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놀처럼 아름답게 인생을 살아라
망종
고향 텃논에
개수리때 가득하겠네
울음소리 하늘까지
물기둥 솟구치겠네
들녘의 농부들도
눈코 뜰새 없겠네
망종은
‘고양이 손도 빌리고
부지깽이도 따라나선다’
농촌은 1년 중 지금이 가장 바쁘다.
마늘 걷기, 보리 뻬기, 콩, 깨 심기, 모내기, 보리 타작, 누에치기 등
일손이 백개라도 모자라는 계절이다
‘품앗이’라는 선조들의 지혜를 배울 때다.
한겨울 찬바람을 이겨낸 보리가 누렇게 익어 수확을 기다리고 있다.
인생 나그네길
술익은 마을마다
하얀 연기 피어나고
서로 어울려 힘빡 웃음 짓는 저녁
붉게 타오르는 노을처럼
별빛이 내린다
삶의 향기로 세상을 아름답게 물들이자
붉게 불타는 노을
지평을 흘낏거리며 나직이 속삭여본다.
곱게 물든 자연들이 여울물에 담겨 아롱진다
아! 참으로 아름답다
감사가 넘친다. 기도가 넘친다.
아! 참으로 아름답다.
노을 드리운 언덕에 서서
따스한 햇살이 비쳐 드는 아침
순수하고 맑디 맑음을 만난다
인생길 노을을 맞아
'뜻이 있어 마침내 이루다' 有志竟成(유지경성
“선비란 그 책임이 무겁고 갈 길이 멀어 그 도량이 크고 뜻이 굳세지 않으면 안 된다.
사랑하고 베푸는 것을 필생의 임무로 삼았으니 또한 무겁지 아니한가.
죽어서나 그만 둘 터이니
또한 멀고도 아득하지 아니한가.”
노을 붉고 아름다워 지게
순수하고 맑디 맑은 마음으로 살아라
먼저 인간이 돼라
“세상은 가도 가도 끝이 없다” 한하운
‘무례함이 주는 고통도 끝이 없다.’
“추모도 좋고 예술도 좋은데 먼저 인간이 돼라”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 백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박목월
인생길 구름에 달 가듯
술 익는 마을이 되어
타는 저녁놀처럼 아름다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