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들에게 축복을 내려주소서
/ 모네타
가난한 부모들 둔 탓이지만
해순이는 낙담하지 않고
열심 노력하는 근면한 딸이다
시골 빈농을 견디다 못해
야반도주 빈손으로 상경한
부모님들을 따라 정착한 곳이
생면부지 신림동 별천지
해순이가 사는 달동네이다
부모님들은 하루종일
일터에 나가 열심히 일하지만
원래 배운게 없고
하는 일이 노가다 잡일뿐이라
일당이 시원찮아
입에 풀칠하기도 빠듯하다
헤순이 부모님들은 외딸 해순이를
무척이나 위해주고
맛난 것 멋있는 옷
사주고 싶어하지만 마음뿐
늘 미안한 마음이다
어려운 가정으로 뒷바라지가 없어
해순이는 늘 반에서
성적은 꼴찌 가난은 일등
불우이웃의 전형적인 본보기이다
그러다보니 아이들 눈치보다
용기도 없어지고
늘 기가 죽어 구석진 자리에
앉아 공부를 하였고
급기야는 일터에서 아빠가
다리를 다치는 바람에 중학교를 중퇴
공단에 사환으로
취직하여 집안을 돕고 있다
2011년 크리스마스 날
해순이는 아침 일찍 일어나
책상위에 있는 저금통을
털어 모은 동전 가득한 주머니를
들고 집을 나선다
일년동안 정성들여 모은 돈이라
꽤 많은 분량이다
엄마의 아침 먹으라는 소리를
뒤로하고는 명동에 있는
롯데 백화점행 시내버스를 타는
정류장으로 ‘씽씽’ 달려간다
크리스마스 이벤트 행사로
롯데 백화점에서는
신년맞이 오리털 파카 파격세일이다
100개 한정되게 준비하여
선착순 손님 100명에게 시중가의
90%인 단돈 5만원에 판다는 광고를
해순이는 일주일전 신문에서
보았던 것이다
늘 추운 겨울에 입고 싶었지만
워낙 비싼 물건인지라
엄두가 안 나고 돈이 있어도
부모님 생각에 쓸 수가 없었다
이벤트 행사는 백화점 문여는
오전 10시부터이다
해순이는 하차하여 잽싸게 이어진
긴 줄 중간에 섰다
그런데 매장에 쌓인 오리털 파카는
줄고 있는데 해순이가 선 줄은
주는 속도가 아주 느리다
왜 그런가 살펴보니 한 사람이
가족을 대표하여 서고 나중에 온
가족들이 끼여드는 것이다
뭐라고 말했으면 좋겠지만 모두 같은
짓을 하니 군소리 하나 없다
해순이는 답답해서 고개를 내밀어
삐쭉보지만 기가 죽는다
모두 다 어른들이고 인상들이 험하다
괜히 코피 터지기 십상이다
단지 자기차례까지 오기를 기도하고
또 기도한다
그런데 물건들이 줄더니 자기 바로
앞에서 딱 끊어져버린다
매장 직원들이 나와서 오늘 세일은
다 끝났으니 가라며 해산시키고
억울한 해순이는 너무 억울해서
눈이 벌개지고 눈물이 한없이 흘러나온다
오리털 파카를 살려고 일년동안
용돈 차비까지 아껴 모은 돈인데
이 돈으로 이젠 어디가서
저런 멋진 파커를 살 수 있을런지
백화점앞 추운 화단앞에 쪼그리고 앚아
하염없이 울고 하늘을 바라보며
눈이 쾡해진다
너무 울어 나온 눈물이 앞섬을
흥건히 적시고 추위에 얼어
고드름되어 열려있다
그래도 해순이는 느끼지 못하고
쪼그리고 앉아 어린 가슴에 한이 쌓였는지
떠날줄을 모른다
벌써부터 그 모양을 본 어른 한 명이
다가가서 해순이 손을 잡으며
오리털 파커를 입으라고 준다
해순이 앞줄에 서서 자기 딸 옷을
샀던 어른이다
해순이는 고마워 선듯 받고 싶었지만
댓가없는 선심은 없는지라
망설이고 받지 않는다
그러자 아저씨는 해순이에게 한가지
제안을 한다
“아이야! 너 이름이 뭐니”
“저는 해순이입니다”
“아저씨는 모네타인데 나를 경계하는
니마음 다 안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내가 한 가지 제안을
하니 좋으면 따르려므나“
해순이가 의심스런 눈초리로 바라보자
“내가 이 옷을 너에게 그냥 줄테니
너는 이 옷 살 돈을 저기 앞에 있는
구세군 냄비에 넣으면 안 될까?
그럼 해순이도 좋고 아저씨도 좋고“
“더군다나 나는 너에게 베풀어서 좋고
너는 공짜로 옷을 얻고 불우한 이웃에게
도움을 주어서 좋고 안 그렀니 얘야“
해순이는 모네타 아저씨 얘기를
들어보니 너무 좋은 말씀이다
금새 얼굴이 환하게 밝아지며 말한다
“그럼 모네타 아저씨!
제가 먼저 구세군 냄비에 돈을 넣을테니
그다음에 옷을 저에게 주세요“
해순이는 벌떡 일어나 냄비앞으로
달려가고 모네타는 흐믓해서 웃는다
저기 멀리서 순록들이 이끄는
사슴마차를 탄 산타가 하늘 거슬러
달려오고 있다
가난하고 불우한 이웃들에게 복을 주기
위해 쉬지 않고 달려온다
하늘에는 열광이고 땅에는 기뻐하는
사람들의 평화가 온 누리에 퍼지고
예배당의 종소리가 은은하게 울려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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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자료 잘보고가요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