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칼럼: 교회의 재산과 세속화

[요나의하루]

교회의 재산과 교회의 세속화

기독교 초기, 교회는 재산이 따로 없었다. 교회는 대부분 가정에서 이루어졌고 일종의 가정교회였다. 교회의 유일한 재산은 사람이었다. 사람이 교회였고 교회가 사람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교회라고 하면 큰 빌딩과 멋진 종탑이 그려지게 되었다. 교회가 재산을 가지게 된 것이다. 교회가 재산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교회가 교회가 아니라 자신들의 재산을 지키기 위한 종교집단이 되어갔다. 사명이 우선이 아닌 교단이 우선이 됐고 기득권이라는 것이 생겨났다. 그래서 더 큰 교단이 되기 위해 교단끼리 경쟁하고, 더 큰 교회가 되기 위해 교회끼리 경쟁하는 전혀 다른 교회가 된 것이다. 하지만 초대교회는 그런 교회가 아니었다.

(고전 16:19) 아시아의 교회들이 너희에게 문안하고 아굴라와 브리스가와 그 집에 있는 교회가 주 안에서 너희에게 간절히 문안하고
(골 4:15) 라오디게아에 있는 형제들과 눔바와 그 여자의 집에 있는 교회에 문안하고
(몬 1:2) 자매 압비아와 우리와 함께 병사 된 아킵보와 네 집에 있는 교회에 편지하노니

초기 교회는 건물이 없고 재산이 따로 있지 않아도 빠르게 성장하고 부흥했다. 불과 반세기 만에 천국 복음이 땅끝까지 전파되었다고 할 만큼 빠르게 번져갔다. 그 교회는 그리스도의 재림을 준비하기 위해 땅끝까지 복음을 전파하라는 그리스도의 대 사명에 초점이 맞춰진 사명 중심의 교회였다. 그래서 그런 교회는 재산이나 건물이 필요하지 않았다. 사명 중심의 교회는 복음으로 데워진 마음들이 모이면 그곳이 예배처였고 사명으로 뭉쳐진 사람들이 모여서 선교 센터가 됐다. 마음을 데우기 위해 드럼이나 멋진 찬양팀이 필요하지 않았다. 아름다운 강대상과 웅장한 파이프 오르간도 필요치 않았다. 저들은 십자가 이야기와 다시 오신다는 약속 하나만으로도 가슴이 뜨거웠다. 인위적으로 사람들을 흥분시키거나 단상에 꽃꽂이할 필요가 없었다. 사실 이런 것들이 하나님이 좋아하라고 하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다 사람들 좋아하라고, 사람들 보라고 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세상은 온 세상이 꽃으로 피어나는 자연인데 무슨 꽃꽂이가 필요하겠는가? 그래서 꽃꽂이하면서 다 사람들 향해 꽂는다.

초기 교회가 중세 교회가 되면서 재산을 가지기 시작했다. 쓰고 나눠주고 일하는 일꾼들 먹일 양식만 있으면 되던 교회가 부동산을 소유하고 건물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필요 이상의 재정이 요구되었고 사명 성취보다는 재산증식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급기야 멋지고 웅장한 성당을 짓기 위해 면죄부까지 팔기 시작했다. 교회의 타락, 교회의 세속화였다.

그렇다면 종교개혁을 했다는 개신교회는 어떤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교단과 교회와 목회자에 대한 성공을 평가하는 기준이 결국은 재산이다. 교인 수는 재산으로 평가되고, 많은 교인을 수용하기 위해 더 큰 교회를 짓는다. 큰 교회에서 목회하면 더 많은 사례금을 받고 더 좋은 차를 탄다. 소위 물질 중심, 부동산 중심의 중세 교회의 모델 그대로다.

이제 머잖아 건물만 덩그러니 남고 사람들은 사라지는 종교절벽의 시대가 올 것이다. 이미 유럽의 교회들은 다 그렇게 되었다. 이 위기의 시대에 교회가 살아남을 방법은 초기 교회로 돌아가는 것이다. 교회가 진정한 교회가 될 때 교회는 무너지지 않는 요새와 같은 하나님의 도성이 될 것이다. 눈에 보이는 부동산이 아니라 재림의 소망으로 뭉쳐진 사람들이 교회가 될 때 비로소 교회는 다시 교회가 되고 새로운 부흥의 계절이 올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그동안 모아둔 이 재산을 놓을 수 있을까? 우리 공동체가 두려움 없이 이것들을 처분하고 철저한 사명 중심의 교회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인가? 이제라도 교회가 건물 중심이 아니라 사역 중심, 사명 중심의 교회로 변모할 수 있을까? 세상으로 들어가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6일은 텅텅 비어있다가 하루만 북적이는 그런 교회가 아니라 엿새 동안 힘써 세상에서 사역(일)하다가 안식일에 모여서 주님께 예배하고 훈련하는 그런 살아있던 초기 교회로 돌아가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사탄은 이 교회에 재산을 잃으면 모든 걸 잃을 것이라는, 두려움을 주어서 꼼짝 못 하게 할 것이다. 이것을 극복하느냐 못하느냐가 위기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팟캐스트 방송)---
http://www.podbbang.com/ch/10726?e=24816182

---(Link-2)---
http://file.ssenhosting.com/data1/chunsd/231105.mp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