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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창의적 문제해결능력’ 어떻게 발달시킬 것인가? (1)
서울공대지 2019 Summer No. 113
황농문 재료공학부 교수
이전 원고에서는 창의성에 대하여 다루었다. 본고에서는 현실적인 문제로 돌아가서 ‘창의성’ 혹은 공학도가 필요로 하는 ‘창의적인 문제해결능력’을 발달시키기 위하여 구체적으로 어떠한 방식으로 노력하고 훈련해야 할지에 관하여 다룰 것이다. 연구개발 혹은 그 밖의 업무를 하다가 실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두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는 포기하지 않고 오랫동안 생각할 수 있는 끈기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거나 관련된 쓸만한 아이디어를 얻을 확률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1분밖에 생각할 줄 모르는 사람은 1분 걸려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밖에 못 푼다. 60분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은 그보다 60배나 난이도가 높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10시간 생각하는 사람은 그보다 600배나 난이도가 높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하루에 열 시간씩 10일을 생각하는 사람은 6,000배의 난이도까지, 100일을 생각하는 사람은 6만 배의 난이도까지 해결할 수 있다.
둘째는 정답 혹은 아이디어를 얻는 속도가 빨라야 한다. 이는 사고력이 좋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주어진 문제에 대한 핵심을 빨리 파악하고 해결책에 접근하는 속도가 빨라야 함을 의미한다. 일주일 이내에 답을 얻어야 하는 상황에서 한달 이상 소요되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 능력이 발달된 사람은 한결같이 ‘창의적인 문제해결능력’이 뛰어나다.
연구활동이나 기타 업무 등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오랜 기간 포기하지 않고 생각하고 몰입한 끝에 해결책을 찾은 사례는 수없이 많다. 그러나 원래 ‘창의적인 문제해결능력’이 없던 사람을 훈련에 의하여 이 능력을 갖추도록 변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는 많지 않다. 이는 비교적 장시간의 몰입 훈련이 필요할 뿐 아니라 그 이후에도 계속 이 훈련의 효과를 추적해야 하기 때문이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능력이 선천적인 능력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발달시킬 수 있는 능력임을 보여주는 두 개의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또한 이와 비슷한 맥락의 교육을 보다 더 큰 규모에서 더 장기간 시행한 헝가리 현상을 소개할 예정이다.
지도학생 사례
나는 지도 학생들에게 실험실 문마다 눈에 보이는 위치에 “Think”라는 문구를 써 붙이고 늘 생각하라고 강조를 한다. 그러나 아무리 강조를 해도 학생들은 좀처럼 생각을 하지 않는다. 내가 지도한 학생 중에서 가장 생각을 잘했던 학생 P와 가장 생각을 하지 않았던 학생 J의 이야기를 소개하려고 한다. 생각하는 능력이 뛰어 났던 P는 수시로 몰입을 해서 그룹미팅에서 연구결과를 발표할 때마다 나를 깜짝 깜짝 놀라게 하였다. 이 학생은 부친이 과학고등학교 교사였는데 초등학교 시절부터 수학문제를 풀 때 모르는 문제가 나오더라도 절대 해답을 보고 풀지 말고 스스로 생각해서 해결하는 방식으로 공부하라는 조언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초등학교 시절부터 대학 다니는 동안 모르는 문제가 나오더라도 해답을 보고 푼 적이 거의 없고 대부분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스스로 생각해서 해결하는 방식으로 공부를 했다고 했다.
나는 몰입과 관련하여 출간한 모든 책에 한결같이 이렇게 공부할 것을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나의 몰입강연에서도 이렇게 공부할 것을 언급하지 않은 적이 없을 정도로 이 학습방법이 ‘창의적 문제해결능력’을 발달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확고하게 믿고 있다. 이 효과는 나의 개인적인 경험뿐 아니라 주위에서 수많은 사례를 통해서 직접 확인했기 때문인데, 이는 전작 『몰입』, 『몰입 두 번째 이야기』와 『공부하는 힘』에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반면 J는 대단히 성실해서 가장 늦게까지 실험실에 남아서 실험을 하고, 또 주말에도 거의 항상 실험실에 나와서 실험을 했는데 아무리 생각을 하라고 해도 전혀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나는 학생의 강점이 있으면 그것을 칭찬하는 편이다. 그룹미팅에서 J의 성실성에 대해서 크게 칭찬을 한 후 지금보다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통 생각을 하지 않는다. 생각을 해야 한다고 강조를 하면 생각을 하기 보다는 더 열심히 실험을 했다. 그러다가 박사학위 심사를 받는 날이 다가왔다. 공교롭게도 P의 심사가 오전에 있었고 J의 심사가 오후에 있었다. 오전에 심사를 받은 P는 심사위원들이 모두 놀랄 정도로 훌륭한 연구내용을 발표했다. 원래 생각을 잘 하던 학생이었지만, 석박사 과정 동안 엄청난 성장을 했고 몰입을 배워서 몰입이라는 날개를 달고 훨훨 날아 다니는 것 같아서 나는 지도교수로서 큰 보람을 느끼고 만족했다. 이 학생은 세계 어디를 가서 경쟁하더라도 결코 뒤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P는 석박사를 5년만에 끝내고 대기업에 취직을 했는데 그 그룹 팀장이 나에게 한 말을 그대로 옮기면 다음과 같다. “이런 친구는 처음 본다. 박사학위 받은 지 1년도 안됐는데 지난 수십 년 동안 우리가 고민해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모두 해결했다!” P는 선배가 스카우트를 해서 현재는 어느 정부출연연구소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직장을 옮긴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얼마 전에 P의 업적이 전체 정부출연연구소에서 가장 우수한 업적으로 선정된 3개에 포함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오후에 심사를 받은 J는 석박사 과정을 7년만에 끝냈음에도 불구하고 별로 성장한 것 같지 않았다. 특히 ‘창의적 문제해결능력’에 있어서 발전된 것이 거의 없었다. 이는 내가 이 학생을 교육함에 있어 완전히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했다. 오전에 기뻤던 내 마음이 오후에는 우울해졌다. 이제 졸업을 하면 내 영향력을 벗어나게 되므로 이 학생을 바꿀 기회도 없다는 생각에 마음이 심란했다. 왜 P의 교육은 성공했는데, J의 교육은 실패했을까?
반성도 할 겸 “왜 실패를 했나?”에 대하여 몰입을 했다. 왜냐하면 이것이 교육에서 대단히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내가 이 문제에 몰입한 또 다른 이유는 만약 내가 7년 동안 아무리 생각하라고 해도 생각을 하지 않던 J를 ‘창의적 문제해결능력’을 갖춘 인재로 바꿀 수 있다면 대한민국 국민 모두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기도 했다.
나는 ‘창의적 문제해결능력’은 결코 선천적인 특성이 아니고 올바른 교육에 의하여 후천적으로 발달시킬 수 있는 능력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늘 생각을 하고 몰입을 하라고 강조하는 것이다. 그래서 “J가 생각을 해야 ‘창의적 문제해결능력’이 발달할 텐데 생각을 하지 않으니 발달을 안 하지!”라고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도 답답해서 “마부가 말을 물가로 데려갈 수는 있어도 물을 억지로 먹일 수는 없다!”라는 영어속담이 생각나곤 했다.
몰입을 하면 항상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게 되고 새로운 깨달음이 얻어진다. 이번에도 몰입의 결과로 두 개의 깨달음이 얻어졌다. 하나는 “이 학생이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이 아니고 생각을 못한 것이다!”라는 것이었다. 초중고와 대학시절까지 철저히 주입식으로만 교육을 받아온 학생이라면 생각을 깊이 해본 적이 없을 텐데 대학원과정에서 스스로 생각을 하기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또 한가지 깨달음은 “오전에 심사를 받았던 P가 생각을 잘하고 몰입을 잘하는 것은 선천적인 능력 때문이 아니라 어린 시절부터 모르는 문제가 나오더라도 스스로 생각해서 답을 구하는 방식으로 학습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J도 일정기간 이런 방식의 학습을 하면 P와 같이 생각을 하고 몰입을 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것이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J가 박사논문 심사는 통과하였지만 논문자격시험에 떨어져서 졸업이 6개월 연기되었다. 나에게는 이 학생을 바꿔놓을 마지막 기회가 생긴 것이다. 이 학생에게 6개월 동안 ‘창의적 문제해결능력’을 위한 속성교육을 하면 되는 것이다. 만약 이런 상황에서 이 학생을 어떻게 교육하면 되는가에 대하여 창의성 교육 전문가들이 모여 토론을 한다면 여러 의견들이 나올 것이다.
어떤 사람은 유대인의 전통적인 토론교육 방법인 하브루타 교육을 시켜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고, 또 어떤 사람은 인문학 독서를 시키고 글쓰기를 시켜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물론 주입식 교육보다는 하브루타 교육이나 인문학 독서를 한 후의 글쓰기 훈련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것을 유도하고 지적인 도전과 응전에 의하여 사고력을 발달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교육은 학교 교육에서 장기간에 걸쳐서 이루지면서 효과를 발휘하지만 6개월간의 속성 훈련으로 효과를 발휘해서 ‘창의적 문제해결능력’을 가진 인재로 변화시키기는 어렵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나는 미지의 수학이나 과학, 혹은 컴퓨터 코딩 문제처럼 답이 명확한 문제를 스스로 생각해서 해결하는 방식이 가장 빠르게 ‘창의적 문제해결능력’을 발달시키는 교육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J에게 앞으로 6개월 동안은 실험실에 나오지 않아도 되니 자신을 위해서 공부하라고 했다. 먼저 고등학교 수능수학문제집을 하나 사서 문제를 읽고 어떻게 풀 줄 아는 문제는 건너뛰고 어떻게 풀 줄 모르는 문제만 골라서 풀라고 했다. 그런데 처음부터 경시대회 문제처럼 너무 어려운 문제에 도전하지 말고 10~20분 정도 생각하면 답이 나오는 정도의 난이도 문제로 시작하라고 했다. 그리고 점진적으로 문제의 난이도를 올려 포기하지 않고 생각하는 시간을 몇 시간, 몇 일 그리고 몇 주일로 늘려가라고 했다.
이 이야기를 하면서 이 학생이 기분 나빠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무리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박사학위를 받는 학생에게 고등학교 수학문제를 풀라고 하니 말이다. 그러나 무척이나 성실했던 이 학생은 “교수님의 마지막 지도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대답을 했다. 그리고 6개월동안 매일 13시간 정도를 미지의 수학문제를 스스로 생각해서 해결하는 훈련을 했다고 했다. 6개월이면 180일이므로 하루에 13시간이면 2,340시간이다. 이 시간은 하루에 3시간씩 공부한다고 할 때 2년이 조금 더 걸리는 시간이다. 그런데 몰입해서 공부했기 때문에 효과는 더 크게 나타날 것이다. 따라서 고등학교 3년을 이렇게 공부한 효과 정도가 나타날 것으로 믿어진다.
이러한 훈련이 과연 이 학생을 어떻게 변화시켰을까? 이는 대단히 중요한 교육 실험이다. 이 학생은 졸업 후 어느 대기업에 취직을 했다. 그리고 나에게 메일을 보내왔는데, 이중에 4개월 후, 1년 후, 2년 7개월 후 그리고 5년 3개월 후에 보낸 메일을 소개한다. 다음은 4개월 후인 2012년 12월 24일에 보내온 메일이다.
저는 지난 9월 1일에 입사했습니다. 10월 1주까지 교육을 받고 10 월 2주부터 정식으로 A팀에 발령을 받아 1년간 현장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출근한 첫날에 그룹장님이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는데 혹시 해볼 수 있냐고 물어보셔서 일단 해보겠다고 했고, 2일 만에 답을 찾아서 보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주에 또 다른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냐고 물어보셔서 3~4일 정도 생각한 후 답을 찾아 보고했습니다. 제가 생각할 때는 논리적으로 문제가 없었고, 그분들도 문제가 없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2주 후에 현재 하루에 10~30장 정도 생기는 불량이 있는데 이 추세가 점점 증가하고 있어서 해결하면 좋을 것 같다고 하셔서 일주일 정도 생각해서 5가지 방안을 도출하여 보고하였고, 최선은 첫 번째 방안이지만,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것은 다섯 번째 방안이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결정하는 동안 외국에 있는 저희 회사 공장에서도 같은 불량이 하루에 50장 이상씩 발생하고 있어서 상무님에게까지 보고가 들어 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섯 번째 방안을 먼저 한 곳에서 적용했는데 불량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래서 나머지 장비에서도 서서히 적용을 해 가서 현재는 꽤 많이 적용된 상태입니다. 지난주에는 상무님께 보고 드리는 간부회의에서 발표했고, 상무님은 무엇보다도 비용이 들지 않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서 아주 좋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룹장님께서도 아주 잘하고 있고 또 좋은 아이디어를 잘 내고 있다고 전체 메일로 세 번이나 칭찬을 하셨습니다.
생각을 통해서 좋은 기회를 얻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깊은 생각을 꾸준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교수님께서 회사에 가서 1년에 한 번씩 박사 학위를 받는다는 생각으로 회사생활을 하라고 하셨는데, 현재는 공정에서 나타나는 불량 문제를 통하여 1년 동안 깊게 생각할 예정입니다.
이로부터 명백히 J의 ‘창의적 문제해결능력’이 발달했음을 알 수 있다. J는 거주지에서 회사까지 회사 통근버스로 1시간 이상 걸리는데, 출퇴근 통근버스 안에서 주로 생각을 한다고 했다. 다음은 1년 후에 온 메일이다.
다름이 아니라 좋은 소식이 있어서 메일 드립니다. 저희 박사 동기 10명이서 1년 동안 시험, 특허, 논문, 발표, 프로젝트 진행 등의 결과들을 토대로 평가했는데, 1등을 했습니다. 박사들 중에는 해외에서 학위를 받은 학생도 있고 이 학생들을 제외하고는 90%이상이 서울대, 카이스트에서 학위를 받은 학생들입니다.
교수님의 지도를 잘 받아서 열심히 한 덕분에 이런 좋은 성과를 낸 것 같습니다.
이 회사에서는 1등에게 모든 것을 다 주게 되어 있어서 이번에 고과도 최고로 받기로 되었습니다.
다음은 2년 7개월 후에 온 메일이다.
회사에 입사한지 2년 7개월 정도가 지났습니다. 정말 바쁘고 재미나게 보낸 것 같습니다. 현재는 전무님과 파트장이 기분 전환하라고 미국재료학회에 보내주셔서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현재 풀고 있는 문제도 정리하고 구경도 하고 있습니다.
1. 회사에서 생산부서와 연구소 이렇게 두 곳을 경험했습니다. 두 곳 모두 재미나고 흥미로운 점이 있어서 정리해서 보냅니다.
2. 1년 2년차 생산부서에서는 전쟁터에서 제일 앞선 곳에 있는 것과 비슷하기 때문에 빠르게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아주 길게는 들어갈 수 없지만 결과를 빠르게 얻을 수 있어서 재미난 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현장 사람들과의 관계가 아주 중요합니다. 뭐 이거는 개인에 따라서 다르지만 저는 사람들을 잘 만나서 편안하게 지낸 것 같습니다. 이렇게 재미나게 보내고 나니 고과는 A로 잘 나왔습니다. (A 고과는 10명 중 1명에게 주는 고과입니다.)
3. 3년차는 연구소에서 지냈습니다. 모두 퇴근하고 나서 추가로 연구를 진행해서 문제 하나를 해결하니 생산부서에 있던 소문과 합쳐져서 많이 자유로워졌습니다. 그래서 파트장에게 알린 후 하루 종일 도서관에서 문제를 고민하기도 하고 산책하면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연구소에서도 A 고과를 받아서 2년 연속 제일 높은 고과를 받았습니다. 파트장과 면담 시 2년 연속 A 고과는 아주 드문 경우라고 전달받았습니다.
4. 저에게 오는 문제들은 제가 처음으로 접하는 문제가 90%이상이고 대부분 3주 안에 해결책을 찾아냈습니다. 먼저 가설을 세우고 그 실험을 하고 해결방법을 제시하고 그 중 한두 가지만 연구라인에서 실험을 통해서 증명하고 양산에 적용하는 시스템을 따르고 있습니다.
J는 3년 연속 A 고과를 받았다고 한다. 회사 방침에 따라 3년 연속 A 고과를 받으면 S급인재 혹은 핵심인재로 선정된다고 한다. 핵심 인재로 선정되면 어학연수도 받고 인센티브도 남들보다 60~70% 더 받는 등 여러 혜택이 있다고 한다. 다음은 5년 3개월 후에 온 메일이다.
제가 업무순환 프로그램으로 금년 초 상품기획팀으로 부서 이동을 하고 나서 새로운 상품을 기획했고 현재 회장으로 계신 분에게까지 보고가 되었습니다. (높은 곳까지 보고가 되려면 상무, 전무, 부사장, 사장님을 통과해야 합니다.) 현재 당사에 적합하고 셋트 업체도 좋아할 것이라고 직접 셋트 업체 회장과 논의하셨습니다. 그리고 아이디어가 좋아서 셋트 업체 회장과 논의를 통해서 내년에 제품으로 출시하기로 되었습니다.
전략마케팅부서는 기존연구소의 개발과 달리 한 문제에 오래 집중을 할 수가 없어서 저는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전략을 바꿨습니다. 업무시간에는 집중력이 분산되는 일을 하고, 업무 시간 후에 한 문제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그 결과 위에서 언급한 성과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하루하루를 재미나게 보낼 수 있었습니다. 후배들에게 생각을 잘하면 엔지니어 업무 외에 다른 일을 하더라도 많이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어서 밤늦게 메일을 보냅니다.
나는 J에 대하여 너무나 잘 알기에 그의 사례를 소개할 때마다 감회가 남다르고 가슴이 울컥하기도 한다. 7년 동안 아무리 생각을 하라고 해도 하지 않던 학생이 6개월간의 미지의 문제를 스스로 생각해서 푸는 훈련을 한 후 회사의 핵심인재로 거듭난 것이다.
'창의적 문제해결능력’ 어떻게 발달시킬 것인가? (2)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