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일산 1168m 강원 평창
산줄기 : 한강영월지맥
들머리 : 대화면 대화리 하대화 하대화교
위 치 강원 평창군 대화면
높 이 1168m
# 참고 산행기[사네드레]
정상부 능선 일자(一)를 이룬 산... 평창 하일산(1167.5m)
*하안미5리 가평초교~1192.2봉~하일산~야치동~대화신리
산의 생김새를 보면 정상부는 봉긋이 솟아 있는데 반하여 하일산(1167.5m)은 능선이 일자를 이루고 있다. 고로 한자의 한 일(一) 자처럼 생겨서 '한일산' 이라 부른 것이 차차 '하일산'이라 발음하게 되었다 한다.
대화면 하안미5리 가평동 버스 종점에서 좌측으로 백일동, 도치동 방향으로 2km쯤에 계곡이 크게 갈라지는 천당골 입구에 중왕산, 가리왕산 이정표가 있다.
삼거리에서 정수동골(정동골)로 100여m 비포장길을 따라 직진하자 가리왕산 민박휴게소가 나타난다. 계류를 건너는 시멘트 교량 입구에 바리케이트와 평창국유림 관리소 산불감시초소가 버티고 있다.
삼척시에서 '팀버라인과 산사람들' 이란 등산장비점을 운영하는 이재학씨, 대화면사무소의 신승하씨, 태백시청의 김장래씨, 그리고 백두대간 종주를 끝내고 낙동정맥을 한 구간 남겨둔 태백여성산악회 권영희, 이영숙, 전소치씨는 입산신고를 하고 정수동골로 발걸음을 옮긴다.
겨울 동안의 가뭄에도 제법 수량이 풍부한 것을 보니 계곡이 깊다는 증거다. 물 빛깔은 맑다 못하여 멍까지 들었다. 무수히 나타나는 와폭들, 팔뚝 굵기의 치렁치렁 얼켜 있는 넝쿨들, 산새들의 지저귐, 시공을 초월한 별천지다.
따르던 임도는 한 번 휘어지더니 계류를 건너 왼쪽 사면으로 슬그머니 올라가며 꼬리를 감춘다. 곧장 직진한다. 남녘은 물론이요 이웃하고 있는 강릉 땅에도 벌써 봄이 찾아와 진달래랑 벚꽃이 만개했지만 이곳은 이제서야 기지개를 막 켜고 있다.
바위와 바위들 틈새에 떠들어대며 비집고 흐르는 계류, 양지쪽 생강나무 아래에는 졸방제비꽃, 괭이눈, 노루귀, 중의무릇 몇 개체가 겨우 꽃을 피웠고, 작년에 묵은 어수리대궁 옆으로 삐죽 새순이 손을 내어 밀었다.
길을 따라 바위마다 산짐승의 배설물이 줄을 이었고, 습지에는 멧돼지들이 진흙 목욕을 즐긴 흔적도 자주 는에 띈다. 계속 계류를 끼고 쉬엄쉬엄 따르기를 두어 시간, 정수동골을 가로지는 임도 위에 올라섰다.
고비군락지에 샘터도 있고, 간이화장실도 있다. 임도를 개설하느라 숙소로 썼던 건물을 철거하고 온돌과 불을 지피던 아궁이는 훼손하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다. 여기에다 텐트를 치면 야영장소로는 금상첨화다.
구미가 당기는 야영터를 뒤로하고 수통에 물을 채워 정수동골을 따른다. 경사를 높이는 계곡은 함지처럼 생겼다. 계곡 막바지에 이르러 더 이상 계곡을 따르지 않고 주능선이 코앞에서 유혹하는 오른쪽으로 방향을 트니 높이 2m쯤 되는 전나무 조림지대다. 허리를 구부려 뚫고 나가려니 침엽수 바늘이 살갗을 마구 찔러댄다. 정수동골을 끝까지 고집할 걸 괜시리 이곳으로 올라왔다는 후회가 든다.
전나무 군락이 끝나자 지름 20~30cm쯤 되는 잣나무들이 사면으로 줄을 이었다. 펑퍼짐하고 두루뭉실한 1192.2m봉은 사람이 다닌 흔적이 없다. 미역줄나무가 뒤엉켜 있는 중앙에 소나무 몇 그루가 집단으로 자생하고 있는게 주위의 풍경과 색다르다.
1192.2봉은 산행하는데 아주 중요한 포인트다. 북쪽으로 뻗은 능선은 백석산을 지나 잠두산~백적산~영동고속도로를 지나 계방산, 오대산, 두로봉에서 백두대간과 만나고, 동남동으로 뻗어가는 산줄기는 중왕산을 지나 밸패재, 청옥산으로 이어진다. 1192.2봉에서 또 다른 능선은 하일산으로 남남서 240도 방위각으로 꺾는다.
정상으로 가는 길이 도리어 고도를 조금씩 낮춘다. 남남서로 가는 능선은 운동장 같은 광활한 평지라 어디로 가야만 된다는 특별한 길이 없다. 숲이 우거지는 여름철이나 안개가 끼는 때라면 십중팔구 길을 잃고 헤매기 쉽다. 이렇듯 38분쯤을 더텨 나가자 잡목을 제거한 공터에 측량점(305재설, 77.6. 건설부)이 있는 하일산 정상이다.
오전에는 새털구름이었던 하늘이 우유를 풀은 듯 시야가 좋지 않다. 선팅한 유리를 내다보는 듯 하지만 사방으로 시야는 막힘이 없다.
동쪽 건너편에 중왕산과 가리왕산이 올려다보이고, 남쪽은 청옥산, 남병산 능선이 끝간 데 없다. 또한 동쪽으로는 중대갈봉, 장미산, 덕수산들이 발아래 있는 듯하고 대화시가지가 내려다 뵈는 북으로는 계바산이 듬직한 거산의 모습으로 운무 속에 나타난다.
하산은 정상에서 그대로 남남서 능선을 따르다 서쪽의 아치동 마을로 향한다. 하산길에 고인돌처럼 갓을 쓴 듯한 바위가 나타난다.
"저 위에 올라가서 한 컷 찍읍시다. 여성분들은 그냥 아래 있어도 좋습니다."
모두 사진을 찍고 내려오더니 뒤로는 아찔한 절벽이란다. 그리고는 갓바위에 '옥녀봉' 이라 음각되어 있다고...
바위를 오른쪽으로 우회하니 급사면이다. 곤두박질하듯 절벽 아래로 이어지는 토끼길이다. 이렇듯 잠시 쏟아지더니 해발 1049.5m 되는 안부다. 안부 왼쪽으로 지형도에는 북방골로 하산하는 길이 있다고 표기되어 있어 눈여겨보니 낙엽이 희미한 옛길이 보인다. 원점회귀산행을 하려면 북방골로 내려서도 되겠으나 애초 아치동으로 잡았으니 오른편에 하산길이 있는가 살폈으나 찾을 수 없다. 앞에 보이는 1077봉, 1079봉을 넘으면 아치동 길이 있겠다고 생각하고 몇 걸음 능선을 따른다.
오른쪽으로 1077봉을 우회하는 듯한 길이 있다. 이 길은 1077봉을 우회하는 듯 하더니 'S' 자를 연이어 그리며 아치동으로 내려서고 있다. 인공으로 낸 옛길이다. 경사가 너무 심하고 너덜이 있어 'S' 자를 이루었다.
숲이 하늘을 빼곡하게 가렸다. 오색 딱따구리 한 쌍이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고 가까이 사랑을 나누고 있다. 구불거리던 길이 곧바로 난 곳, 바위 틈에 샘터가 있다.
농가들은 보이지 않고 큼직한 콘크리트 건물이 듬성듬성 있는 아치동에 도착한다. 무척 정겨운 마을일 줄 상상했는데, 낡은 건물에 인적이 없다. 푯말에는 성경구절이 쓰여져 있다.
이후부터는 한동안 무인지경의 비포장 길을 금당산, 거문산, 등용봉을 줄곧 건너다보며 터벅터벅 하염없이 걷는 일만 남았다.
*산행길잡이
하안미5리 가평초교-(30분)-중왕산 이정표-(2시간)-샘터와 임도-(40분)-1192.2봉-(40분)-하일산 정상-(10분)-1049.5 아치동 안부-(40분)-아치동-(50분)-31번 국도 대화신리
평창군 대화면 하안미5리 가평초교가 있는 가평동이 하일산 들머리다. 또한 중왕산과 가리왕산 종주산행 들머리도 겸하고 있다. 가평동 버스종점에서 포장도로를 따라 2km쯤 올라가면 계곡을 건너 중왕산으로 가는 천당골이다. 그대로 직진하면 산불감시초소가 있다.
장수동골로 계속 임도를 건너 오르면 1192.2봉이다. 봉우리라 할 수 없는 곳이다. 여기서 방향을 잘 잡아야 하일산으로 갈 수 있다. 가는 쪽이 거의 역방향이라 생각하고 중왕산을 바라보는 듯 하며 능선을 40분쯤 따르면 삼각점이 있는 하일산이다. 정상에서 남쪽 절벽을 내려서면 아치동 안부다. 여기서 옛길을 따라 내려가면 아치동이다. 주의할 곳은 1192.2봉에서 하일산 정상까지 이어진 능선길이다. 길이 넓고 평탄하다고 하여 깔보았다가는 큰 코 다치기 쉽다.
*교통
하안미5리 가평동, 백일동 가는 버스는 장평터미널(033-332-4209)에서 대화 경유하는 버스가 07:00, 08:40, 11:30, 14:00, 17:20에 있고, 대화에서는 07:30, 08:55, 11:45, 14:15, 17:40에 있다. 가평동에서 대화를 경유하여 장평으로 나가는 버스는 07:50, 09:15, 12:05, 14:35, 18:00에 있다. 개인택시 336-2000.
*잘 데와 먹을 데
가평동에 가평매점과 민박(033-332-8622), 정수동골 산불감시초소 앞에 가리왕산휴게소민박(333-2275, 0494), 가평송어횟집(334-2001), 가평허브찜질방(332-2828), 사초사거리의 가리왕산가든(333-8523), 성문호텔(336-6555), 이밖에도 대호에는 잘 데와 먹을 데가 많다.
참고: 월간<사람과산> 2004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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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벗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