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 말이 쓰러져 뒹군다. 아니, 잠이 깬다. 몇 마디 아픈 말이 뱉어지지 않는다. 잠시 비 뿌리며 밤개 짖는 소리, 몇 개의 평면으로 사라졌던 아내와 아이들이 다시 돌아와 꿈틀거린다. 들키고 싶지 않구나. 눈을 감고 그들이 다시 사라지기를 기다린다.
---------<자장가>
이 악물고 울음을 참아도 얼굴이 분해되지 않는다. 이상하다. 마른 풀더미만 눈에 보인다. 밤에는 눈을 떠도 잠이 오고 바람이 자꾸 잠을 몰아 한곳에 쌓아놓는다. 1972년 가을, 혹은 이듬해 어느 날, 가는 곳마다 마른 풀더미들이 쌓여 있다. 풀 위에 명새가 죽어 매어달리고 누군가 그 옆에서 탈을 쓰고 말없이 도리깨질을 하고 있었다. 여기저기 그리고 내가 서 있는 자리에, 마음모두 빼앗긴 탈들이 서로 엿보며 움직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