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젊은 처자가 부모님과 함께 탁구장을 방문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탁구를 약간 치시는 분(개인 라켓이 있더군요)같은데 딸에게도 탁구를 치게 하고 싶다고 레슨 상담을 하러 오신 거였습니다.
관장님과 상담 후 등록을 약간 망설이고 있는 것 같아 제가 젊은 처자에게 이것 저것 물어보며 친근하게 다가갔습니다. 저 원래 여자에게 먼저 다가가는 성격이 아닌데...
제가 내세울거라고는 얼굴밖에 없는지라 다행히 거부반응은 없더군요. (농담인거 아시죠...)
처자는 26살 직장인이고 외모는 스케이트선수 이상화와 닮았고 탁구는 한번도 안쳐봤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이왕 오신 거 제가 쳐주겠다고 그리고 랠리 10번 이상 성공하게 해주겠다고 해서 처자를 탁구대로 데리고 갔습니다. 그 사이 처자의 부모님은 관장님과 얘기를 좀 더 하시고는 등록을 결심하셨는지 은행에 가서 돈을 찾아오겠다고 나가셨구요 (탁구장이 아직 카드결제가 안됩니다).
처음 라켓잡는 법과 어느 손가락에 힘을 주는지 가르쳐 준 후 공을 치게 했더니 공을 맞추지도 못하고 애써 맞추면 공중으로 뜨고 그러더군요.
그래서 우선 라켓각을 조절하는 것과 공을 치는 타이밍을 설명하며 반복했습니다. 랠리가 2개, 3개씩 오가고 5개를 성공하니 아주 해맑게 웃으며 좋아하더군요.
그러던 중 여성회원 한분이 그 처자에게 다가가서 손을 잡고 스윙궤적을 그려주었습니다. 스윙은 이렇게 하는 거라고...
(저도 예전에 대학 후배들을 뒤에서 손잡고 가르쳐봤는데 이제는 괜한 오해가 생길까봐 좀 삼가게 되었습니다.)
그 회원분이 가신 후에 제가 처자에게 일단은 공을 넘기고 빨리 준비하는 것에 신경쓰라고 얘기한 후 다시 랠리연습을 하였고 결국 부모님이 은행에서 돈을 찾아오기 전에 13번의 랠리를 성공시켰습니다.
연습 후에는 짧게 몇 가지 당부의 말을 해줬습니다.
앞으로 탁구장 회원분들이 많이 쳐주고 가르쳐주실텐데 가장 힘든 것은 사람마다 가르쳐주는 것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이다. 나중에는 모두 하나의 길로 연결되겠지만 처음에는 이해가 안되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그럴 경우 그냥 그런가 보다하고 가볍게 넘기고 관장님께 배운 것을 기준으로 하라고 했습니다.
배우는 사람의 실력단계에 따라 가르치는 내용을 달리해야 할 것입니다. 포핸드롱도 잘 못하는 초보에게는 발을 고정하게 하고 일정한 길이와 일정한 바운드 높이로 공을 치는 연습을 시켜야지 공을 따라 다니며 치게 해서는 안되는 것처럼요.
그리고 탁구에 흥미가 아직 안붙은 사람에게는 우선 탁구가 재미있는 운동이라는 것과 어느 정도의 성취감을 맛보게 해줘야 할 것입니다. 처음부터 스윙연습만 시키면 대부분 흥미를 잃고 그만 두겠죠.
(대학 탁구동아리 때도 한달 이상을 스윙연습만 시켰더니 신입생 반 이상이 떨어져 나가더군요)
그리고 초보에서 벗어난 분들은 지겹더라도 풋웍연습을 많이 해서 자연스럽게 몸이 움직여서 공을 잡아치는 습관을 들여야 할 것입니다. 괜히 성공확율이 낮은 치키타 같은 기술 연마에 치중하지 말고요. 어차피 랠리에서 몸의 균형이 무너지고 안정적이지 않으면 치키타를 장착한들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글을 쓰다보니 딴길로 좀 샛는데...
무엇보다 생활체육에서는 3개월이 고비라고 하니까 그 처자에게 3개월 동안 지극정성으로 탁구 몰핀을 주사해서 탁구중독자로 만들어 놓을 생각입니다.
현재 5개월째로 접어든 28살 처자와 38살 처자가 있지만 (직접적으로 말은 못하겠지만) 아쉬운 면이 좀 있습니다.
이제 이상화 닮은 처자가 회원이 되었기에 아름다운 탁구장 풍경이 펼쳐질 것이고 희망사항은 대회에서 여자사람의 응원 -“오빠 파이팅!”-을 들으며 경기를 하고 싶습니다. 그러면 전투력이 상승하여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다.
했습니다 넓은 이해를 바랍니다 ~하하하하
탁구장에 젊은 여자들이 많으면 그 어떠한 부작용이 있더라도 감수해야죠.
시커먼 놈들만 가득한 탁구장에서 분냄새 좀 맡아보고 싶다는 코치님 말씀이 이해가 됩니다. 하하하~
엄 청 부럽 내요,,저두 30대 중반 인데..아직 탁구장 막내 입니다...아줌마들이 막내 귀엽다고 뽀뽀 신융도 내고 변태 아줌마들 이 많아서 부담 100내요,..ㅡ,.ㅡ;;
탁구장에는 남자회원, 여성회원, 누님회원 이렇게 3분류가 있죠.^^
누님회원은 여성회원이 아니고 그냥 누님들일 뿐이기에 만약 뽀뽀 같은 짓을 한다면...생각만해도 정말 끔찍합니다.
@탁구왕김제빵 ^0^ 하하~동감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