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보신 분들이 많겠지만
마이클 루이스가 작년 초에 뉴욕 타임스에 기고했던 글을 번역해볼까 합니다.
2009년 2월 13일자 뉴욕 타임스에 기고된 글입니다.
마이클 루이스는 그 유명한 책, Moneyball의 저자고
올 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The Blind Side의 원작 작가기도 합니다.
(이 책은 NFL에서의 스탯 얘기와 어느 NFL 선수의 이야기, 이렇게 2부로 되어있는데
그 중 2부가 영화화된겁니다.)
사실 마이클 루이스는 스포츠 기자가 아니라 경제학을 전공한 경제작가입니다.
실제 그가 쓴 책들 중에는 스포츠 관련 책 보다 경제 관련 책이 더 많습니다.
원문은 http://www.nytimes.com/2009/02/15/magazine/15Battier-t.html?_r=3&hp=&pagewanted=all
The No-Stats All-Star


듀크 대학 출신.....6풋 8인치 포워드.....
그는 이 일이 자신의 몸을 식힌다는걸 다소 인정했다.
그는
"이건 매일 똑같은 일일 뿐입니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매일 먹으면 질리겠죠."
라며 어떻게 어두운 경기장에서 18,557명의 환호를 받는게 아무런 느낌도 들지 않는지 설명했다.
그에게 있어 이 소리 -- 그의 사랑하는 모교 이름, 관중들의 함성 -- 의 유일한 즐거운 점은
이게 경기에서 최악의 것 (웜업 끝 부터 선수소개 사이의 11분) 의 마지막 부분이라는 거다.
경기장을 돌아다니며 상대팀 선수와 잡담을 나누는 11분 말이다.
선수들은 다들 경기 시작 전에
잘 알지 못하거나 알고 싶어하지도 않는 선수들과 과장된 애정표현을 나눈다.
베티에:
"전 경기장 위에서 시간을 낭비하는 그 순간이 싫습니다.
처음엔 다른 선수들과 얘기를 나눠보려 했지만
다들 절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는걸 알게 됐습니다."
그 시간동안 다른 선수들과 서로 잘 알고 좋아하는 것 처럼 겉치레 하는 대신
그는 락커룸으로 들어가 버린다.
셰인 베티에!
순서가 오자 베티에는 휴스턴 Toyota Center에서 열린 농구경기 역대 최다 관중들의 환호속으로 뛰어들어가
즐겁게 야오밍을 향해 점프했다.
마침내 그에게 있어 하루 중 최고의 순간이 온거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는 여기에 관심도 없고 이걸 이해하지도 못한다.
대부분의 NBA 정규 시즌 경기들은 그다지 관심을 끌기 어렵다.
어제 베티에는 3일 전에 어느 팀을 상대로 경기를 했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했다.
(약 일 분 후 베티에는 "닉스! 닉스를 상대했죠." 라고 소리쳤다.)
오늘 경기가 1월 중순 평일에 열리는 경기지만
이 경기는 달랐다.
오늘 로켓츠는 LA 레이커스를 상대하고
그렇기 때문에 베티에는
(베티에에 의하면 그를 망신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인) 코비 브라이언트를 수비해야 된다.
베티에와 로켓츠 프론트오피스 모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잘 알았다.
로케츠 GM인 대럴 모리:
"코비는 셰인을 부서트릴 준비가 되어있을겁니다.
지난 번 경기에서 어떻게 셰인이 코비를 틀어막았는지에 대한 얘기가 있었거든요."
지난 번이란 2008년 3월 16일에
휴스턴 로켓츠가 22연승째를 기록하며 레이커스를 이긴 것을 말한다.
그 경기는 전국적으로 높은 TV 시청율을 기록했고
코비는 47분 동안 형편없는 경기를 하며 슛 33개 중 11개 만을 성공시켜 24점을 득점했다.
모리:
"많은 사람들이 그 경기를 봤습니다.
레이커스 경기가 있으면 모든 사람들이 코비를 쳐다봅니다.
그러니 모든 사람들이 코비가 부진했던 것을 봤습니다.
그러니 그들이 처음으로 우리가 봐오던 것을 본겁니다."
베티에는 르브론 제임스, 크리스 폴, 폴 피어스 같은 리그 최고 공격수들을 막곤 하고
보통은 그들을 평소보다 덜 효과적인 선수로 만들어 버린다.
그는 아무도 그가 무엇을 하는지 알아채지 못하도록 아주 조용히 이 것을 하곤 한다.
작년에 로켓츠 홍보 팀은 베티에의 수비 능력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경기 후 상대 팀 락커룸에 직원을 보내
베티에가 막 묶어낸 슈퍼스타에게 이런 질문을 하곤 했다.
"왜 오늘 그렇게 경기 내용이 안좋았나요?"
"베티에가 당신의 경기 내용을 방해하기 위해 뭔가 특별한걸 했나요?"
베티에는 이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다.
"그들은 보통 그 날 컨디션이 안좋았다고 얘기합니다.
그들은 저를 별볼일 없는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베티에는 일부 선수들은 베티에가 자신을 상대해주길 기대하는 것 같다고 했다.
베티에:
"제가 수비하는걸 아무도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모리:
"그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거기엔 두 가지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a) 그들은 아무도 자길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하거나
(b) 셰인 베티에가 자길 막을 수 있다는 의견을 깔보는 겁니다.
그들은 모두 베티에가 능력 이상의 평가를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베티에가 경기장에서 소개되었을 때
아마드 라샤드는 NBA TV 프리게임 리포트를 마치며 이렇게 얘기했다.
"셰인 베티에가 오늘 코비를 막으려 시도할겁니다."
그러자 같이 진행하던 게리 페이튼이 비웃으며 이렇게 답했다.
"절대 성공하지 못할겁니다."
또다른 진행자인 크리스 웨버도 이렇게 덧붙였다.
"전 코비가 50점 득점하고 레이커스가 19점 차로 이길거라고 생각합니다."
오래 전, Hoop Scoop지는 셰인 베티에를 미국 전체 중학교 1학년생들 중 4번째로 뛰어난 선수로 선정했다.
그가 1997년에 Detroit Country Day School을 졸업했을 때
그는 전미 최고 고등학교 선수에게 주는 Naismith상을 받았다.
베티에가 대학 4년 동안 131승을 기록하고 (선수로서의 이 수치는 역대 동률 1위 기록이다)
NCAA 토너먼트에서 우승하며 2001년에 듀크 대학을 졸업했을때도
그는 전미 최고 대학선수에게 주는 상인 Naismith상을 받았다.
그가 NBA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단순히 형편없는 팀이 아닌, NBA 역대 최저 승률을 기록하고 있던 멤피스 그리즐리스에 드래프트되었지만
곧바로 그는 자기 팀으로부터 조차 재능없는 선수로 무시되었다.
베티에가 그리즐리스에 합류한지 일년 후
팀은 GM을 해고하고 NBA 전설인 제리 웨스트를 GM으로 영입했다.
베티에:
"제리 웨스트는 팀에 합류하자마자 저를 트레이드하려 했습니다."
웨스트가 베티에를 데려갈 팀을 찾지 못했던건 베티에가 한계가 있는 선수로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경기 시작 때 함께 경기장에 서있는 모든 선수들 뿐만 아니라
벤치에 앉아있는 선수들 중 일부 조차 베티에보다 재능있는 선수들이다.
모리:
"베티에는 좋게 봐줘봤자 NBA에서 가장 운동능력 없는 선수들 중 하나입니다."
그리즐리스는 베티에의 신인 시즌에 23-59를 기록한 후
그의 세번째 시즌에는 50-32를 기록하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베티에가 팀에 있던 그 후 2년 동안 계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2006-07 시즌 시작 전 베티에는 34-48을 기록한 휴스턴 로켓츠로 트레이드됐다.
베티에가 로켓츠에 합류한 첫 시즌에 팀은 52-30을 기록했고
지난 시즌엔 NBA 역대 2위 기록인 22연승을 올리며 55-27을 기록했다.
그리고 팀의 두 주축선수인 트레이시 맥그레이디와 야오밍의 부상 때문에
로켓츠는 그 22경기 중 11경기 동안 그 두 선수 중 적어도 한 명 없이 경기를 했다.
그 연승 기록 동안 로켓츠에서 가장 많은 출장시간을 기록한 선수는 셰인 베티에였다.
이번 시즌 베티에는 발목에서 뼈조각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고
그 때문에 지금까지 정규시즌 경기 중 절반이 조금 넘는 경기만을 뛰었다.
모리:
"올해 우리 팀은 베티에가 있을때는 우승 후보지만
그가 없으면 간신히 플레이오프에 올라갈 수 있는 팀이 되어버립니다."
자, 여기 농구계의 불가사의가 하나 있다.
보통 NBA에서 슈퍼스타를 제외한 선수들은 대체가능한 자원으로 취급된다.
하지만 베티에가 뛴 팀들은 모두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이 불가사의를 해석하는게 대럴 모리의 주임무다.
2005년에 휴스턴 로켓츠 구단주인 Leslie Alexander는
형편없는 성적을 기록하던 자기 팀의 새 운영진을 고용해야겠다고 결정했고
경기를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는 사람을 찾으려 했다.
알렉산더:
"요즘엔 온갖 데이터들이 집계되어있고 그걸 분석할 컴퓨터도 있습니다.
전 보다 혁신적인 방법으로 그 데이터들을 이용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대럴을 영입한건
평범한 방법으로 선수들을 바라보는 이상의 것을 원했기 때문입니다.
전 우리가 제대로 경기를 뛰고 있는지 조차 확신하지 못하겠습니다."
1990년대에 프로야구계에
통계를 이용해 선수들과 작전을 새롭고 더 나은 방법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퍼졌다.
그 후 이 방법은 그 외 다른 스포츠들에도 퍼져 나갔다.
농구나 미식축구 뿐만 아니라 축구, 크리켓, 럭비, 당구, 다트까지
이들을 단순한 스포츠 경기가 아니라 분석 대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을 이용했다.
당연하게 여겨지는 결과들도 확률 조합으로 취급되었다.
스포츠 경기는 확률 대결이다.
도박에서 전문적으로 카드 숫자를 읽는 사람들 처럼
현대 분석가들은 가능한한 효율적으로 확률에 따라가려 한다.
물론 확률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려면 먼저 그 확률을 알아야된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통계학과 새로운 데이터 수집,
선수들이 팀의 승리를 위해 하는 아주 작은 것들 하나하나의 영향력을 측정하는게 도입되었다.
학문적으로 보자면 농구에서의 통계학은
야구나 미식축구 혹은 다트에서의 통계학과 다를바가 없다.
월스트리트 투자가인 알렉산더가 1993년에 로켓츠를 인수했을 때는
아무도 농구에서 통계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당시 노스웨스턴 대학에 다니던 대럴 모리는
프로스포츠 팀에서 일자릴 구하려고 했고 MBA 진학을 고려했다.
그는 키가 크고 고등학교때 농구선수로 뛰기도 했지만
괴상하고 괴짜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모리:
"새로운 것을 접하는 많은 사람들은 그 사실을 숨기려 합니다.
하지만 전 그럴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야구 기자 빌 제임스 (요즘 프로 스포츠에서의 통계변혁에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사람) 의 작업을 접하고선
제임스의 이론을 실전에 도입하는것을 일생의 목표로 삼았다.
그는 MIT에서 MBA를 마칠 때 까지 평범한 학창시절을 거치며 이 꿈을 키웠다.
그는 사업가의 길을 택했는데
그건 사업가가 되고 싶어서가 아니라
프로 스포츠팀을 운영하는 유일한 방법은 스포츠 팀을 갖는 것이고
그럴만한 큰 돈을 버는 유일한 방법이 큰 사업을 벌이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모리는 통계적으로 팀을 운영하는 보스턴 레드 삭스 GM인 티오 엡스타인을 지칭하며
"이건 1990년대였습니다. 당시엔 티오 같은 사람이 없었죠." 라고 얘기했다.
"Sandy Alderson이 혁신적이었지만 아무도 그걸 몰랐습니다."
당시 오클랜드 애틀레틱스의 GM이었던 샌디 앨더슨도 빌 제임스의 글을 읽었고
야구계에서 통계 분석의 신시대를 열었다.
"그래서 전 부자가 되는게 구단을 운영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모리는 프로 구단을 인수하는 것 말고는 돈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결국은 그는 그리 많은 돈이 필요하지 않았다.
MBA를 졸업한 후 그는 Parthenon이라는 보스턴에 있는 컨설팅 회사에 들어갔다.
2001년에 그는 그곳에서 레드 삭스를 인수하려는 사람들을 돕게 됐다.
그 시도는 실패했지만 이와 관련된 사람들이 셀틱스를 인수하게 됐고
모리는 그 사업체를 재정비하는 일에 고용됐다.
모리는 입장권 가격을 설정하는 일을 했을 뿐만 아니라
농구선수들을 더 나은 방법으로 평가하는 사람들을 찾아서 고용하는 일도 도왔다.
셀틱스 팀은 발전했고
당시 33살이던 모리가 농구를 새로운 방법으로 접근하는 사람들 중 가장 뛰어나다는 얘길 레슬리 알렉산더가 듣게 됐다.
그래서 알렉산더는 휴스턴 로켓츠를 재정비하기 위해 모리를 영입했다.
모리가 로켓츠로 왔을 때 팀이 쓸 수 있는 연봉 중 상당액수가
티맥과 야오밍 이 두 명의 슈퍼스타에게 장기간 묶여있었다.
모리는 돈을 쓰지 않고 로켓츠가 향상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모리:
"우린 슈퍼스타를 한 명 더 데려올 재정능력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린 저평가된 선수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특히 능력에 비해 연봉이 낮은 선수들을 찾아봤다.
"NBA에서는 슈퍼스타 보다도 저평가된 선수들이 더 드문 존재입니다."
NBA의 중간 수준 선수들을 뒤져서 모리는 15명을 골라내 순위를 매겼고
그 중 상위권에 있던 선수가 멤피스 그리즐리스의 포워드인 셰인 베티에였다.
농구를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하기 위해 모리를 고용한 사람조차 이에 당황했다.
알렉산더:
"내가 아는 것이라곤 셰인의 기록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분명히 그 기록들은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모리가 절 설득시켜야 했지만 전 받아들이기 힘들었습니다."
알렉산더만이 아니었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베티에가 할 수 있는 것 보다 그가 할 수 없는 것을 찾는게 더 쉬운 일이다.
그의 일반적인 기록들은 그리 대단하지 않다.
베티에는 그리 많은 득점을 하지도 않고, 많은 리바운드를 얻어내지도 않고,
많은 블럭이나, 스틸, 어시스트를 기록하지도 않는다.
게다가 그가 절대 하지 못할 일들을 찾는건 쉬운 일이다.
그의 득점 중 대부분은 패스를 받은 후 곧바로 점프슛을 해서 기록한 것이다.
모리:
"이건 공격에서 최대한 기여하지 못하는 선수들의 일반적인 특징입니다.
왜냐면 그런 슛은 한 명의 수비수로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상대가 그 선수를 막기 위해 두 명 이상의 수비수가 필요 하지 않다면
그 선수는 공격 상황을 제대로 만들어낸게 아닙니다.
셰인은 공격 상황을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그는 오픈되어야만 하는 선수입니다."
모리는 재미삼아 내게 셰인이 오픈되지 않은 상황에서 득점한 드문 장면들을 보여주었다.
그 중 상당수는 셰인보다 작은 수비수가 그를 막고
셰인이 수비수를 밀고 들어가 왼손 점프 훅슛을 넣은 때였다.
모리:
"솔직히 말하자면 이게 그가 할 줄 아는 거의 유일한 공격 방법입니다.
하지만 그가 펌프 페이크 하는걸 보십시오."
베티에는 수비수 위로 슛을 던지기 전에 수차례 펌프 페이크를 했다.
"셰인은 블럭되는게 두려워서 펌프 페이크를 하는겁니다."
베티에의 신체적인 한계가 그의 약점이다.
혹은, 모리는 이렇게 표현했다.
"베티에는 드리블도 못하고 느리고 바디 컨트롤도 좋지 않습니다."
첫댓글 좋은글 감사합니다~~^^ 다음이 기대되네요
오 재밌네요. 감사합니다.
5부작 글인가요? 정말 잘 읽었습니다!!
아. 연재 끝나면 다른 게시판으로 옮겨지겠네요. 정말 잘 읽었습니다~ ㅎㅎㅎ 우리 훈남이가 이런 대접을...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