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많던 고려대생… 6명 살리고 떠났다
쓰러져 뇌사 판정받은 이주용씨, 심장 등 장기기증하고 하늘로
주형식 기자 입력 2023.07.14. 03:00 조선일보
대학 졸업을 앞두고 쓰러져 뇌사 상태에 빠진 고려대 학생이 장기 기증으로 6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27일 뇌사 상태였던 이주용(24)씨가 심장, 폐, 간, 좌우 신장과 췌장, 좌우 안구를 6명에게 기증한 뒤 숨졌다고 13일 밝혔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고대 재학 중인 공학도였던 이씨는 지난달 19일 4학년 1학기 마지막 시험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가족과 식사 후 방으로 들어가던 중 쓰러졌다. 이를 발견한 동생의 119 신고로 병원으로 이송해 치료받았지만, 결국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가족들은 이씨가 다시 깨어날 수 없다는 의료진 소견을 듣고, 장기 기증을 통해 어디선가 살아 숨 쉬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했다고 한다. 가족들은 “주용이 외할머니가 오랜 기간 신장 투석을 받고 있어 병마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 마음을 잘 이해하기 때문에 이식을 기다리는 분들에게 힘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했다”며 “주용이가 쓰러진 날 숨을 거둘 위기가 몇 차례나 있었는데, 기증하는 순간까지 견뎌준 것이 존경스럽고 고마운 일”이라고 밝혔다.
장기 기증을 위해 노원을지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으로 옮긴 지난달 27일, 병실 앞 복도에는 이씨 친구 20여 명이 찾아와 그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이씨 어머니도 아들이 숨지기 전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고 한다. 어머니는 “매일 아침 네 방을 보면 아직 잠들어 있을 거 같고 함께 있는 것 같다”며 “엄마가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고, 떠나는 순간은 네가 원하는 대로 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2남 중 맏이로 태어난 이씨는 밝은 성격으로 주변 사람들을 늘 웃게 만들어 줬다고 한다. 유족은 “이씨가 활자 중독일 정도로 책 읽기를 좋아했고, 조깅과 자전거를 즐겼다”며 “구리시 구립시립청소년 교향 악단과 고려대 관악부에서 플루트를 연주하는 등 재주가 많은 청년이었다”고 전했다.
이씨 기증 과정을 함께한 조아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코디네이터는 “이런 사랑이 새 삶을 살게 되는 수혜자에게도 전해지길 바라며, 숭고한 생명 나눔이 잘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주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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