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달러 금맥 단절? 구글 독점 판결 이후 애플에 닥친 '머니쇼크' / 8/9(금) / 중앙일보 일본어판
최근 미국 법원이 구글(Google)을 독점 기업으로 판결하면서 전자정보기술(IT) 기업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종 판결까지는 수년 이상 걸릴 예정이지만 구글과 애플(Apple)·삼성(Samsung) 등 기기 제조사 간 검색엔진 관련 계약이 금지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애플·삼성으로서는 핵심 수익원이 타격을 받는다.
8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구글은 자사의 검색엔진을 애플과 삼성의 스마트폰 기본 설정에 탑재하는 대가로 2021년에만 263억달러(약 3조 8700엔)를 지불해왔다. 하지만 5일(현지 시간) 미국 연방법원이 이를 독점금지법 위반으로 보고 구글은 앞으로 관련 운영 방식을 어떻게든 바꿔야 한다. AP통신은 "구글은 2022년 애플에 약 200억달러를 지불했는데 이는 2020년의 두 배 규모"라며 "애플의 수익이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 거래가 종료되면 애플 연간 수익의 46% 가량이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애플이 구글과 결별하고 자사 검색엔진 개발을 고려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개발·운영 비용은 상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ABC뉴스는 "애플과 구글의 거래를 차단하는 명령은 단순히 수익을 빼앗는 것 이상"이라며 "애플이 자사의 검색 기술 개발을 위해 비용을 지출해야 하지만 2020년 분석에 따르면 비용이 300억달러 이상 들고 검색 엔진을 유지하기 위해 연간 70억달러의 추가 비용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애플은 이전에도 구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검색 서비스 개발을 검토한 바 있다. 그러나 구글과의 계약 해지 후 첫 5년 동안에만 120억 달러 이상을 잃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계획을 철회했다는 보도도 있다.
이번 판결의 영향권에는 삼성전자도 포함돼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구글은 삼성과도 유사한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계약 규모는 (애플보다는) 훨씬 작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구글과 게임 제작사 에픽게임즈(Epic Games) 간 소송에서 구글이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에 자사의 검색엔진과 앱스토어를 기본 탑재하기 위해 연간 20억달러·4년간 삼성에 지불하는 계약을 맺었다는 증언이 외신에서 보도된 바 있다. AP통신은 "갤럭시 기기에서 발생하는 구글 검색과 크롬(Chrome) 브라우저를 통한 검색으로 발생하는 (광고) 수익의 80%가 삼성의 주머니로 들어간다"고도 전했다.
애플이나 삼성 등이 구글 대신 다른 검색엔진 기업으로부터 '탑재료' 수익을 확보할 가능성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검색엔진 빙(Bing)이 그 대상으로 꼽힌다. MS는 빙에 AI(인공지능) 챗봇을 탑재해 구글이 독점한 검색 시장의 틈새를 노려왔다. 다만 구글이 지난해에만 광고 수익으로 2378억 달러를 벌어들인 광고의 큰손이라는 점에서 애플·삼성이 구글에서 빙으로 검색엔진을 갈아탈 경우 관련 수익 감소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구글의 검색광고 시장 지배력도 최근 AI의 도전을 받고 있다. AI 기반 검색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20여 년간 구글이 주도한 온라인 광고 시장에 오픈AI(Open AI)와 같은 새로운 경쟁자들이 속속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오픈AI는 지난달 AI 기반 검색엔진 서치GPT(SearchGPT)를 선보이며 검색광고 시장 진출을 예고했다. 이에 오픈AI의 최대 투자사이자 협력사인 MS는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서 오픈AI를 경쟁자 명단에 추가했다. 애플도 오픈 AI인 ChatGPT를 자사 기기에 넣었다. 동시에 애플은 구글의 AI 모델 제미니(Gemini) 탑재도 논의 중이어서 전통적인 구글 검색엔진의 자리를 AI 기반의 검색이 대체할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