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한가지 이상씩 집에서 싸가져온 반찬을 가지고, 만찬이 시작되었습니다.
문강언니가 불고기 버섯찌게를 푸짐하게 끓였는데 아무래도 메인 메뉴가 그것이 아니었나 싶군요.
굴무침에, 북어조림, 총각김치가 두가지, 배추김치가 신것, 덜 신것, 멸치조림, 오징어볶음, 콩잎자반,
매실장아찌, 오이, 고추, 된장 찍어 먹고....이팝에 쇠고기버섯 찌게, ... 이만하면 성찬이지!!
12명이 앉을 의자가 없어서 거실 바닥에 식탁을 차렸습니다.
참 맛있게들 잡수시고 ...모두들 '마싰다! 너무 마싰네!를 연발했어요....
옥에 티는 밥쌀을 너무 많이 앉힌 탓에 밥이 좀 설익어버린 것.
후식과 함께 나온 게 숙희언니가 가지각색의 큼직한 손수건을
선물로 가져온것, 제 각각 눈독을 들이는데, 가위 바위, 보로
고르기를 하였다. 모두들 제눈에 안경이라고 제꺼가 최고라며 흔들고, 혜숙언니가
접어서 입 가리며, 눈 내려뜨고 왕년의 남자 호리기 실연도 했었지요.
교육일정이 빡빡하여, 학부모들까지 동원, 운전 신세를 지며,
선배대접하느라 동분서주한 원주의 교사로 있는 미연후배를 가운데 앉혀놓고,
한담을 하다가 미연씨가 게임 '딩고'를 가르쳐주고, '레고쌓기'를 교육자 답게
가르치고 난후 이튿날의 교육 때문에 돌아간후, 모두들 잠자리에 들었는데,
느닷없는 마루 소집..
음악에 맞춰 띵까띵까 몸풀기 시작, 현정언니의 그 뭐라나
내재율이라나 하는 춤사위를 배워보려고 따라서 들썩거려
보다가 트위스트가 나오면 트위스트로...이 밤의 끝을
잡고, 온갖 객기에 개그까지.. 배잡고 웃다가 각방에 흩어져
잤습니다.
밤중에 코고는 소리에 잠깨어, 별이라도 떴나 커텐을 살짝 젖혔을 때부터 하늘이 뿌옇더니,
안개가 자욱한 아침이 밝았어요.
아침 산책 나간 패와 안 나간 패, 식사를 두번에 걸쳐 먹고, 바쁜 사정으로 토요일 아침 9시경
도착한다는 배영자언니를 위해 된장찌개 바글바글 새로 장만하고 기다렸는데,
자기 먹을 잡곡 도시락을 싸온 배언니...기사와 함께 오심.
남은 식재료를 다지고 또 다져서 혜숙언니 감수하에 김치, 햄, 풋고추를 잘게 다져
참기름에 볶은 후 섞어서 한 입 크기로 뭉쳐 김을 싸 만든 아주 특별한 주먹밥을 들고
조각공원을 지나 야산으로 산책을 나갔습니다.
김동인의 감자를 패러디한 얘기로 한바탕 웃고, 주먹밥을먹기시작.
주먹밥을 먹은후 현정언니의 닐리리 춤이 절로 나오는 순간.
물고기도 낙엽도 저마다 떠돌며 놀고...머쟎아 모진 겨울 풍상을 이겨야 하지만
아니 노지는 못하리라...
우리도 이와 같으니...니나노 난실로 내가 돌아간다아~
이현정 시인의 '내재율적 신명'이 이어졌습니다...
아침 산책...조각공원 넘으로 이 오크벨리의 한솔그룹 이사장집이 보였는데요.
한 선배님이 한솔그룹의 이인희 회장님은 우리고교 대선배시라고 했습니다.
올해 1월 30일에 별세한 이인희 대선배님은 우리나라 '1세대 여성 경영인, 온화하면서도
강단 있는 승부사'로 삼성가의 맏딸이셨다고... 중앙일보 기사에 나오는군요.
<1929년 1월 30일 경상남도 의령에서 이병철 회장과 박두을 여사 사이에서 4남 6녀 중
장녀로 태어난 이 고문은 대구여자중학교, 경북여고를 졸업하고 이화여대(가정학과)에
진학했다. 하지만 48년 조운해 전 강북삼성병원 이사장과 결혼하면서 당시 학칙에 따라
중퇴했다>.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과 아버지 이병철 회장. [사진 한솔그룹]
이 고문은 어린 시절부터 이병철 회장이 도자기, 회화, 조각 등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수집하는 것을 지켜보며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과 안목을 키웠다.
2013년 개관한 오크밸리뒷산의 '뮤지엄 산'은 이 고문의 역작으로 남았다.
뮤지엄 산은 세계적인 일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했다.
식사전 아침 산책에서 본 오크밸리의 작품들도 헨리 무어, 조지 시걸, 르누아르(빨래하는 여인),
임동락, 문신씨 작품도 2개나 되고, 최만린, 앤소니 카로 등 대단했고, 많았는데, 이인희선배님의
안목이 높으셔서... 모르는 우리야, 유명작가의 네임에 더 놀라웠던 모양이었습니다.
빌리지 센터 앞의 저 작품도 뮤지엄 산의 자작나무숲 앞에서 본 한 작품을 연상시켰는데,
그 사진은 없고... 자작나무 숲길을 통과하면 워터가든이 나오는데, 아치 길이라는 작품이 있죠.
'Archway - 알렉산더 리브만 作'
토요일이어서 기사를 3시까진 쉬게해야하는 배영자 언니가 같은 방향의 언니와 후배 등
셋을 태워 먼저 떠나고 8명이 남았습니다.
자동차 한대를 먼저 배웅한후 쓸쓸히 남아있는 혜숙언니와 숙희언니.
남어지 6명은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벤치에서 쉬다가, 시간이 되어
오크벨리 셔틀을 탔다. 그놈의 셔틀이 원주시내를 다 돌아다녔는지 서울행 버스를 타기까지
한시간 동안, 나는 지난 밤 못잔 잠을 거의 다 채웠다. 강변역이엇는지, 종착지 터미널에서
현정언니가 저녁 먹고 가라며 이끌어 식당에 앉혀, 우리동호회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것 같은
1박2일의 대미를 마치게 되었습니다.
첫댓글 아~옛날이여~~아름다운 추억을 너무 상세하게 남겼네요. 불러도 대답없는 이름이여ᆢ를
남기고간 친구도 보고싶고~~
아~~ 언니, 그렇죠...!
아~엣날이여~~
지금부터 꼭 10년전의 그날이 어제만 깉은데 세월이 이렇게 흘렀네요.
기억이 생생한데 이제는 추억이 되여 버렸으니 세월이 무심하네요~~
지금은 만날수도 볼수도 없는 배영자 아우의 모습이 더욱더 그리워집니다.
저기 갔을때 왜 단체사진 한장 찍을 생각도 못하고... 모두들 카메라는 챙겨들고 갔으면서...
싶네요..
금지아우님 십년 전 그날을 이렇게 생생하게 기억나도록 자세히도 올렸네
마지막이 될 줄 몰랐던 정던 후배가 그립네요.
참 추억의 글 가슴아프지만 재밌게 읽었어
언니 덕분에 가게 됐지요...
현정 선배님의 내재율 신명춤도 참 좋았어요..^^
아! 배영자언니 차에 편승해 먼저간 이는 규행언니와 접니다.
처음 도착해 체크인 하기 위해 직원 앞에서 정자언니 따님이라고 우기라는데 도저히 연기를 못해 탄로가 났죠.
정자언니 따님 회원권으로 예약을 했거던요.
그래도 그 직원이 연세 많은 노인대접으로 회원권을 인정해 주었죠.
그당시를 떠올리면 지금도 진땀이 납니다. ㅎㅎ
10년이 이리 금방이네요.
제일 젊고 눈이 동그라니 닮아서 옥덕 아우 앞장 세우려 했던 것이 숫기 없는 가족이면 그만인데 돈 쪼금만 더 쥬면 될것을 순진했어요
아우를 당황하게 만들었어
그때만 해도 또 모르는게 있었네
이날 우리들의 뒷태가 아련하게 다가오네.오크벨리의 숲길에서ᆢ
금지님 이런 추억을 여태 간직하고 우리에게 감동을 주다니....지금은 우리곁에 없는 배영자씨 잠시 다녀간 아쉬움.
지금은 나오지 않는 현숙이 모습 모두가 감개무량입니다.다시 한 번 이런여행 해 보고 싶어요.
맛갈난 글솜씨에 그날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 오르네요.정자 친구의 배려로 이런 날이 있었고....
추억의 글과 장면들.....넘 고마워요~~^^
그리워 그리워 눈물이 납니다 10년 전 그때만 해도 아우님들은 풋풋함을 풍겼고 언니노릇하는 우리들도 겹게 놀고 먹고 웃고 죽이 맞았죠 제일 유감인것이 단체 사진 하나 찍지 못한것 아쉽습니다.
세련되지 못했고 순진했어요 위에 사진들 보니 환히 되살아 나네요 1박 2일의 시간을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그래도 금지아우가 어제 놀았든듯이 설명을 해 주어 떠 올리며 <우리들은 보통 인연이 아니야..>맞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