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강현실(AR)게임 '포켓몬 고(GO)'가 지난 6일 미국, 호주, 뉴질랜드에 우선 출시됐다. 한국은 출시국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속초에서 게임이 실행된다는 소식이 들리자 게임 팬들이 대거 속초를 방문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포켓몬 고는 AR를 기반으로 스마트폰 카메라로 화면을 비추면 가상의 포켓몬 캐릭터가 등장하고 이를 육성하는 게임이다. 일본의 게임업체 닌텐도와 AR게임 전문 업체 나이앤틱(Niantic)이 공동 개발했다.
포켓몬 고의 광풍에는 2030의 향수를 자극한 포켓몬 캐릭터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포켓몬 고는 지난 1996년 출시한 8비트 흑백 게임 '포켓몬스터'를 배경으로 했다. 포켓몬스터는 지금까지 애니메이션, 영화, 만화책 등 다양한 콘텐츠로 재탄생되면서, 현재까지 2억60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국내에서도 포켓몬스터 애니메이션의 인기에 힘입어 제과업체 삼립식품에서는 포켓몬스터 스티커를 담은 '포켓몬 빵'을 출시하기도 했다. 희귀한 스티커를 모으기 위해 포켓몬 빵을 사서 스티커를 확인하고 빵은 버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는 지난 2011년 KT에서 출시한 AR게임 '올레 캐치캐치'가 실패한 이유를 설명해준다. 올레 캐치캐치는 카메라를 비추면 가상의 캐릭터와 쿠폰이 등장하는 방식으로 포켓몬 고와 유사하다. 하지만 대중들의 호기심을 느낄만한 콘텐츠가 아니다보니 별 관심을 받지 못했다. 실제로 게임, 영화 등에서 IP의 중요성은 더욱 증대되고 있다. 콘텐츠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유명 IP는 초반 인지도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중국의 게임 업체는 2000년대 초반 큰 인기를 얻었던 국내 온라인 게임 등의 판권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을 펴고 있다. 웹젠의 온라인게임 '뮤 온라인'은 지난 2014년 중국에서 모바일 게임으로 리메이크 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반대로 넷마블은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미국의 마블사와 제휴를 맺고 마블 세계관을 게임으로 구현한 '마블 퓨처파이터'를 선보인 바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6'와 '갤럭시S7'에 '아이언맨', '배트맨'을 새긴 한정판 제품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출시와 동시에 전량 매진됐으며, 시장에서 수 백 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전진수 SK텔레콤 미디어테크랩 팀장은 "포켓몬 고의 열풍은 고객이 즐길만한 콘텐츠가 있어야 기술이 보급된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새로운 기술에 사람을 모을 수 있는 콘텐츠가 더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이란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의 한 분야로 실제 환경에 가상 사물이나 정보를 합성하여 원래의 환경에 존재하는 사물처럼 보이도록 하는 컴퓨터 그래픽 기법이다. 기존의 가상현실은 가상의 공간과 사물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었다. 그러나 증강현실은 현실 세계의 기반위에 가상의 사물을 합성하여 현실 세계만으로는 얻기 어려운 정보(예: 맛 집, 길안내)들을 제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