주부들까지도 수강하고 있으며 한 반에 일본인과 타이완인, 미국인 등 다국적인들이 모여 공부하고 있다. 언어연수를 통해 중국어시험(HSK)을 통과해 중국의 대학이나 대학원에 진학하기 위해 준비하는 경우도 있고 여러 목적으로 공부하겠지만 언어연수과정에 개강식에는 외모로 구분하자면 동양인들보다 서양인들이 더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개강식은 다국적인 언어로 진행되며 연단에서 중국어로 말하면 한국어·일본어·영어로 통역해 전달되는 시간이 개강식을 길게 만들었지만 강당에 들어찬 학구열기는 뜨겁게만 느껴진다.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중국에 와서 공부를 하겠지만 직장 중심으로 집을 정하기 보다는 학교를 중심으로 살 집을 정하는 경우가 많아 학교 근처의 대단지 주거지역의 부동산 가격은 높은 편이다. 상하이에 학교를 중심으로 근거지를 두고 상하이에서 1~5시간 거리의 직장을 다니는 가정들도 많이 있는 것을 보면 교육중심으로서도 상하이의 역할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 한국인의 자녀들의 경우 중국에서는 중국의 교육과정을 따라가지만 결국은 한국에서의 경쟁력 있는 아이로 키워가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중국에서 대학을 진학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한국에서의 경쟁력을 위해 방과 후에는 학원이나 교습소 개인과외 등을 하기 위해 공부를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 이것이 중국학생들과 한국의 학생들과 다른 점일 것이다. 이미 새학기 시작 전에 한국식 학원들은 대만원을 이루어 학생을 받을 수 없을 만큼 대기자가 늘어나고 있으며 영어·수학을 제외한 예체능에 있어서도 발빠르게 공부하는 한국학생들이 불쌍해 보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에게 가진 재산은 인재양성이라는 것밖에 없다면 중국의 소황재(중국의 1가정1자녀를 지칭)들과 똑같이 공부해서는 경쟁력있는 국제인이 될 수 없고 중국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녀 교육도 하나의 경쟁력 있는 방법이다.
단지 교육만을 위해 중국에 유학온(성인을 제외하고) 가정은 아직까지 만나지 못했으며 기업체나 사업을 하기 위해 진출한 기업이 많기 때문에 교육현장에서 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가의 진출기업들이 상하이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성옥 경영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