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베아트리체
하나.
죄송합니다.
바라서는 안 되는 것을 바랬습니다.
무엇이든 과다한 욕심은 화를 불러오기 마련입니다.
둘.
죄송합니다.
운명에 순응했습니다.
하지만 운명이라는 것은 바꾸기 위해 존재하는 것입니다.
셋.
죄송합니다.
아버지를 가슴아프게 했습니다.
나를 가장 사랑하는 분의 가슴을 찢어놓았습니다.
넷.
죄송합니다.
세상을 보기 싫어 눈을 감아버렸습니다.
세상은 피하는 것이 아니라 맞서는 것입니다.
다섯.
죄송합니다.
저의 감정을 솔직히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솔직하지 못한 것은 믿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여섯.
죄송합니다.
모든 것을 속였습니다. 제 자신조차 속였습니다.
일곱.
죄송합니다.
누군가를 죽도록 미워했습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과 융화를 꾀했습니다.
여덟.
죄송합니다.
그가 제게 했던 일을 그대로 행하여 같은 인간이 되었습니다.
그래서는 안 되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아홉.
죄송합니다.
가르쳐서는 안될 감정을 가르쳤습니다.
그럼으로써 내 자신을 찾았지만 다른 사람을 두 번 죽였습니다.
열.
죄송합니다.
저의 마음을 다루지 못했습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을 지배하려 했습니다.
열 하나.
죄송합니다.
무엇보다도 사랑해야할 내 자신을 버렸습니다.
그러면서 사랑을 찾고 있었습니다.
열 둘.
죄송합니다.
허락되지 않은 자를 사랑해버렸습니다.
허락되지 않은 것은 그 이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열 셋.
죄송합니다.
훔쳐서는 안될 인간의 감정까지 가져가 버렸습니다.
그리하여 그를 아프게 했습니다.
열 넷.
죄송합니다.
그녀를 끝까지 지키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저의 잘못을 망각했습니다.
열 다섯.
죄송합니다.
그들의 행복을 깨뜨려버렸습니다.
웃음이 싫어서, 가지지 못한 웃음이 싫어서 그들을 힘들게 했습니다.
열 여섯.
죄송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죽였습니다.
다른 사람이 그를 죽이기 바라지 않아서, 제가 죽였습니다.
열 일곱.
죄송합니다.
제가 더욱 사죄 드리는 것은 제가 잘못한 바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모르기에 지은 죄는 더욱 큰 법입니다.
죄송합니다.
이 모든 것을 비극으로 이끌어 버렸습니다.
눈물짓게 만들었습니다.
저의 이름은 '멜포메네' 니까요.
하지만 바라고 있어요.
이들이 일어서기를.
신이 준 시련을 이겨내어 신위에 서기를.
그들은 바꿀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제 이름으로는 하지 말아야 하는 일을 했습니다.
그들에게 행복을 주었습니다.
*멜포메네-비극을 주관하는 뮤즈.
흘러가는 운명 속에서 한줄기 햇살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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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신연재이시네요. 비극을 주관한다라. 건필하세요'-)/
와아, 신연재예요>_< , 건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