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다 보니 에너지 절약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주변에서 자주 접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들과는 달리 아직도 에너지 절약에 대해 무심한 편이다. 사무실에서 필요하지 않은 전등을 켜 놓거나 일하지 않을 때도 컴퓨터를 켜 놓는가 하면 겨울철에도 실내에서 반팔, 반바지 차림으로 생활하는 등 낭비 요소가 적지 않다.
일본의 경우 관청 복도의 ‘천정’에 달린 전등을 많이 켜 놓지 않아 어두컴컴하게 느껴질 정도며, 형광등마다 알루미늄 반사판을 달아 ‘천장’에 흡수되는 빛까지 아래쪽으로 반사시켜 이용한다고 한다. 한 달에 한 번씩 반사판을 청소해 주면 형광등 한 개당 20W의 전력이 절약된다는 것이다.
위의 글 중 ‘천정에 달린 전등’ ‘천장에 흡수되는 빛’에서 보듯 ‘천장 ’과 ‘천정(天井)’은 자주 혼용되는 단어다. 현재의 표준어 규정에 따르면 ‘천정’은 ‘천장’의 잘못이라고 돼 있다. 이는 ‘발음이 비슷한 몇 가지 형태가 쓰일 경우, 그 의미에 아무 차이가 없고 그중 하나가 더 널리 쓰이면 그 한 형태만을 표준어로 삼는다’는 규정에 따른 것이다. 꼭둑각시를 버리고 꼭두각시를 쓰거나 코맹녕이를 버리고 코맹맹이로 쓰는 것 등도 같은 이유에서다.
그러나 천정부지(天井不知)나 천정천(天井川·하천의 바닥이 주위의 평지보다 높은 하천)의 경우는 ‘천장’이 아니라 ‘천정’을 그대로 사용한다.
2008/01/30 중앙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