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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4일 새벽 6시 사당출발 .
9시 남원.지리산.함양. 이정표를 지나며 하늘색이 변한다.
일기예보에는 흐리고 한때 비 라는 소식이였지만 마음이 그렇듯
가는곳만큼은 맑고 좋은날씨를 기대해본다.
3일만에 똑같은 길을달려 같은곳 다른 지리산을 향한다 .
눈꺼풀이 감겨지는 졸음속에도 묘한 설레임이 들어온다
뱀사골 입구지나 대략 5km .. 달궁입구 표식보고 왼쪽 계곡속으로 연기처럼 빠져든다.
초입부터 시작되는 키를넘는 산죽 밭.
오는내내 하늘에서 예고하듯. 내리는 비는 없었지만 전날내린 비의 영향으로
숲은 습하고 길은 비에젖어 미끄럽기 짝이없다. 두어번 살짝 미끌렸던 발끝이 등골을 바짝 긴장시킨다.
몇구비가 될지모르는 계곡을 넘나드는 봉산골로의 깊은 산행.
‘봉산(封山).
예전에 나라에서 사용하는 나무들을 보호하기위하여 함부로베어내지 못하도록 정해놓은 산을 말한다.
그이름에 유래되듯 결국 휴식년제 라는 이름은 현대판 봉산이 되어버렸다.
봉산골은 산행로라고 따로 만들어져있지 않다. 계곡과 계곡사이를 오르내리고
곳곳에 희미하게나마 눈에띄는 등산로를 따라 오른다 . 비가내린 이튼날 수량이많아 계곡에 볼꺼리는 훌륭하다.
하지만 미끄러운길에 두배는 더 긴장해야했고 카메라에 흘러드는 습기와 흘러내리는 땀으로
올바른 사진은 기대하기 쉽지않을듯했다.
오전 10시지나 출발했는데 워낙 습기가많고 나무가 하늘을 가려
계곡길 주변은 오르는내내 어슴프른 새벽시간을 보는것같았다.
수십여개의 무명폭포
자료를 보니 2010 년 이후 반야봉 계곡아래 엄청난수해로 봉산골(어름골) 계곡도
지형이 많이 바뀌였단다. 이끼폭포 위쪽 우골 삼단폭포의 모습도 지금과는 비교도 될수없을정도로 아름다웠단다.
(어름골) 곳곳에 익숙하게 쓰여지는 지명. 늦봄이 되어도 어름이 잘녹지않고있다해서 지여진 이름.
이끼와 물기를 머금은 바위길. 조금만 방심해도 미끌린다.
바닥을 살피며 앞서간 일행을따라 조심스럽게 움직인다
해는 들지않는 깊은 계곡이지만 습한 기온탓에 온몸이 땀으로 흠뻑젖는다.
두대의 카메라를 가져왔지만 한손에 스틱을들고 한손에 작동이편한 단렌즈를 마운트한
마이크로 포서드를 사용하기로 했단.
정신없이 펼쳐지는 밀림지대 1천고지 구름속에 묻혀있는 어름골을 오를땐 영화속 한장면이 연출된다.
폭포에 떨어지는 물방울. 젖은손에 버려진 렌즈. 몇번을 닦아내고 셔터를 눌러도
올바른 그림을 담아내긴 쉽지않았다. 주인잘못만난 카메라와 렌즈가 고생깨나 한다.
가슴까지 차고오르는 원시림. 발목까지 차오르는 낙옆
인적드문 오솔길 가려진 등산로 흐르는 계곡물소리 거칠어진 숨소리..
이순간 살아있다.
이끼 가득한 바위.
가까운곳에서 멈춰 깊은숨을 들이켜본다. 물방울이 콧속으로 들어가는 짜릿함을느낀다.
깊고깊은 산속 100퍼센트 살아있는 신선한 공기를 정신없이 들이킨다.
여기저기 일행들의 미끌림에 놀란 저마다의 비명들이 들려온다. 비에젖은 바위와 나무들
잠깐 한눈팔면 미끌리기 일쑤다. 온몸이 긴장한다. 눈은 호사스러운데 불쌍한 근육들이 고생한다..
길아닌 길 치고오르기.
1100고지 주변이 환해진다 싶었다. 구름위에 올라선 모양이다.
잔바위들이 널린다 . 1000고지 넘어 때아닌 너덜지대가 드러난다 싶었는데 산사태로 망가진 봉산폭포가 나타난다.
옛모습은 사라지고 지금은 그때의 반토막이란다.
지금모습도 장관인데 원래의 모습은 어땟을까.
잠깐동안 쉬는데 온몸이 서늘하다. 시원한 폭포소리가 가슴속 무거운 앙금을 털어낸다.
봉산폭포 아래서 충분한 휴식과 포토타임 간식타임 .
폭포아래 두갈래길.
유실된 우골을 피해 좌골로.
좌골로 들어서니 환상적인 경관이 눈앞에 나타난다.
바위에붙은 이끼가 풍부한 수량과 어우러져 기가막힌 장관을 연출한다.
나도모르게 감탄사가 터져나온다. 스치고 지나서기 아쉬워 멈춰서 보고 또본다. 장관이다.
가까이 좀더가까이..
카메라는 흠뻑졎어 렌즈 셔터 파인더에도 습기가 가득하다.
걱정은 접어두고 생각할여유없이 담고담는다.
딱히 발을 디딜곳이 없어 위험하지만 스틱과 두손 때로는 무릎까지 써가며 온몸으로 미끄러움을 지탱하며 오른다.
정말..
무어라 말이필요없는 환상적인 풍경이 계속이여진다. 기가막히다.
오르고. 멈추고.감탄하고.사진찍고.또 오르고 를 반복하며
무려 두시간 이끼계곡이 이어진다.
세군데의 로프구간. 몸을지탱해주는 스틱이 불편해진다.
70도 90도 경사가 너무심하다 물젖은 로프를잡고 미끌리는 발끝에 등골이 오싹하다
미끌려 밧줄을 놓치기라도하면 바로 아떨어지 바윗돌과 같이구르면 .. 생각만해도 짜릿하다.
발끝에 돌이채여 구르면 따라오르는 일행이 위험하다.
손끝 발끝 미끄러운 경사로에서 돌맹이하나 구르지않게 조심한다.
세번 로프에 의지해 올라온 1700고지 정상 능선이 보인다.
우여곡절끝에 올라온길
묘봉정상
맑은하늘과 아름다운구름
살짝 걷어진 구름사이로 잠깐 들어난 정령치와 멀리 고리봉이 눈에들어온다.
목적지 정상 중봉에서 바라보는 구름걷힌 하늘 정말 맑고 깨끗하다
오름길에 지치고 긴장했던 몸뚱이를 위로해주는듯..
30여분거리 반야봉을 다녀올까 머릿속이 빠르다.. 두대의 카메라와 7명의 동행 .
계곡마다 폭포마다 사진찍기 좋아하는 아줌마들 덕분에 구경은 좋았지만 한시간을 까먹었다.
미끄럽고 위험했던 좌골 이끼바위 덕에 몸도 마음도 지쳤다. 부지런히 내려가도 오후7시.
만만하게 생각하고 늑장부렸다간 랜턴하나 준비하지않은 답답한 야간산행도 불사해야할듯.
아쉽지만 하산하자.
심마니능선길로 삼십여분 내려가니 어디선가 보았던 건물이 눈에띤다 싶었다.
묘향대
남쪽에사찰 중에 가장 높은곳에 있다는 암자.
지리산 화엄사 말사 묘향암 슬픈전설 을 가진 묘향대.
선승들도 가장 찾아오기 어려운 오지 중의 오지 암자로 예로부터 북에선 묘향산 법왕대를,
남쪽에선 지리산 묘향대를 꼽았다고 한다
[네이버 북한의 전통사찰, 2011.6.10, 도서출판 양사재)
옛부터 선사의 안내가 있어야만 찾아 갈수 있다던
선가 최고의 수행터로 알려져 오던 묘향대(妙香臺).
요즘은 많은 등산객과 기도객의 출입이 잦아져 신비감이 조금은 퇴색했다지만
그래도 여전히 묘향대는 혼자서는 접근하기 쉽지 않은 암자다.
묘향대(妙香臺)는 예전에는 토굴이었으나
화엄사 불사를 완성한 도광스님이 절집의 모습을 갖춘 곳이라고 하는데
지금도 함석지붕을 이은 허술한 암자일 뿐이다.
이곳에는 한국 불교의 마지막 전설로 불리는 곳으로
개운조사(開雲祖師)의 전설로 유명한 곳이다.
예전에는 금강개를 지리산 제일의 수행지였다고 전해졌으나
전설속에 묻혀진 금강대를 찾을수없는 지금은 이곳 묘향대를 으뜸으로 치고있다.
지리산에는 옛부터 10대수도처 가있다고한다.
지리산 10대수도처 는 문헌마다 다르지만 공통점은 뒤에는 암벽이있고 그 아래는 석간수가 흐르며
주위풍광이 수도처답게 기를 느낄수있는 신령스러운 기운이 감도는 곳이라야한다.
현재는 모향대 문수대 종석대 등 세곳에만 수도승이 있으며
나머지는 발견되지 않았거나 철거되었다고한다.
네이버 요약 -
기가막힌 물맛 석간수.
나이를 가늠할수없는 스님.
깐깐하다 식수통에 올라 물한컵 받으려는데
"거기 밟지말라니까~!"
반말도 그렇다고 존대도 아닌 일갈로 존재를 부각한다.
"아네.. 죄송합니다 나이만처먹고 철이없어 행동이.. " 말끝을 흐린다.
말이 수도승이지 얼마나 적적하고 외롭겠는가. 일년해봐야 배낭메고 찾아오는 등산객들뿐
궁금한곳 궁금한것 한동안묻고 떠나면 그만인 사람들이 지천이였을게다.
사진찍고 떠들고 이것저것 둘러보고 그러다 사라지는 사람들이 일년내내 얼마나 많을까.
시비 는 아니더라도 일상 이라지만 제집 안마당에 허락없이 물먹고 사진찍으면 좋아라 할사람이
어디겠는가 말이다. 십분 이해한다 여유시간 이라도 있으면 질러앉아 남겨진 음식추렴 이라도 하고
몇마디라도 나누고싶은 생각이 굴뚝같았다.
심마니 능선길 하산.
벌써 7시간 이상 산행. 행동식 과 사진으로 대략 한시간을 보냈으나
특별하게 루즈한 진행은 없었다 . 생각보다 한시간여 늦어지긴했지만.
미끄러운 계곡치기 탓에 여늬날보다 몸이 배쯤은 피곤하다.
마지막 장관 이끼바위.
800고지부근
오래전 사람이 살았던 흔적이 남아있는듯 통나무계단과 집터의 흔적이 보인다.
하산길 만만치않다.
오후6시 8시간 산행만에 뱀사골 주능선상에 도착 .
아직 두어시간을 더 가야할텐데.
하산길. 잘 만들려진 등산로와 뱀사골다운 계곡의 소 들이 피곤한 몸과 시야를 풀어준다.
오후7시 20분 등산로탈출 와운리 입구
달궁에서 뱀사골 까지 단한명도 마주치지않았던
호젓한 우리들만의 산행.
총 9시간 달콤한 고통을 맛보았던 잊지못할 여행.
한주에 두번씩 찾아간 지리산 각기 다른계곡.
아쉬웠던 칠선계곡의 부족한 산행을. 몇배는 더 채우고 왔습니다.
서울에서 당일산행으로 지리산을 다녀온다는 것은
시간이나 비용. 또 쳬력적으로도 쉽지는 않습니다.
새벽 4시부터 준비하고 산행마치고 사당으로 돌아오는시간
오후11시 이후 . 지하철 막차를 떠나보내고 택시로 집까지 도착 12시..
비용이나 시간으로나 만만치않습니다만.
그 산행에서 느끼는 성취감이나 행복감은 어느것못지 않았습니다.
아직 헤어나지 못할 아련한 그 계곡 이끼바위 정상에서 맛보았던 시원한 바람.
두고두고 잊지못할 여행 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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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등산로. 지역.위치등에 비지정구역 에관한 내용으로 얺짢으시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호기심을 너그러히 이해해주시고
약속처럼 소리없이 흔적없이 아니온듯 다녀왔습니다 (^^)~
첫댓글 멋지네요 잘보고 갑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4.06.05 20:37
잘봤읍니다 최고^^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4.06.05 21:48
네.~그렇습니다 아니온듯 살짜기 다녀오셨군요.수고하셨구 후기 감사합니다.
길이 아니면 가지 않는것이 좋겠군요
아주 멋진 여행이네요.....여행의 맛이 제대로 느껴집니다..
어릴때 정글탐험을 상상하던 그런...느낌...좋아요^^
이끼 바위, 잘보았습니다
아주 오래전 5월 중순인데 계곡상부엔
눈이 그대로 엿던 기억이 생생.
그러고 보니 저는 봉산이란 이름도 모르고 다녓네유.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