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향교 춘기석전대제
2024년 03월 14일 목요일 (갑진년 음2월 上丁일)에 유도회(儒道會)에 다니는 주영석회장의 안내에 따라 강릉향교에 석전대제(釋奠大祭)에 다녀왔습니다.
강릉향교는 1313년(고려 제26대 충선왕 5)에 김승인(金承印)이 강릉존무사가 되어 강릉의 화부산(花浮山) 아래에 강릉향교를 세웠다. 강릉향교 석전대제는 강릉향교에서 주관하는 의식의 하나로 매년 봄[음력 2월 上丁日]과 가을[음력 8월 上丁日] 두 차례 올린다. 대성전(大成殿)과 동 · 서무(東西廡)에서 공자(孔子)를 비롯한 선성(先聖) 선현(先賢)께 드리는 의식이며, 유교의 창시자이자 만세종사(萬世宗師)이신 공부자(孔夫子)를 비롯한 유교의 성인(聖人)과 현인(賢人)들을 추모하고, 그분들의 위대한 덕(德)을 기리기 위한 행사입니다.
강릉향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는데 『강릉문묘대성전, 강릉향교 명륜당, 강릉향교동무(東廡), 강릉향교서무(西廡), 강릉향교전랑(殿廊)』은 보물로 지정되어있습니다. 대성전은 지방향교 중 가장 규모가 큰 건물이고, 명륜당은 우리나라 현존하는 향교 명륜당 중 가장 크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서울의 성균관에는 39위를 봉안하고 있으나 강릉향교는 대성전에 21위, 我國18현 동무(東廡)에 58위, 서무(西廡)에 57위로 모두 136위를 봉안하고 있어 전국 유일하게 옛 모습을 지니고 있습니다.
행사는 전폐례, 초헌례, 아헌례, 종헌례, 분헌례, 음복례, 철변두, 망료례에 따라 엄숙하고도 물이 흐르듯 막힘없이 진행되었다. 오늘따라 봄기운 화창하여, 은은한 제례악과 어울려서 더욱 경건하고 원만하게 제례가 봉행되었습니다.
인상적인 것은 헌관(獻官)중에 여성분들이 몇 분 보였으며, 북을 울리는 격고(擊鼓), 망료례를 하기 위하여 축문을 맨손으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상(床)을 받쳐서 옮기는 것이었다.
136위를 기리기 위해서 헌관 및 제 집사가 56명이 일사불란하게 복무하였으며, 이 중에는 향교에서 공부하는 유생(掌議)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요즘처럼 서양식 교육에 심취한 사람이 많은 가운데에서도 아름다운 전통을 잇는 유생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였습니다.
오늘 견학하고 새롭게 알게 된 내용도 있었습니다.
釋奠祭日을 丁日로 定한 의미
춘추(春秋)로 음력 2월, 8월 정일(丁日)로 정한 것은 「예기(禮記)」의 注疏 卷 第十七에
'必用丁者, 取其丁壯成就之義 欲使學者藝業成故也
(丁일을 택하여 제사를 지내는 이유는, 정장성취(丁壯成就)라는 뜻에서 나온 것으로서 공부하는 사람의 예업(藝業)이 이루어지기를 희망하는 뜻에서이다. )' 라고 하였다.
결국, 정일(丁日)은 정성스럽고 편안한 날이기에 이날 제사를 드린다.
향교를 ‘제향공간’과 ‘강학공간’으로 나눈다는 것입니다.
제향공간(祭享空間)은 대성전을 비롯하여 동무, 서무가 있으며 대성전 공간 안에도 동종(東從), 서종(西從)이 있고 강학공간(講學空間)에는 명륜당과 동재(東齋), 서재(西齋)가 있음을 알았습니다.
아국(我國)18현은
동배향 제1위 : 홍유후(弘儒侯) 설총
동배향 제2위 : 문성공(文成公) 안유
동배향 제3위 : 문경공(文敬公) 김굉필
동배향 제4위 : 문정공(文正公) 조광조
동배향 제5위 : 문순공(文純公) 이황
동배향 제6위 : 문성공(文成公) 이이
동배향 제7위 : 문원공(文元公) 김장생
동배향 제8위 : 문경공(文敬公) 김집
동배향 제9위 : 문정공(文正公) 송준길
서배향 제1위 : 문창후(文昌侯) 최치원
서배향 제2위 : 문충공(文忠公) 정몽주
서배향 제3위 : 문헌공(文憲公) 정여창
서배향 제4위 : 문원공(文元公) 이언적
서배향 제5위 : 문정공(文正公) 김인후
서배향 제6위 : 문간공(文簡公) 성혼
서배향 제7위 : 문열공(文烈公) 조헌
서배향 제8위 : 문정공(文正公) 송시열
서배향 제9위 : 문순공(文純公) 박세채
한문으로 창홀하는 분은 ‘집례’이고 한글로 복창하는 분은 ‘당하집례’라고 하는 것을 알았습니다.
새로 배운 것도 많고 은퇴하고 교류하지 않던 옛 직장 지인도 여러분을 만나 인사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