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마클 선배님들, 안녕하십니까?
더운 날씨에 몸 건강히 잘 계신지요?
어제 일고무친 진주에서 매일 책과 씨름 중인 저를 응원차 선배님들이 진주까지 어려운 걸음을 해주셨습니다. 하루 종일 강의 듣고, 연일 쏟아지는 과제물에 시험에...평가가 걸려 있기 때문에 긴장과 스트레스의 연속입니다. 임용고시 공부할 때로 돌아간 것 같기도 하고, 다시 학생으로 돌아간 것 같기도 하고...어려운 동서양 철학을 비롯한 윤리학 강의를 들으며 졸기도 하고, 머리도 쥐어 뜯고...수업하는 것도 힘들지만 수업에 집중하는 것도 힘들더군요.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힘들까? 새삼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산이 아닌 제 3의 공간에서 그리운 얼굴을 만나니 어찌나 반갑던지요. 눈물이 핑 돌 정도였습니다. 호들갑떠는 제가 이상했는지 선배님들의 표정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부산을 떠나 있는 저는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을 살고 계신 여러분들과는 감회가 남다른데..
우선 모두 시장기를 느꼈기 때문에 박주성 교수님께서 강추하신 진주비빔밥을 먹으러 중앙시장에 갔습니다. 입구부터 허름한 식당에 들어가 특이하게도 육회가 올려진 비빔밥을 순식간에 깨끗이 비우고 진양호에 있는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디저트로 팥빙수와 커피를 먹었습니다.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과 탁트인 전망을 자랑하는 호수의 아름다움이, 그리고 보고 싶었던 사람들과의 시간이 참 좋았습니다. 진주 명물인 남강 촉석루를 바라보며 장어구이에 소주 일 잔을 기울이자는 스님의 제안을 전날의 숙취로 힘겨워 보이던 구모선배님이 일언지하에 거절하셔서... 그냥 경상대에 가서 맥주나 하고 헤어지자는 제 제안으로 젤 먼저 눈에 띄는 선술집에 들어갔습니다. 미묘한 맛의 계란탕과 역시나 질감이 좀 이상했던 오리훈제구이를 안주로 소주 한 병을 나눠 마셨습니다. 술을 안 마시니 첨 만난 사람들처럼 어찌나 서로 서먹하고 어색하던지요. 그래서 더 이상 어색해지기 전에 우리의 역사적인 만남을 정리했죠. 하루 하루가 아까운 황금같은 휴가 시간을 쪼개신 강선배님, 인술 펼치시느라 그리고 매일 술드시고 아달까지 가셔서 늘 피로를 호소하시는 구모선배님, 요즘 작업 중이라 바쁘단 정현양, 효마클 뒷정리(?) 담당 손선배님...바쁘실텐데 정말 너무 고맙습니다. 제게 실어주신 그 힘으로 앞으로 더 열공하겠습니다. 팔월말 제가 부산에 컴백하는 날...아~ 그 날이 오기나 할까요? 이 힘든 시간들을 잘 견뎌내고 나면 저는 훨씬 더 성숙한 교사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마음 속으로 응원해주신 여러 선배님들 정말 고맙습니다.
p.s: 지난 김해 숲길 마라톤 대회 후 홀로 버스를 타고 진주로 가야하는 저를 어여삐 여겨 계획에도 없던 진주 투어를 감행하신 두 선배님을 비롯하여 현재 총 5분이 진주를 방문하셨습니다. 명렬 들고 체크하진 않습니다. 꼭 오시란 얘긴 절대로 아닙니다. 절대로...*^^* 떠나 보내는 마음이 참 그렇습니다...ㅜㅜ
첫댓글 ㅋㅋ 인상들이... 덕분에 바람 잘 쐬고 왔어~ ^^
아이구...무슨 말씀을...제가 더 감사하죠...*^^*
람보스님 카리스마도 돋보이네요,.
땡초거사는 허리구부리고 뭘하시는가요?? 혹 강물에 빠진 논개누부야 구하려는 건지??
기쁨조치고는 표정들이 엄숙, 경건,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