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배는 엄마의 눈물을 실어 담고 다니던 배이다. 혼자 살면서 생선을 이고 자식을 먹여 살리느라고 리어커를 끌어 싣던 배, 마른 오징어를, 마른 명태를 실어 담았던 배, 그러기에 더욱 정이 든 배이다. 우리 엄마의 혼이 스며있다.” 아바이마을 홈페이지 운영 “아쉬운 것은 개발이라는 구실 아래 그 옛 모습이 점차 사라진다는 것이다. 각 골목, 옹기종기 옆집 숨소리까지 들리는 피난민 오막살이 집들…. 아바이 마을을 개발하지 않고 그 모습대로 보존했다면 지금처럼 지방 자치단체들이 각 지역 이익을 위해 관광사업 브랜드를 이룬 것처럼 좋은 소재였을 것인데…. 당시를 복원한다면 나도 한 몫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릴적 이곳에서 자랄 때의 추억을 생각해 보면 한도 끝도 없이 밤을 세워 얘기해도 모자를 일인데, 고등학교 시절까지도 이곳이 주 놀이터요, 무대였는데 이제사 다시 보금자리를 찾아 왔네요….시내로만 돌아치다가 다시 내가 자라던 곳으로 돌아오기까지는 참 많은 시간이 흐른 것 같습니다.” 속초를 알리는 많은 인터넷 사이트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정감있게 운영되고 있는 곳 중 하나가 아바이마을 홈페이지이다. 아바이마을 홈페이지를 만든 ‘아바이마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약칭 아사모)’은 지난 2005년 11월에 결성되어 3년이 지난 지금 20명의 회원이 매달 한차례 씩 모임을 갖고 활동하고 있다. 전국에서도 유일한 실향민 마을인 아바이마을에서 실향민 2·3세대가 모임을 만들어 지역을 가꾸고자 나선 것이다. 아사모에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아바이마을 홈페이지를 만드는 일이었다. 마을의 내력과 탐방정보, 초등학교 앨범 사진 등을 홈페이지에 올려놓았다. 옛 앨범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는 사연도 있고, 홈페이지를 통해 40년 만에 초등학교 친구들의 소식을 알게 되었다는 사연도 있다. 아바이 마을을 찾아왔던 탐방객의 잔잔한 소감의 글도 있다. 홈페이지는 아바이마을 출신들이 서로를 확인하는 만남의 장이며, 훌륭한 관광안내자 역할을 하고 있다. 아사모에서는 2006년 봄부터 자전거를 비치하고 아바이마을을 찾는 탐방객들에게 무료로 대여해 주고 있다. 해마다 1월 1일 아바이마을 해맞이행사에 함께 참여하고, 5월 어버이날 경로잔치와 출신 모교 행사 등 지역의 크고 작은 행사에 함께 참여하고 지원하고 있다. 매월 두번씩 회원들이 모여 백사장 청소를 하고, 독거노인과 장애인 가정에 생필품 바구니를 전달하는 ‘사랑의 장바구니 사업’도 후원하고 있다. 앞으로 홀로 사는 노인과 소년소녀 가장 돕기에도 나설 계획이다. “청호동 상징 신포마을 지켜야” 아사모는 마을 주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데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 2007년에는 항만청에서 마을 주거지역 인접한 곳에서 방파제 삼발이를 만들면서 분진과 소음공해를 크게 일으키자 주민들을 대표하여 민원을 제기, 공사축소와 조정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아사모에서는 신수로 개설로 고립되는 청호동 신포마을 지역이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이 많다. 갯배가 있는 신포마을 지역은 청호동의 상징적인 곳이다. 속초시의 계획대로라면 신수로 북쪽 신포마을 주민들은 모두 이주하게 되고 대신 관광위락시설이 들어설 지도 모른다. 마을 주민 이주도 쉽지 않은 일이며, 가을동화 촬영지로 아바이마을이 알려진 이후 관광객이 늘면서 경기도 좋아지고 있는데 그냥 쫓겨날 수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신포마을 지역을 중심으로 실향민 테마마을을 조성한다면 지역주민들도 먹고 살 길이 열리고 관광도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향민 문화촌이 아바이마을에 들어서지 못하고 전혀 엉뚱한 곳에 들어서게 된 것도 억울해 하고 있다. 아바이 마을 실향민 2, 3세대가 벌이는 고향 지키기 운동. 아사모의 실천은 비록 움직임은 작지만 실향민의 도시 속초에서 새로운 희망의 싹을 틔우고 소중한 작업이다. 엄경선 프리랜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