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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61부)
S#1. 궐 전경.
선조 39년(1606년)이라는 자막이 드는 가운데...
궐안 전경이 비춰진다.
S#2. 중궁전. 야외
안에서는 산통을 하고 있는지...자지러지는 비명소리가 들리고
상궁과 나인들...초조하게 서있는데..
S#3. 중전의 방
중전 인목왕후가 출산을 하고 있다.
방안에서는 홍춘이와 세희가 진땀을 흘리며 해산을 돕고 있는데..
머리가 희끗한 홍춘이의 모습에서 지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고...
방문이 열리며 뜨거운 물을 담은 대야를 들고 오는 옥정과 채령..
화급히 이를 받는 세희...
S#4. 중궁전 복도
방안에서는 산통이 계속되고
허준과 도지가 중궁전 복도에서 초조한 얼굴로 서있다.
안의 상황을 의식하며...뭔가를 숙의하고 있는 두사람의
긴장된 모습....두사람 또한 반백으로 세월이 흘렀음을
짐작케한다.
S#5. 중전의 방
중전, 고통을 감내하려 입술을 깨물어보지만..
어쩔 수 없는 신음과 비명이 새어나오고...
홍춘 ..마마...조금만 더 힘을 내시옵소서.마마...
중전 ..으..아악.....
중전...날카로운 비명을 질러대고...
S#6. 중궁전 복도
허준과 도지 초조한 얼굴로 밖을 서성이는데...
그때 안에서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서로를 마주보는 허준과 도지..마른침을 삼키는데...
홍춘이가 방문을 열고 다소 흥분한 얼굴을 드러낸다.
홍춘 ..대감...
허준 ..어찌 되셨는가?
S#7. 궐 일각
대전 내관의 뒤를 따라 허준과 도지가
급한 걸음으로 어디론가 가고 있다
S#8. 대전 정원 일각
초조한 얼굴로 서성이고 있는 선조..도저히 안정이 안되는
듯 보이는데...선조와 조금 떨어진 곳에는
성인철, 정성필, 문승훈, 이태성 정작.
최명걸등이 선조의 안색을 살피며
역시 초조한 기색으로 서있다.
선조 (초조한..지밀상궁에게) ...중궁전으로 간 내관은 어찌 이리
소식이 없느냐!
지밀상궁 ...(대답을 못하고) 초조해하는 선조를 보며...다들 몸둘 바를
모르는데... 그때...한쪽에서 내관과 허준, 도지가 오는데....
허준 등을 본 선조, 반색이 된다..대신들도 긴장되긴
마찬가지고..
선조 어찌 되었는가.?
허준 ..전하...경하드리옵니다..
도지 경하드리옵니다..
선조 ....!
허준 ..중전마마께서 왕자마마를 생산하셨사옵니다...
선조 ....!
선조.믿기지 않는다는 표정...대신들도 놀란다.
선조 사실인가?. 정말...대군이 태어났단 말인가?
허준 ..그러하옵니다...전하..
허준의 재차 확인에..선조 얼굴에 화색이 돌고..
성필과 승훈 이태성 대신들의 얼굴도 밝아지는데...
인철과 정작..일순 동요하는 눈치다.
성필 (흥분한)..전하...대군마마의 탄생을 경하드리옵니다...
대신들 경하드리옵니다 전하..
선조 (주체할 수 없을 만큼 좋다) 대군이라니....대군이라니....
성필...전하...하늘이 이 나라 종묘사직을 버리지
않았음이옵니다.. 대군마마가 누구시옵니까.... 왕실이 그토록
고대하던 적통의 왕자마마가 아니시옵니까.
승훈 이는 왕실의 경사 중에 경사이옵니다..전하.. ...이제야 왕실의
권위과 조정의 기강이 바로 세워지게 되었사옵니다.
선조 고맙소.... 이 모두가 대소신료들의 공덕이 있었기 때문이요..
대신들 ..망극하옵니다..전하.
선조 (허준과 도지에게)어의와 내의정의 공이 크오 과인에게 더할
나위없이 큰 기쁨을 선사했소..
허준,도지 ..성은이 망극하옵니다..전하....
선조의 기쁨 하늘을 찌를 듯 하고..성필과 승훈 이태성등도
입이 찢어지는데...인철, 정작등의 얼굴 언뜻...
어두운 기색이 스쳐지나간다.
S#9. 세자궁 외경
S#10. 광해군의 방
광해군과 그 곁에는 초조한 기색이 역력한 세자빈이 있다
광해군...애써 담담한 듯 보이려 하지만..그 얼굴..불안하다.
그때...밖에서 들리는 한상궁의 소리.
한상궁(소리)...저하....
세자빈 어서 들게.
문이 열리고 안으로 들어오는 한상궁..
광해군과 세자빈...마른침을 삼킨다.
세자빈 ..중궁전 소식은 알아봤는가...
한상궁 (난감한)..예 빈궁마마
세자빈 ..어찌 됐었는가..
한상궁 (쭈빗.)....
얼른 입을 열지 못하는...한상궁...
불길한 예감이 맞을 것 같은 광해군과 세자빈...
광해군 ..대..군..이라 하던가?.
한상궁 ...예...저하...
광해군 ...
순간 안색이 어두워지는 광해군의 얼굴..
세자빈도...얼굴...굳어진다.
S#11. 대신 집무실
정성필과 문승훈. 이태성이 있는데..
김공량이 들어온다..김공량...정성필과 문승훈 에게 예를 갖추고
공량 불러 계시오니까?
성필 앉게.
공량이 자리에 앉으면..
성필 대군마마께서 탄생하신 것을 자네도 알던가?
공량 예..대감.. 성필.왕업을 이으실..적통의 대군마마께서 나셨네..
지금이야 말로 뒤틀린 종사를 바로잡고... 조정의 기강을
바로 세울 절호의 기횔세.
승훈 이를 말이요... 우리가 발바르게 움직여 대군마마를
세자저하로 추대해야 합니다.
공량 (걱정되는)..하지만...일이 수월치만은 않을 것입니다.. 세자가
순순히 물러날 리는 없지 않습니까..
성필 순순히 물러나지 않는다면 끌어내려야지.
공량 ....
태성 적통이 아니라는 이유로... 아직 명나라의 인정도 받지
못했어.. 그러고도 어찌 세자라 할 수 있겠는가? ...버티지
못할 걸세...
성필의 말에...고민하는 공량..
성필 ..이일엔..누구보다 자네와 인빈마마의 힘이 필요하네.
생각해보게...세자저하가 보위를 물려받게 된다면...
인빈마마와 자네의 안위를 어찌 장담할 수 있겠는가..
공량 .....
성필 우리가 뜻을 모아..중전마마와 대군마마를 지켜드려야하네.
그것이 바로 조정을 살리고..우리가 사는길이야..
공량..성필의 말에 강하게 공감하는 얼굴이고..
성필..그런 공량을 의미심장하게 보는데...
S#12. 궐안일각.
성인철이 상념에 잠겨 있고..그 옆에..정작과 최명걸등의
대신이 있다.
성인철이 착잡한 얼굴로 있으면..
정작 대감...
인철 (한숨을 내쉬며)..대군마마께서 탄생하신 것은 경하드릴
일이나.. 그로 인해...조정이.또 다시 혼란이 빠질일이
걱정이오. 다들 착잡한 얼굴이고..
S#13. 궐안 일각
허준과 도지가 가고 있는데..
맞은 편에서 광해군과 세자빈이 한상궁과 내관들을 대동하고 온
다... 허준과 도지...광해군에게 예를 갖추는데...광해군의 안색 어둡다.
광해군 ..대전에서 오는 길이요...?
허준 예...저하....
세자빈 중전마마와....대군의 용태는..어떻소..
허준 ..두분 모두 강령하십니다...
광해군...고개를 끄덕이고..
광해군 ..대군이 탄생한 소식을 어의가 아바마마게 직접 소식을
전했소..?
허준 예...
광해군 (쓸쓸한)..기쁨이...크셨을테지요.
허준 .......
광해군 (애써 밝은..)...아바마마께..하례를 드리러 가던 중이였소...긴
얘긴..다음에 합시다..
허준 예...저하.....
광해군과 세자빈 한쪽으로 가면..
허준과 도지..그런 두사람의 뒷모습을 본다..
허준 (걱정스런)..저하의 낯빛이...어두우시오.
도지 ..편하실리가 없지요.
허준 ..
도지 중전마마의 몸에서 적장자이신 대군마마께서 탄생하셨으니...
후궁의 소생이신 세자저하의 위치가 크게 흔들릴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입니다.. 대군마마께 세자의 자릴 내주어야
하실지도 모르지요...
허준 ..설마...그럴리가 있겠소?
도지 전하께서는 처음부터 세자저하를 탐탁치 않게 여기셨습니다..
권좌에서 밀려났던 대신들도 대군마마를 추대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일테니... 이 일로 조정이 혼란에 빠질 것은
시간문제일 겁니다..
허준 ....
도지 ..대감... 대감께서도 대세를 살펴 입장을 분명히 하셔야 할
것입니다..
허준 ......
도지 ...대감은 어의십니다. 정세를 살펴 대감의 입장을 세우지
않으시면 정쟁에 희생이 되실 수도 있습니다...
허준 (담담한)내의정....우린...의관이요...
도지 (답답한)..대감..
허준 ...우린..
..의관으로써의 소임만 생각합시다..
도지 ....
허준 (분위기 바꾸려는 듯.)..그만 갑시다..
허준..앞서가고...도지..그런 허준을 걱정스럽게 본다..
S#14. 내의원 집무실
허준을 비롯한 도지, 만경, 학도. 상화. 태은등의
의관들이 모여있는 가운데...
의서편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만경 ...십이경맥과 독맥, 임맥에 소속된 혈자리를 배열하는 것
또한..문젭니다... 제 기억으론...기존의 침구학에선...의견이
두가지로 나뉘어진 걸로 알고 있습니다...
도지 ..황보밀의 <갑을경>과 손사막의 <천금방>은.... 사지의
경혈에서부터 구심성으로 혈자리를 배열하고... 왕유일의
<침구동인경>...활수의 <십사경발휘>는 혈자리의 배열순서와
경맥의 순행 유주하는 방향을 일치시켜 기록하고 있소..
태은 ..대체로 송대의 왕유일 이후에는 후자의 방법을 많이
사용하고 있으니.. 저희들도...그걸 따르는게 나으리라
봅니다...
도지 ..많은 사람들이 가는 길이라하여... 아무 비판없이 이를
추종하는 것은 안일한 생각이네.
태은 ...(찔끔하는)
허준 ..내 생각도 내의정과 같소.. 전자의 방법대로 혈자리가 많이
분포되어있는 사지말단부터 기록하는 것이... 의서를
참조하는 의원들의 혼란을 줄일 방도라 보오..
허준의 말에..다들 고개를 끄덕이는데...
허준 ..명국에 간 이판관은 언제쯤 당도한다던가...
상화 내달 그믐께 돌아오신다 들었습니다...
허준 (고개 끄덕이고)
학도 ..이주부가 중국의 약재와 의서들을 들고 오면.. 의서
편찬작업이..더욱 활기를 띄겠습니다 대감...
S#15. 내의원 협실
학도와 만경..상화등의 의관들과 다른 젊은 의관들이
약재와 의서를 놓고 그 효능을 실험하고 있다.
곁에서는 허준이 그들사이를 오가며..뭔가를 지시하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그러다 ..심한 기침을 시작하는 허준...
다른 의관들...걱정스런 얼굴로 허준을 본다.
만경 ..대감..기침을 심하게 하신지....벌써 달포가 지났습니다...
허준 (겨우 멈추고...희미한 미소..)...그리 됐소...?
만경..자신의 건강에 무심한 허준이 답답한데..
학도 ..쉬십시요 대감 대감께서 쓰러지시면..의서편찬이고 뭐고..
끝장입니다.
허준 ..난 괜찮으니..심려들말게
(상화에게)..김봉사...제창(자막:피부에 생기는 부스럼)에 대한
약재정리를 끝났는가.
상화 ..예.....
허준 이리주게...
상화..걱정스런 시선으로 허준에게 정리한 것을 건네주면..
허준..이를 넘겨보는데...다시 밭은 기침을 한다..
도저히 못말리겠다는 표정의 의관들...걱정된다.
S#16. 저자거리 약재 도매점.
제법 번듯한 약재 점포 안에...일서가 있고..일서..장부를 보면서..
계산을 하고 있다..열손가락을 헤아리면서..계산을 하고.
그 사이..전에 하던 약재점포가 망했는지 양태가
구일서의 점포 앞에서..호객을 하면서 장사 일을 돕고있다..
이때 함안댁이..점포로 온다..
함안댁 손에 보따리를 들고 있는데..
양태 나오셨습니까? (일서를 보고)형님..형수님 오셨수..
양태와 함안댁..점포안으로 들어오는데..
일서 웬일이야?
함안댁 언년이한테 좀 갔다 오게.
양태 출가외인이라는데...언년이한테 너무 자주 가는거 아닙니까?
함안댁 ..자주는 뭐가 자주야. 난...고년 고게 눈에 밟혀서...잠도
못자는구만..
일서..계산을 하다말고..함안댁이 들고 있는 보따리를 보고
일서 그건 뭐야?
함안댁 ..어...이거..장서방 몸보신하라고.. 소꼬리하고..인삼 좀 꿀에
쟀어.
일서 ..저..여편네..서방보다..사윌 더 위해요. 나한텐
언제..소꼬리에다...인삼 꿀에 재서 줘봤냐?
함안댁 ...장서방은..과거공부 하느라..기운이 딸리잖아. 당신이야..요샌
이거 안먹어도..힘만 잘쓰더구만.
일서 ..그..그거야 그렇지만서두..
양태 아따..형님은 요새도 힘쓸일 있수.
이때...점포로 언년이가 온다..언년..눈주위에 시퍼런 멍자욱이
있는데..
언년 엄니..
함안댁 (놀라고)언년아.. 너..얼굴이 그게 뭐야.
일서 (역시 놀라고)왜 그래? 너 왜 그런거야?
언년 아..암것도 아냐.
함안댁 ..암것도 아니긴..아이고 이 멍봐라. 누구한테 맞은거야?
언년 아니라니까.. 시렁에 걸어둔 메주가 떨어져서..
함안댁 어이구..조심 좀 하지. 그놈에 메주가..우리 언년이 잡을뻔
했네. 안그래도...에미가..니 집에 갈라고 했어. (보따리를
보여주면서)이거...니 서방 먹일려고..소꼬리하고.. 인삼.좀
꿀에 쟀다.
언년 ..(웬지 모르지만...떨떠름)...
이때...오근이 점포로..들어온다..
오근 잘들 있었나?
양태 형님 오셨습니까?
일서 .오랜만이유.
언년이가 인사를 하면..
오근 어이구..언년이...오랜만일세.. 얼굴이 왜 그래?
언년 ..(당황스러워 얼른 손으로 눈을 가리고)아..암것도 아니예요.
오근 (일서를 보고)장산 잘되지?
일서 ..잘되긴요...그냥 저냥..먹고 사는거지..
오근 이 사람 이거..엄살은..
일서 헌데..어쩐 일이시우?
오근 네...자네하고..언년엄마한테..기쁜소식을 전할라고..
함안댁 기쁜 소식이라뇨?
오근 조만간...과거가 있을거라네. 자네 사위가...내의원 의관이
될라고 잡과를 준비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일서 (반색하고)..그..그게 정말입니까요?
오근 정말이다 마다.. 중전마마께서..대군마마를 생산하신 것을
경하하는 뜻으루다... 과거를 치른다네.
함안댁 (언년이를 보고 기뻐하면서)언년아. 이제야...장서방도...내의원
의관이 될 길이 열렸다. 난...과거소식이 없어서..얼마나 애를
태웠는지.
일서 장서방은...의술 공부 잘하는거지?
함안댁과 일서가..기뻐서 언년에게 말을 걸자..
언년...갑자기 울먹이고...참았던 울음을 터뜨린다.
그런 언년을 보고 다들 놀라는데..
함안댁 왜..왜 그래?
일서 언년아..왜 우는거야?
언년 엄니..(서럽게 운다)..
함안댁 아..말을 해...말을 해야 뭔일인지 알거 아냐.
언년 ..과거가 있어도...아무 소용없어.
함안댁 그..그게 무슨 소리야?
언년 장서방이....장서방이..
함안댁 장서방이 왜?
언년 ..의술공부는 안하고..허구헌날...투전판에다..계집질만 하고 산
단 말이야. 내가 뭐라고 하면...사람을 개패듯이 팬단 말이야..
언년이가 울면서 말하자...함안댁...거이 까무라 칠 것 같은데..
일서 눈이 확 뒤집히고..
일서 너...너...그게 정말이야? 이 멍도...메주가..때린게 아니라..그
자식이 때린거야?
언년 (울면서 끄덕이는데)..
함안댁..기가 막혀서..펄썩 그 자리에 주저 않는다.
일서 (극도로 흥분해서)..그놈 어딨어? 그놈 어딨어?
S#17. 거리 일각.
극도로 흥분한 일서가 씩씩거리면서 가고..양태가 일서의
뒤를 따르고 있다..
S#18. 주막마당.
주막으로 들어온..일서와 양태.. 주막한켠으로 가는데..
봉노방 앞에 서는 일서와 양태..
일서..치밀어 오르는 흥분을 어찌지 못하는데..
양태 혀..형님..고정하시우..
일서...부들 부들 떨리는걸 겨우 진정하고..
봉노방 문을..손가락으로 구멍을 뜷고 안을 쳐다본다.
S#19. 봉노방안.
너댓명의 사내들이 모여 앉아서..투전판을 벌리고 있는데..
사내중..언년의 서방인 장만덕이 있고..
만덕 옆에는 퇴기로 보이는 여자가..술상을 놓고 있다.
만덕..패를 까고...호기있게...돈을 쓸어가는데..
퇴기 끗발 최고다.. 자...한잔해.
만덕...술잔을 받아들고..마시고는...퇴기의 허리를 끌어않고.
희덕거리는데..
이때 봉노방 문이 거칠게 열리고..
일서가..방안을 본다. 일서..눈에 핏발이 서는데..
그런 일서를 보는..장만덕..사색이 되고..
일서..방안으로 뛰쳐들어와서..만덕의 멱살을 잡는다..
만덕 ..자..장인어른..
일서 ..나와..이 자식아..
일서..만덕을 끌고 나간다..
S#20. 주막마당..
만덕의 멱살을 잡고 마당으로 끌고 나온...일서..만덕이..
마당 한켠에 팽개치고..두리번 거리면서..만덕을 때릴 것을 찾다가..
한쪽에 있는 싸리 빗자루를 들고..
만덕을 개패듯이 패기 시작한다.
일서 ..이...천하에...몹쓸놈...벼락맞아...뒤질놈.
일서..거침없이 만덕을 후려패면...양태..일서를 말리고..
양태 형님..고정하시우..이러다 사람잡겠수.
일서 놔..이거 못놔.. 내..저자식..죽여버릴꺼야...내가 우리
언년일..어떻게 길렀는데.. 쥐면 터질까..불면
날아갈까..보물단지처럼..고이고이 길렀는데.. 그런 언년이를
패?
만덕 (무릎을 끓고 빈다)자..장인어른..살려주십시오..잘못했습니다.
일서 너가..사람이냐? 찢어지게 가난한놈...데려다가..혼인시켜서..
집도 사주고..먹고 살 돈 까지..대주는데..니가 이럴수
있는거야? 너같은 놈은 죽어야돼..
일서..양태를 뿌리치고...만덕을 다시 후려치는데..
이때..한쪽에서..언년이가..달려와서..
그런..일서를 말리고..
언년 아버지..그만해요...이러다..장서방 죽겠어요.
일서 어..언년아.
언년 ..사위를 이렇게 패면 어떻해요!
일서 언년아..
언년 (장만덕을 잡고)어서 일어나요.
만덕 여..여보.
언년 ..빨 리가.
언년이 만덕을 데리고..주막을 빠져 나가는데..
일서..기가 막히고 멍한 얼굴로 그런 언년과..만덕을 보는데..
(시간경과)
주막 한켠 평상에서..술상을 앞에 두고 있는 일서와 양태.
양태..일서에게 술을 따라주면서.
양태 자..쭉 한잔 하시우..
일서 ..(술잔을 비운다)..
양태 .(희죽웃으면서)장서방..그놈...형님..젊었을때..빼다 박았수.
계집질에다...투전까지..형님 그대롤세..
일서 안그래도 복장터져 죽겠는데.. 너까지 염장지르냐?
양태 ..출가외인아니유? 지들끼리 지지고 볶고 살게..놔두슈
.자..한잔 더 하슈.
일서 휴..언년이가 겸이 쫒아다니면서..시집보내달라고 생떼 쓸때.
뭔 수를 써서라도 그렇게 했어야 되는건데..
양태 에이..준이형님네는...정승반열인데...형님이 어찌 사돈을
한단말이요.
일서 그 양반도..미천한 신분으로 정승반열에..겸이엄마하고
혼인했잖아. 겸이는..영월현감이라면서?
양태 예..
일서 아깝다..아까워..
S#21. 허준의 방(밤)
방 한켠에 상앞에서..의서를 쌓아놓고..붓으로..
의서를 쓰고 있는 허준. 기침을 하는데..
한쪽에 다희가 있고..
다희 서방님..
허준 (보면)..
다희 낮에..겸이가 인편을 보내서 기별을 해왔습니다. 내 달 초에
한양에 올 일이 있어..집에 들리겠답니다.
허준 어찌 지낸 답니까?.
다희 기별을 전한 아전말이..부민들 칭송이 자자 하답니다.
허준 ..(입가에 미소를 띠는데)..
다희 밤이 깊었습니다..이제 그만 쉬시지요.
허준 당신 먼저 자구려. 난 좀 더..해야겠소.
허준..계속..글을 쓰고..다희..조금은 근심스런 얼굴로 허준을 본다
글을 쓰던 허준이 기침을 하고.. 다희 걱정스럽다.
이때 밖에서 들리는 손씨의 목소리..
손씨 (소리)애비야..
허준..다희..문쪽을 보면..문이 열리고 손씨가 들어온다.
손씨..많이 늙었다.. 손에는 항아리가 들려있고..
다희 아직 안주무셨습니까?
손씨 ..겸이애비..기침소리가 멎질 않으니..신경이 쓰여 잠이 와야지.
(항아리를 건네주면서)이걸 좀 먹이시오.
다희 뭡니까?
손씨 ...배즙에다..꿀을 탄거요. 천식에는 이만한게 없답디다.
다희 (입가에 미소를 띠고)..서방님..천식은..제가..탕약을 다려서..
올리고 있습니다.
손씨 탕약도 탕약이지만..천식에는...배즙이..제일이오. (허준을
보고)..이게...임금님께..진상한다는 나주배즙이다.
내...언년애비한테 청해서 어렵게 구했어. 배즙이...좋다는게
틀린 말은 아닌게지?
허준 (입가에 미소를 띠고)..예..어머니. 본초강목이나..유방유취같은
의서에도..나와 있습니다. 소갈에도..좋고..울화로 생긴..열과
목..코에 통증도 다스리지요.
손씨 (자신의 말이 입증되는 듯 해서...기분좋고 다희를
보고)거..보시오. 거르지말고..꼭..먹이시오.
다희 예.. 손씨..자리에서 일어나..밖으로 나가면서..허준을 보고..
손씨 자넨...천상..사또 나으리를 빼닮았어. 부전자전이라더니...
손씨..애뜻한 미소를 띠고..밖으로 나간다.
허준도..입가에 미소를 띠는데..
다희 (허준을 보고 의아한 얼굴로)어머님 말씀이 무슨 뜻입니까?
허준 아버지께서도..천식이 심하셨소.. 옛날
용천서...관기한테..안방을 내주시고.
어머닌...행랑채에서..허드렛일을 하셨소. 그런 처지에..
나이어린 기생한테 멸시를 당하시면서도.. 어머닌 천식으로
고생하시는 아버지께.. 배즙을 해 드렸소.
다희 ....
허준 어디 한번..먹어봅시다.
다희..얼른 항아리를 열고..손씨가 가져온 수저와 함께..
허준에게 건네면..허준..한숟가락을 먹는다.
허준..옛날을 회상하는지..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띠고..
허준 어머니껜 이 배즙이...예사로은게 아니요.. 지아비와 자식에
대한 당신 나름의 배려고 사랑이지..
다희도 입가에 미소를 띠고 허준을 보는데..
S#22. 궐안일각.
오근이...궐안일각을 서둘러 가는데..누구한테 맞기라도 했는지.
입술이 터져있다.
이때 의녀들을 대동하고..가는..홍춘과 마주치는데..
홍춘 (그런 오근의 몰골을 보고 놀란다)아니..무슨 일입니까?
오근 ..(울상이 되서)..호.홍춘이..
홍춘 데체 무슨 일입니까?
오근 나..난 죽는줄 알았네..전란도 피해서 살아는데.. 그 천하의
무식한 놈들이.
홍춘 (무슨 소린지 몰라서 의아하고)...
S#23. 탕약방 일각
도지를 인솔하고 탕약방을 순시하고 있는 허준.
장부를 든 도지...허준에게 뭔가를 보고하고..
허준..약재를 말리고 빻는 종약서원들..
이를 섞고 약의 효능을 비교해보는 학도, 상화등의
의관들을 보며..고개를 끄덕이며 뭔가를 이야기하는데...
그러다가 허준...상화의 앞에 놓여진 약재와..
그 연구내용을 적어내려가는 상화를 보고...어딘가..
이상함을 느끼는지..
허준 ...그것만으론 부족하네..
상화 (돌아보고..허준이 자신을 보고 있는 것을 보고 조금
당황한다) ..대..감...
허준 ..하초에 생긴 병은 생것으로 쓰되.. 중초에 생긴 병은 술로
씻어 법제하는 약재는.. 치자 말고도..황금, 황련, 지모가
더있네... 헌데...왜 여기엔 치자에 대한 법제결과만
기록되었는가..
상화 (당혹스럽고)...
허준 황금 황련 지모의 효능도 다시 연구하여.. 그 내용이
누락되지 않도록 하게..
상화 (착잡한)..예....
허준..격려하는 듯..상화의 어깨를 두드리고..
허준...다시 한쪽으로 몸을 옮기려는데...
그때...안으로 오근이 황급히 들어온다.
오근 대감...
허준 (본다)
오근 빨리 나가보십시요..밖에 야단이 났습니다....
허준 ...!
다들 오근이 몰골을 보고 의아하고 놀란 표정들..
S#24. 궐 밖
십수명의 약초꾼들이 모여 뭔가를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그 앞에서는 만경과 태은이 이들을 설득하느라 애를 먹고
있는데...그때 한쪽에서 허준과 도지, 오근이 황급히 온다.
이 정경에 놀라는 허준....
허준 ..대체 무슨 일입니까...
만경 ..(난처한)...오셨습니까...
태은 ...크게 심려하실 일이 아닙니다..대감... 그저 경미한 소란일
뿐이니..
허준 ..무슨 일인지 묻지 않는가.
태은 (찔끔하는..)
만경 (어쩔수 없다)의서 편찬에 필요한 약초를 연구하기위해..
내의원에서 고용한...약초꾼들입니다...
허준 (그런데..하는 표정)
만경 (난감하고.)벌써...넉달째...약조했던 품삯을 지급하지
못했습니다...
허준 ...
허준..그말에 놀라는데..약초꾼 중 우두머리로 보이는 자가
나서 하소연한다
약초꾼 ..대감마님... 제발..소인놈들의 사정도 좀 살펴주십시요...
팔도를 돌아다니며...약초를 캐와봐야.. 돈푼은 커녕...보리쌀
한됫박도 받지 못했습니다요... 이러다 식솔들마져...굶겨죽일
판입니다요...
약초꾼의 말에...다른 이들도 볼멘 소리로 하소연을 하는데..
허준..난감한 얼굴..
S#25. 내의원 집무실.
허준과 도지, 만경 태은들의 의관들...
무거운 얼굴로 이야기를 나누는데...
허준 ...왜 진작..말하지 않았소.
만경 ..제 불찰입니다 대감... 그렇지않아도..과도한 업무에
시달리시는 대감께.. 공연한 근심만 안겨드릴것 같아... 제가
다른 의관들한테도...입조심하라 일렀습니다... 용서하십시요...
허준 (착잡하고)의서편찬에 필요한 .재정지원이 중단된 연유가
무엇이요?
허준의 말에..선뜻..대답하지 못하고 망설이는..이들..
그때..도지가 어렵게 나선다.
도지 ...송구한 말씀이오나...대감... 웟분들 께서는 의서
편찬에...회의적입니다.
태은 ..양사의 대간들이 내의원에서 쓸데없는 일에.. 아까운 재정만
낭비하고 있다며... 여러차례 상소도..올렸다고 합니다.
허준 ....!
만경...눈치없는 태은을 질책하는 눈빛을 보내는데...
허준 그래서..더이상...지원을 할 수 없단말이요?
도지 전란으로 피폐해진 재정이 바닥났다는 말만..되풀이하고
있어.. 달포전부터...연구할 약재도..들이지...못하고 있습니다..
허준 (착잡한).....
만경 (화난다)...궐안 재정이 피폐한걸 알면..지놈들이 소유한
사전이라도 내놓을 일이지....자기들 배불릴건 죄 뒷구녕으로
챙겨놓고.. 어디서 허튼소리들이야.
만경...속이 타는데...허준의 얼굴도 심난하다.
허준 내가 .도제조 대감을 만나보겠소...
도지 소용없을 것입니다...대감... 제가 이미 청을
해봤으나...오히려..의서편찬을 그만두라는 면박만 받았습니다.
S#26. 내의원 서고..
허준..서고 안으로 들어선다..
보면..여기저기 수북히 쌓여있는 의서들..
연구한 내용을 적어내려간 종이묶음들...
그간...진척된 연구내용들을 살피는 허준....
그 위로 도지의 소리...
도지 (소리)..전란으로..피폐해진 재정이 바닥났다는
말만..되풀이하고 있어 달포전 부터...연구할 약재도 들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허준..괴롭고..
허준 (마음의 소리)..편찬 작업을 시작한지..벌써 십년이다.
이제와서..그만둘 순 없어.
그때 안으로 도지가 들어온다.
도지 ..대감...
허준 (본다)
도지 ..급히 중궁전으로 가셔야겠습니다.. 영창대군께서
경풍(자막:경기)을 일으키신 듯 합니다..
허준 ...!
S#27. 내의원 밖
약재함을 챙겨든 허준과 도지가 중궁전의 상궁을
따라 가는데...
그와 엇갈려 광해군전의 김상궁이 다급한 걸음으로
내의원으로 들어선다.
S#28. 궐안 일각
허준과 도지가 가고 있다..
그때 뒤에서 광해군전의 상궁이 숨이 턱에 닿도록 달려온다
한상궁 대감....대감....
내관의 소리에 멈춰서는 허준등...
도지 무슨 일인가?
한상궁 세자저하께 환후가 계십니다. 속히..저하께..납시어야
겠습니다.
허준 ...환후라니..어디가 편찮으신가?.
한상궁 두통이..심하신 듯 합니다..
허준...광해군이 아프다는 말에...순간 당황하는데...
중궁전의 상궁...허준이 어찌하나 허준을 보는데..
허준..난처하고..그런 허준의 눈치를 읽는 도지..
재빨리 나선다.
도지 세자저하께는 제가 갈테니.. 대감께선 속히 중궁전으로
가십시요...
허준 ......
도지 (한상궁에게)..난 내의원에 들려 약재함을 챙겨갈 것이니.
먼저 가 아뢰주게.
한상궁 (당황한)...예...?
도지 ..뭣하는가. 어서 서두르지 않고.
한상궁 (마지못한)...예....
도지...허준에게 인사하고 빠르게 가면...
한상궁...큰일났다는 얼굴로...쭈볏거리며 걸음을 옮기는데...
이 모습을 잠시 보던 허준..자신도 걸음을 재촉한다.
S#29. 중궁전. 영창대군의 방
강보에 쌓인 어린 영창대군이 경련을 일으키고
있는데....허준..그런 영창대군을 조심스럽게 시침하고 있다.
곁에는 선조와 중전김씨가 초조한 얼굴로
이를 지켜보고 있는데...
S#30. 세자처소(광해군의 방)
안색이 창백한 얼굴로 누워있는 광해군.
병이 있는 듯 하지만...위중한 정도는 아닌듯 보인다.
광해군이 곁에는 세자빈이 앉아있고..
성인철과 정작 근심스런 얼굴로 있다.
그때..밖에서 상궁의 소리...
한상궁 (소리)...마마...
인철 ..어서 들게
광해군...세자빈의 부축을 받으며 힘겹게 몸을 일으키고..
인철의 말에 안으로 들어오는 상궁..
보면...허준이 안보인다...다들...의아한데...
인철 ...어의는 어찌하고 자네 혼자 오는겐가..
한상궁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어의께서는 대군마마의 환후를
치유코자...중궁전으로 가셨습니다...
상궁의 말에...다들 놀라는데..
인철 세자저하께..환후가 있다는걸 어의가 아는가?
상궁 ..예..
인철.순간..난감하고 광해군의 안색을 살피는데..
광해군 착잡하다..
S#31. 중궁전 밖 (야외)
정성필, 문승훈, 이태성 김공량등이 초조한 얼굴로...
서성이는데....그때 한쪽에서 허준이 나온다.
반색을 하며 다가서는 성필등.
성필 ...대군마마의 환후는 어떻소..
허준 ..안정되셨습다....
허준의 말에...다행이라는 표정의 대신들...
승훈 (성필에게)..십년을 감수했소.대감...
성필 (허준에게)애썼소.. 어의가 이렇게 대군마마의 안위를 잘
살펴주니... 천군만마를 얻는 듯 참으로 든든하오.
허준 .....(승훈에게)대감.. 대감께 긴히 드릴 말이 있습니다..
공량 ..마침 잘됐소...
허준 ....?
공량 나도 어의한테 할 얘기가 있으니... 예서 이럴게 아니라..따로
자릴 마련합시다.
허준 ....?
S#32. 도제조 집무실
성인철과 정작 최명걸 그리고 두어명의 대신들이
무거운 얼굴로 앉아있는데..
그때...집무실 문을 열고 허준이 들어온다.
방안의 싸늘한 냉기를 느끼는 허준...
허준 ..찾아계십니까..
허준의 말에...최명걸..버럭..호통부터 내지르는데..
명걸 데체 어의는 뭐하는 사람이요..!!!
허준 ...!!
명걸 ...세자저하께서 급병을 얻으셨소 헌데 누구보다 먼저 달려와
저하의 안위를 살펴야할 어의가.. 책무를 방기하다니..이게
어디 가당키나 한 일이요.
허준 ..저는 대군마마의 위중한 환후로...중궁전에..
명걸 (차갑게)..그 일이라면...이미 알고 있소. 대군마마의 병은
가벼운 경기가..아니였소?
허준 ...
명걸 (빈정댄다)...조정 안팎이 대군마마를 떠받드느라 정신이
없으니. 이젠 어의까지 세자저하의 안위를 등안시하는거요.
허준 (단호하게)..말씀이...지나치십니다 대감...
허준의 낮고 단호한 말투에..움찔하는 명걸등..
허준 ...경풍은...순식간에 소아의 목숨을 앗아가기 때문에.. 홍역
마마와 함께.. 소아기의 가장 위중한 병입니다.
저는...대군마마의 환후가 더 위급하다는 판단으로 병세를
살폈을 뿐...세자저하의 환후를 등한시했다는
말씀은...부당하십니다.
허준의 말에...더 이상 반박하지 못하는 명걸등...
인철...미안한 얼굴로 분위기를 수습하려는데...
인철 ..다들 흥분해..오해가 있었네.. 어의가 이해하시오.
허준 .....
인철 ..내 어의를 부른건..오늘 일을 책망하려는게 아니오..
세자저하의 일로...긴히..의논할게 있어서요.
허준 (본다).
S#33. 세자처소(광해군방).
광해군과 세자빈이 있다..광해군 착잡한 얼굴로 상념에
잠겨 있는데..
세자빈 저하..
광해군 (보면)..
세자빈 무슨 생각을 그리 하십니까?
광해군 ....
세자빈 ..어의대감이 안 와서..섭섭하셨습니까?
광해군 (씁쓸하게 웃고)당치않소.. 어의는..영창대군의 환후를
살폈다하지않소.
세자빈 ...
광해군..그래도 어딘지...착잡한 느낌이고..
광해군 세자란 허울을 벗고..조용히 살고 싶소..
세자빈 (놀란 얼굴로)저하..
광해군 (씁쓸하게 웃으면서)남들이 인정도 안해주는 세자 자리에
연연하는 내 꼴이 우습소..
세자빈 (안타깝고)저하..
S#34. 도제조집무실..
성인철을 비롯한 중신들이 앉아있고..허준이 있는데..
인철 세자저하는..영명하시고...정세를 꿰뚫어 볼 줄 아는 예리한
안목을 가진 분이오. 그건..세자저하를 가까이 뫼신..어의도 더
잘 알게요. 칠년 왜란으로 파탄에 이른 조정을 이만큼
수습하신것도.. 세자저하가 공덕이요..
허준 .....
인철 ..헌데...나이어린..영창대군을 등에 업고 권세를 얻으려는
자들이.. 주상전하의 성총을 흐리고 ... 감히 폐 세자론까지
거론하고 있소. 지금..세자저하의 심경이 어떠할지...어의도
짐작할 것이요.
인철의 말에..허준...안타까운데...그런 허준을 보던 정작..
정작 어의가...세자저하의 힘이 되어주시오. 어의는 세자저하께서
어린시절부터...세자저하의 안위를 살펴오지 않았소.
허준 ......
정작 어의가....대전과..중궁전을 드나들다보면.. 자연히...알게 되는
것들이 있을 거요.
허준 ...
명걸 ...그쪽의 동향만 파악할 수 있다면... 우리도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거요.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은 허준....당혹스럽다..
허준 (성인철을 보며..)대...감...
인철 어려운 부탁이라는 걸...잘 아네... 하지만...어의가 세자저하를
위해..애써줬으면싶네..
허준 ...대감.... 저는....붕당에는 관여하지 않겠습니다.
인철 ......
허준 ..저 또한...세자저하의 성품과 영민하심을 높이 받들고
있습니다. 또한 어진 군왕이 되실거라 굳게 믿고 있습니다..
허나...저는 왕실의 시탕을 받드는 의관입니다.. 저의 소임은
병자와 병세를 살피는 것일 뿐... 의술을 빙자하여.. 붕당에
관여할 순 없습니다.
묵묵히 허준의 말을 듣는 인철...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인데..
그러나 다른 중신들은..놀란다..
허준 이만 물러가 보겠습니다.
허준...일어나 굳은 얼굴로 집무실을 나가는데..
명걸...분으로 얼굴이 상기된다.
명걸 ..그것 보십시요 대감... 이미 저들과 내통을 했을 것입니다...
인철 ..그럴 사람은 아니네..
명걸 (답답하다)대감...
인철...한숨을 내쉬고..다른 이들도...얼굴이 어둡다.
명걸은...허준이 못마땅한 듯..얼굴이 굳어져있는데..
S#35. 궐안일각
허준이 착잡한 얼굴로 걷고 있다.. 그런 허준의 얼굴위로
영창대군의 경기를 고치고 나왔을 때..
정성필이 한 말이 떠오른다.
성필 (허준에게)애썼소.. 어의가 이렇게 대군마마의 안위를 잘
살펴주니... 천군만마를 얻는 듯 참으로 든든하오.
연이어서...집무실에서 정작이 했던 말이 회상되고..
정작 어의가....대전과..중궁전을 드나들다보면.. 자연히...알게 되는
것들이 있을 거요.
허준 ...
명걸 ...그쪽의 동향만 파악할 수 있다면... 우리도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거요.
허준..괴롭다.
S#36. 기생집전경(밤)
기생들이 오가고.. 가야금소리와..기생들의 교태스런 웃음이
흘러나오는 기생집 전경이 펼쳐지고..
S#37. 기방.
기방에..정성필과..김공량..이태성..문승훈이 기생들을 옆에
끼고 술을 마시고 있다..다들..화기애한 분위기인데.
이때 방문이 열리고..기녀하나가 들어와서..
기녀 대감마님..어의께서 당도하셨습니다.
성필 안으로 뫼시거라..
기녀밖으로 나가고..잠시후..허준이 들어온다.
허준..대신들에게 예를 갖추면..
공량 어서 오시요.
허준 ....
S#38. 기생집 마당.
마당으로...성인철 휘하에 있던 최명걸과 두어명의 대신들이
들어선다..이때..기녀들이..나와서 맞고..
S#39. 기방.
허준이 정성필등의 대신들과 마주 앉아있고..
성필 자..한잔 듭시다.
다들 술잔을 들어..술을 마시는데..허준은 입에만 대고..
술잔을 내려놓는다..
승훈 그래...내게 할 말이 뭐요?
허준 ...내의원에서 편찬하고 있는..의서의 재정문젭니다...
승훈 (대수롭지 않는 투) 그거라면 벌써 유내의정한테 들었소..
허준 ..의서의 찬집을 완성하자면... ....중국의 희귀의서를 수집하고..
각지의 약초를 채집하여 그 효능을 연구해야합니다... 헌데..
재정지원이 끊겨... 더 이상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승훈 (짐짓)...어의의 말은 이해가 가지만 삼의사의 재정이 턱없이
부족하오. 거...의서편찬 작업은 꼭 해야하는거요?..
허준 십년 작업 끝에 이제 막바집니다. 예서 포기할 순 없습니다
대감.
성필..그런 두사람의 대화를..듣다가..
성필 ..그거라면...크게 무리될게 있겠소.
허준...성필을 보면.
성필 ..의서의 편찬은..전하께서도 하명하신 일이 아니요.. 삼의사의
재정이 허락지 않는다면... (공량을 보며)다른 방도를
찾아서라도 재원을 마련해야하지 않겠소...
공량 (의중을 알겠다)...지당하신 말씀입니다 대감.. (허준에게)그
일이라면..달리 해결할 방도가 있을 것이요.. 허준..어쨌거나
반갑고.
공량 자..그건 걱정말고..어서 술이나 한잔 드시오.
허준..술을 비우면...
성필 ..그깟 돈푼 때문에 어의가 심려를 해선 아니될 일이지...
허준 ....
성필 어의는..다른 일엔 괘념치 말고.. 영창대군마마의 안위를
살피는데 성심을 다해주시오. 대군께서는...장차...이나라의
보위를 물려받으실... 존귀한 분이심을 어의도 명심하시오.
허준 ...
성필의 말에 크게 당혹하는 허준...
공량..그런 허준의 반응을 놓치지 않고...
S#40. 기방 밖
허준과 정성필, 문승훈 김공량 그리고 이태성이
기방에서 나와 정원으로..나오는데..
이때 한쪽에서 나오던 최명걸과 중신들이..
그들을 본다..
웃으면서...나가는 정성필..문승훈..김공량등의 모습과..
허준을 주시하는데.. 이들은 최명걸의 시선을 의식못한다.
최명걸 심각해지고..
S#41. 밤길
허준이 혼자 걸어가는데..그런 허준의 얼굴위로
성필 어의는..다른 일엔 괘념치 말고.. 영창대군마마의 안위를
살피는데 성심을 다해주시오. 대군께서는...장차...이나라의
보위를 물려받으실... 존귀한 분이심을 어의도 명심하시오.
라고 말하던 성필이 떠오른다.
허준 괴롭고..
S#42. 도지의 방(밤)
도지가 혼자 앉아서 의서를 보는데..이때 밖에서
한상의 목소리..
한상 (소리)나으리...한상이옵니다.
도지 무슨 일인가?
한상 (소리)어의께서 오셨습니다.
도지 (놀라고)어서..뫼시게.
방문이 열리고 허준이 들어온다.
도지 자리에서 일어나서..허준을 맞고.. 허준과 함께 들어온
한상에게..
도지 어서..주안상 내오게..
한상 예.나으리.
(시간경과)
허준과 도지가..대작을 하는데..
허준이 술잔을 거푸 비운다..
도지..그런 허준한테 심상치 않은 일이 있음을 느끼는데..
도지 대감..무슨 일이 있으십니까?
허준 유내의정..
도지 예..대감..
허준 내의정은..날더러..정세를 살펴서 내 입장을 세우라했지요?
도지 ...
허준 (술 한잔을 비우고)헌데..난...모르겠어요. 정쟁의
틈바구니에서...부대껴야하는 어의자리가 부담스럽습니다. 다
던져버리고 싶어요.
도지 대감..
허준 의서편찬의 소임만 아니라면..지금이라도..어의자리를
그만두고 싶습니다.
허준...괴로운 얼굴로 술잔을 비우는데..착잡한 얼굴로 그런
허준을 보는 도지..
S#43. 궐안전경
S#44. 도제조집무실.
성인철과 정작..그리고 최명걸과 대신들이 있고.
성인철과 정작..최명걸의 얘기를 들었는지..놀란얼굴.
정작 그게 정말이요?
최명걸 예..대감. 어의는 정성필대감 측과 내통한게 틀림이 없습니다.
성인철..무거운 얼굴로..말이 없는데..
성인철 자리에서 일어난다..
정작 어디 가십니까?
인철 세자 저하를 뵈어야겠소.
인철 무거운 얼굴로 나간다..
S#45. 세자궁 복도
성인철.. 심란한 얼굴로.. 복도로 들어서는데..방앞 상궁이
예를 갖추고..
이때 내관이 방안에서 급하게 나온다.
내관.. 안절부절 못하는 얼굴로.. 성인철에게 예를 갖추는데..
인철 무슨 일인가?
내관 큰일났습니다.. 대감..
S#46. 세자처소(광해군 방 안)
성인철.. 방 안으로 들어오면..
세자빈이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가운데..
광해군.. 온 몸이 땀에 젖은 채.. 떨면서
고통스런 신음을 토하고 있다.
심한 학질 증세를 보이는데..
놀란 얼굴로.. 그런 광해군 앞으로 다가가는 성인철..
인철 저하!!!! 뭣들 하는가.. 어서.. 어의를 부르지 않고!!
S#47. 내의원 집무실
허준과 도지, 만경, 학도 등 의관들이 모여..
명나라에서 돌아온 이명원과 함께.. 그가 가져온 의서와
보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
허준 (명원을 보고)먼 여정에 애썼소. 이판관의
노고로...의서편찬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됐소.
명원 저도 일조를 했다니...기쁩니다..대감.
학도 그동안 속을 썩히던..재정문제도..해결이 됐고..
이판관이..중국에서 희귀의서도..수집해왔으니.. 이제 마무리
짓는 일만 남았습니다. (명원을 보고)애썼네.
하는데.. 이때.. 세자궁 한상궁이 다급히 안으로 들어와..
허준에게 다가가고..
한상궁 대감..
의관들 (보면)
한상궁 세자저하께서.. 위중하십니다..
허준 (놀라는데)....
S#48. 궐 일각
진료할 차비를 하고 황급히 가고 있는 허준과 도지 모습..
S#49. 광해군의 방
심한 오한과 고열로 신음하고 있는 광해군
허준이 그런 광해군을 진맥하는데..허준의 표정...심각하다.
광해군의 곁에서는 세자빈이 초조한 얼굴로
이를 지켜보고 있는데....
S#50. 빈청
정성필과 문승훈이 앉아있는 집무실.
그 안으로 김공량이 황급히 들어오는데...
공량 대감....소식 들으셨습니까...
승훈 ..무슨 일이요...?
공량 ..세자가 위중하다 합니다...
공량의 말에 놀라는 정성필등...
속으로 쾌재를 부르는 듯한 표정들...
성필 ..동궁전엔 어의가 가 있는가..?
공량 예....
성필 (의미심장한 얼굴)...생각이 있는 자라면... 어찌
대처해야하는지...알테지...
공량, 승훈 ...!
성필 ..의외로...일이 쉽게 풀리려는 게로군.
S#51. 세자궁(세자처소) 밖
초조하게 서성이고 있는 성인철과 정작, 이태성 최명걸
그때..안에서 허준이 굳은 얼굴로 나오는데...
인철 ..어찌됐소?
허준 ..학질을..앓고 계십니다..
정작 (의아한)..학질이라면...어의의 재주로 능히 고칠 수 있지
않겠소...
허준 ..처음 삼양경에 생긴 학질을 잘못 다스려.. 병세가
위중해졌습니다.. 저하의 증세는..오한과 열이 동시에
나타나는 노학으로.. 학질중에서도..가장..치명적인..병입니다...
허준의 말에 크게 충격받는 성인철등...
인철 ..허면....목숨을 잃을 수도 있단 말이요?.
허준 ........
허준의 침묵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은 대신들..놀라고.
명걸 (흥분한)...그래서..지금 어의는..세자저할 살릴 수 없단
소리요? 대군마마의 급병은 그리 쉽게 고쳐내는 어의가..
세자저하의 학질은..못 고치겠다니.... 그건..일부러 고치지
않겠다는 소리와 뭐가 다르단말이요?
허준 ....(노기를 띠고)대감!!
인철 (만류하는)..진정들하게. (허준에게).어서 서둘러 시술하게...
허준...목례하고 어두운 얼굴로 가면..
그런 허준을 의심이 가득한 눈초리로 보는 명걸등..
명걸 ..대감...어의에게 저하의 안위를 맡길 수는 없습니다.. 필시
가벼운 증세를 부풀려...음모를 꾀하자는 수작이 분명합니다..
인철 .....
정국 최명걸 대감의 말에..일리가 있습니다... 만약 어의가 저들과
내통한 것이 사실이라면... 무슨 짓을 저지를지..알 수 없는
노릇이 아닙니까?..
성인철...심난한 얼굴..
성인철 그럴리 없네..그럴사람이 아니야..
S#52. 내의원 집무실
허준과 도지..만경등의 의관들이 모여 굳은 얼굴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도지 ..송구합니다..대감... 제가 사기가 침범한 경맥을 잘못
짚어...저하의 병증이.. 악화된 듯 합니다...
허준 ..내의정의 책임이 아니요.. 학질은 본시..처음엔..어느 경맥에
병이 생겼는지..알아내기가 어렵소.
도지 (착잡한)...
만경 앞으로가 큰일입니다..대감.. 오한과 열이 번갈아
난다면..찬약과 더운약을 써 음과 양이 갈라지도록 하면
되는데... 두증세가 같이 나타나신다니...어찌하면 좋습니까..
허준 이럴땐... 독한 약재로 학질을 다스려야하는데...
도지 ..하지만..지금 저하의 기력으론...무리가 아닙니까..
도지의 말이 맞다..허준...착잡한 얼굴...어쩔 수 없다.
S#53. 탕약방
탕약방에서 약을 다리는 허준..
이때 탕약방으로..들어오는 공량.
공량 (허준을 보고)대감..
허준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공량 (주위를 의식하고)잠시 나좀 봅시다.
S#54. 탕약방앞
최명걸이 한쪽으로 급하게 가는데..이때 탕약방앞에서..
허준과 공량이 무언가 얘기를 하는 것을 본다.
김공량이 심각한 얼굴로 무언가 얘기하는 것을 보는 최명걸..
허준에 대한 의혹의 눈초리를 감출수 없고...
S#55. 세자처소(광해군의 방)
여전히 증세가 심한 광해군...
그런 광해군을 진맥하는 허준...착잡한데...
광해군....손을 움직여...허준의 손을 잡는다.
허준 ...저하....
광해군 (힘들게)..난....어..의를....믿..소..
허준 ..저하.....
S#56. 세자처소 밖(밤)
천둥이 치며...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세찬 빗줄기가 쏟아지고....
허준이...동궁전을 나오는데....
잠시 서서...거세게 쏟아지는 빗줄기를 보던 허준..
뭔가를 결심한 얼굴이 된다.
S#57. 탕약방 일각(밤)
허준, 오근등의 종약서원과 사령들..
의관들을 모아놓고 긴장된 얼굴로 지시하고 있다.
허준 ..자네들은 지금 즉시 밖으로 나가 빗물을 받아주게..
허준의 지시가 당혹스러운 사람들...
오근 ..비..빗물이라고 하셨습니까..?
허준 한시가 급하니...서둘러 주시오.
말을 마친 허준...의관들 쪽으로 가는데..
고개를 갸우뚱 거리고 서있는 서원들..
오근도 의아하긴 마찬가지지만..
오근 뭣들하는가. 어서 나가세.
S#57. 궐 일각(밤)
오근과 종약서원들...센 빗줄기 속에서...
통에 빗물을 담으려 애쓰는 모습이 보이고..
S#58. 탕약방(밤)
약재함에서 어떤 약재를 꺼내고 있는 허준...
어딘지...잔뜩 긴장하고 굳은 얼굴인데...
그러나..결심하고..약재를 꺼내담는다.
옆에서..그 모습을 보는 오근..놀라고..
오근 대감..그것은 비상이 아닙니까
허준 ..
굳은 얼굴로 약재함에서 꺼낸 비상을 보는 허준의
얼굴에서 스톱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