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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지배 사회 / 최정균
다윈은 1859년에 <종의 기원>을 출간하며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이 결국 진화의 산물이라는 내용으로 커다란 충격을 안겨주었고
세월이 흘러 리처드 도킨스는 1976년 <이기적인 유전자>를 출간하며, 인간이란 결국 DNA라는 유전자의 지배를 받는 생물체일 뿐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충격을 주었다. 저자는 이러한 엄청난 인식의 전환에도 불구하고
유전자 중심의 진화론이 생물학과 의학 분야에만 국한되어 있어 안타깝다며, 그 이유로 아래 3가지를 들고 있다.
1. 유전자의 조종이 너무나 교묘해서 인간의 인지능력에 감지되지 않는다는 점
2. 이타성에 대한 우리의 집착
3. 유신론과의 갈등
책은 가정, 사회, 경제, 정치, 의학, 종교 총 6개의 영역에 유전학적 진화론이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고 있다.
각 장 말미에 간략한 요약본이 수록되어 있어서 정리가 훨씬 쉽다.
"연구자로서 논문을 쓴다는 것은 매우 고달픈 일이다. ...성공적인 연구는 여러 학자들에 의해 반복적으로 검증되고 확장되는 반면, 많은 논문은 검증에 실패하거나 그 밖의 이유로 별로 인용되지 못하고 사장되고 만다...."
p.19
저자는 이 책에 실린 다양한 자료들이 어렵게 어렵게 살아나 학술지에 실린 논문들로 충분한 과학적 근거들이 증빙되었으니 비과학적이라 함부로 판단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1. 가정 : 사랑이라는 자기 기만
부모의 자식 사랑을 어떻게 봐야 할까?
"그런데 번식이라는 목적으로 진화가 고안해 낸 사랑은 사실 상대방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만족을 위해 작동하는 신경 기관의 매커니즘이다. "
p.25
어미쥐가 새끼쥐를 핥아주면 어미쥐의 뇌에서는 도파민(쾌감과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신경전달물질)이 나온다고 한다. 즉 새끼를 사랑해서이기도 하겠지만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하는 행동이라는...
브루스 효과 : 겔라다개코원숭이 집단에서 새로운 알파 숫컷 원숭이가 집단을 장악하자 놀랍게도 그날 암컷들이 일제히 유산했다고 한다. 유산하지 않은 2마리 가운데 한마리는 배란을 조정해 임싱상태에도 새 숫컷과 짝지기를 하고, 다른 한마리 암컷의 새끼는 결과적으로 그 숫컷에서 죽임을 당했다고....
이기적 vs 이타적
이기적인 유전자'를 보면, 인간이라는 존재는 유전자를 전달하기 위한 매개체에 불과한가?라는 의문이 든다. 저자는 "분자 수준에서 작동하는 유전자의 욕구는 개체 수준에서 경험되는 감정적 욕구로 위장된다"라고 표현한다 이기적인 유전자가 보이는 이타적인 행동도, 같은 유전자를 가진 혈족 집단에 국한되는 경우가 많으며, 비혈연 관계 이웃에게 자신의 피를 나눠주는 흡혈박쥐의 행동도 '호혜적 이타주의'에 불과하다. 표면적으로 이타적인 행동은 사회적 평판을 얻기 위한 수단이며, 이는 번식상 이득을 가져온다
학업성취도가 유전자의 강력한 영향력하에 있다고 하니... 즉 공부도 타고나는 것이다...거기다 유리한 사회적 환경까지 더해진다면...
"유전자 로또에 당첨되어, 그리고 여러가지 유리한 사회적 환경 덕분에 고등교육을 받고 좋은 직장에서 높은 보수를 받는 것은 단지 운이 좋았던 것뿐인데 이것을 '재능'과 '노력'이라는 단어로 정당화하는 것이 과연 공정한 것인지 생각해 볼 문제다."
p.48
메리토크라시 즉 능력주의는 일견 공평해 보이나, 사람마다 타고난 능력이 다르고, 심지어 노력하는 자세 또한 유전이라고 한다면, 능력에 따른 분배는 모두가 그것이 정당해 보이기 때문에 내지는 달리 선택할 수 있는 분배 방식이 없어서, 선택하는 방법에 불과할 수도 있다
2장 사회 : 혐오로 가장된 두려움
우리의 거부반응은 혐오를 매개하는 편도체라는 뇌 부위가 주도한다고 한다. 생존을 유지하기 위해 인류는 위험을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과잉 대응하도록 진화해왔다. 과소평가해서 죽는 것보다 과잉평가하는 게 결과적으로 생존률이 더 높다. 편도체는 교감신경을 통해 혐오라는 두려움의 감정을 주관하는데 이러한 반응이 인간의 인지 기능까지 지배하게 되고 자칫 그 혐오를 정당화하기까지 이른다.
"임신 중에 사회적 인지를 담당하는 뇌 부위의 크기가 줄어드는데...이는 뇌세포 연결망의 가지치기를 거치며 어머니의 뇌가 아이의 양육에만 특화되도록 바뀌는 과정으로 이해된다."
p.64
"결국 이성애인가, 동성애인가, 양성애인가 하는 것은 생물학이 발생시킨 여러 형상일 뿐 무엇이 옳고 그른지의 문제가 아니다."
p.75
"우리가 '동물'로서 하는 번식을 위한 사랑은 유전자가 이끄는 자연스러운 감정에 본능적으로 따르는 것에 불과하며, 우리가 '인간'으로서 유전자에 맞서 추구할 수 있는 있는 사랑은 진화적 본능에 새겨진 두려움과 혐오를 이겨내는 것이다."
p.76
혐오의 원인, 인식 과정과 그 결과 혐오란, '전염'에 대한 우려로 발생한 감정인데 혐오가 일어날 때 우리 뇌는 사람을 물건처럼 보게 한다. 이러한 뇌의 작용은 나와 다른 집단에 대한 공격을 정당화하고 심리적으로 자기를 보호 하는 기제가 된다. 동성애 혐오 현상 대해서도 언급을 하는데, 동성애는 '자연적'인 것(우리 안에 포함된 것) 이므로, 혐오는 부당하다. 자연적인 것이므로, 추구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자연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배제한다는 것도 논리에 맞지 않는다는 의미인 듯
우리가 '인간'으로서 추구해야 하는 가치는 유전자에 깊이 새겨진 본능적인 두려움과 혐오를 극복하는 것 두려움과 혐오로 나타난 차별을 해소하는 것
3장 경제 : 자본주의 세상의 번식 경쟁
우리는 아담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이 수요와 공급을 결정하며, 인간은 합리적으로 결정하여 자유롭게 활동하는 시장 경제를 옹호한다. 그러나 인간이 과연 합리적인 존재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 인간은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며, 주어진 조건하에서 최선의 선택이라고 '믿는'것을 선택하며 나아가는 존재다.
"그렇다면 우리 앞에 놓인 자본주의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경제학을 자연과학에서 정치의 영역으로 되돌려 '정치 경제학'이라는 이름을 되찾는 것에서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물론 '올바른' 정치로 말이다."
p.114
그래서 저자는 유전자가 정치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다.
4장 정치 : 자연스러운 보수, 부자연스러운 진보
진보적 성향의 사람들에 비해 보수적 성향을 지닌 사람들에게서 확증편향에 기반한 사고방식이 더 자주 그리고 더 강하게 나타난다고 한다.
"보수적, 진보적이라는 것 사화와 문화가 변동적이고 다양하기 때문에 딱 명확하게 나눌 수는 없지만 하나 확실한 것은 세계 어디에서나 보수의 이념은 자유시장 경제와 맥을 같이한다."
p.131
"실제로 현대사회에서 말하는 지능지수는 사회적 관계를 잘 맺거나, 성공적인 연애를 하거나, 좋은 부모가 되거나, 길을 잘 찾거나 하는 등 생존과 생활과 관련된 지능과는 오히려 상반되는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해, 지능지수가 높은 사람들 중에는 '헛똑똑이'가 많다."
p.135
보수적인 사람일수록 직관적인 것을 좋아하고, 눈에 명확히 보이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3차원, 양자역학. 진화론 등은 잘 안먹힌다.
"베블런도 <유한계급론>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보수적 성향을 가지는 이유에 대해 "일체의 에너지를 당장의 생존 투쟁에 쏟아부어야 하는 절대 빈곤자들은 내일을 생각할 여유조차 없기 때문에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라고 말한 바 있다."
p.139
보수와 진보는 호르몬 차이
도파민형 인간에서도 언급된 적이 있는데, 보수는 세로토닌 분배가 우세하다 세로토닌 수치가 높은 사람들은 사회적 규범을 따르고 위험을 피하려는 경향이 강하며, 이론적이고 복잡한 것보다 구체적이고 분명한 것을 선호하며, 질서와 권위를 중시하고 종교적 성향이 강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반대로 피셔는 진보 성향을 만들어 내는 신경 전달물질로는 도파민을 지목했다. 도파민은 보상 회로를 주관하는 신경전달물질로서, 도파민의 분비가 높을 때 동물들은 새로운 것을 탐색하는 행동을 보인다.-본문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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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성향의 사람들은 자기조절능력이나 회복탄력성과 관련이 있는 뇌의 연결성이 진보 성향을 가진 사람보다 약 5배 높았다. 즉, 보수 성향을 가진 사람의 뇌는 심리적 안정성이 진보 성향의 사람보다 높았다는 의미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영국 엑서터대학교와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SD) 연구팀은 미국 민주당원 및 공화당원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보수인 공화당원들에서 위험이 동반된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 편도가 과활성화되고, 섬피질 활성도가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위험 자극에 보수성향 사람의 뇌가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의미다.
<유한계급론>의 저자이자 미국의 사회학자인 베블런은 기득권이 보수화되는 것을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봤다. 베블런은 사회적 취약계층 또한 보수화되는 현상도 설명했는데 그 핵심에는 대외적 변화에 가장 영향을 받는 계층이 바로 취약계층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하는 편이 자신의 삶을 영위하는데 더 이익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다윈의 진화론 신봉자였던 그가 국가의 정책 변화뿐만 아니라 사회적 제도까지 진화론이 가미된 프리즘으로 투영하면서 그는 120년 전은 물론이고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 섬뜩한 통찰을 가져다준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 베블런은 '기득권층의 불필요해 보이는 사치가 과시적 소비'라는 ‘베블런 효과’로 잘 알려져 있지만 그의 저서에는 당시 사회에서 도출되는 다양한 문제를 관찰하고 탁월한 분석으로 사회 현상을 추출한 학자로도 유명하다.
베블런이 <유한계급론>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보수적 성향을 가지는 이유에 대해 "일체의 에너지를 당장의 생존 투쟁에 쏟아부어야 하는 절대 빈곤자들은 내일을 생각할 여유조차 없기 때문에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라고 말한 바 있다 경제적 형편이 어려울수록 당장의 보상을 추구한다 가난할수록 생존에 대한 스트레스가 높다. 스트레스는 자기통제력이나 주의력, 실행력 등에 영향을 미치는 미주신경을 활동을 억제한다 '부의 심리학'에서 가난한 사람이 복권을 사는 이유와 같은 논리다.
5장 의학 : 아프고 늙고 죽어야만 하는 이유
나의 유전자는 과연 나의 소유일까? 아님 인류공동체 유산인걸까?...
"진화에 대해 일반인들이 가지고 있는 인식과 달리, 진화라는 것은 단순한 생명체에서 복잡한 생명체로 발전해 나가는 것이 결코 아니다. 그랬더라면 단순한 생물들은 지구상에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았을 것이다. 진화의 유일한 방향성은 다양화다."
p.178
진화의 과정 중에 변이가 나타났고 이러한 변이들로 질병도 나타났다. 이러한 변이를 조정해나가는 기술들이 발전해나가고 있다. 이러한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에 대해 사람들은 상당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데(유전자조작 등...), 자연의 법칙을 중시하며 인간보다 자연을 중시하는 극단적 생태주의는 위험한 것 같다.
레이첼 칼슨의 <침묵의 봄>은 DDT의 부작용에 대해 경각심을 알려주었지만 그 DDT를 사용하지 않음으로 인해 모기 등 해충으로 인한 죽음, 식량감소로 인한 죽음 등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확실히 과학은 양날의 검이다...
6장 종교 : 인간은 태어나지 않는다
"저명한 진화생물학자였던 에드워드 윌슨 교수는 우리가 앞서 살펴본 동물들의 사회적 서열에 따른 복종 행동이 신이라는 지배적 존재자에 대한 숭배로 투영되어 나타나는 것이 종교적 행위이며, 따라서 생존과 번식 가능성을 높이는 하나의 적응적 행동으로 종교가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본문 인용
'자연이 그러하므로 우리도 그래야 한다'가 아니라, '자연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발 더 나아가 '자연이 그러하므로 오히려 우리는 그러지 않아야 한다'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자연은 우리의 모범이 아니라 반면교사다. 다시 한번 인종주의를 예로 들자면, 자연에는 인종 간의 차이와 그로 인한 차별이 존재하므로 오히려 우리는 인종에 따른 차별을 행하지 않아야 한다."
p.209
이 책의 주제가 아닐까?? 유전자가 이러하고 이러한 유전자로 인해 우리의 행동이 이렇다면, 우리는 인간이란 종이지만 인간이라는 공동체의 일원으로써 의식적으로 행동해야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