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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니엘기도회 간증 요약[예수님께서 나를 보셨다(요한복음9:1-3, 로마서5:8)]-양진철목사(11월 4일)
□ 저는 시각장애인을 섬기는 목회자입니다.
- 저는 1세대 시각장애 청소년, 청년들과 함께 즐겁게 사역하고 있는 양진철 목사입니다. 저는 20대 초반에 시각장애인 사역의 소명을 받았고, 하나님께서 지금까지 이 귀한 길을 걸어오게 하셨습니다. 오늘 청각장애인 사역을 하시는 농인교회 목사님과 25분이 오셨다고 들었습니다. 함께 환영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우리 모두 하나가 되어, 이 땅의 영적인 눈이 어두운 영적 시각장애인들의 영의 눈을 틔어주고, 영적 귀가 어두운 영적 청각장애인들의 영의 귀를 틔어주는 사역을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 저는 불교계의 촉망받는 다음세대였습니다.
- 저는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가장 유명한 불교 종립 고등학교에 다녔습니다. 그 고등학교에 다니는 것에 그친 것이 아니라, 불교 종립 고등학교의 불교학생 동아리 임원단으로 열심히 활동한 골수 학생이었습니다. 그리고 전국 불교 학생회 행사와 활동에 열심히 참석하고 매진하는 그야말로 저는 불교계의 촉망받는 다음세대였습니다.
- 여러분 혹시 108배라고 들어보셨습니까? 나는 예전에 108배 좀 하고 오늘 다니엘기도회에 왔다 하시는 분, 손 한번 들어보시겠습니까? 네, 그런 분이 좀 계시네요. 저는 매일 아침 운동으로 10분 만에 108배를 하곤 했습니다. 그리고 3000배라고 들어보신 분, 계십니까? 불상 앞에서 절을 3000번 하는 것인데요, 저는 그 3000배를 9시간에 걸쳐서 하던 고등학생이었습니다.
- 우리 교회에는 성경학교 캠프, 주일학교 캠프, 청년부 캠프가 있는데요, 불교에서도 불교학교 캠프가 있습니다. 아무나 못 가고 임원들만 갈 수 있는 캠프입니다. 저는 전국 불교학생회 임원 수련회에서 수료증을 받았던 학생이었습니다. 불교 사경 공모전이라고 해서 부처님 오신 날이 되면 이렇게 이 불경의 한 절 한 절을 묵상하고 음미해서 이것을 쓰고, 거기다가 관세음보살 또는 아미타 부처 및 연꽃 같은 것을 정성스럽게 그려서 제출하는 그런 대회가 있습니다. 제가 매년 그 대회에 나가서 상을 받는 학생이었습니다.
□ 제가 불교에 미친 듯이 매달린 이유가 있습니다.
- 제가 이토록 108배와 3000배, 반야심경, 그리고 부처와 관세음보살을 붙들고 살았던 이유가 있습니다. 사실 제 안에 참 많은 한이라는 것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 학창 시절, 말할 수 없는 상처들이 제 안에 가득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고등학교 1학년에서 2학년 올라갔을 때로 기억합니다. 하루는 눈을 떴는데, 보통은 눈이 부시니까 한쪽 눈을 먼저 뜨지 않습니까? 한쪽 눈을 먼저 떴는데 분명히 어제까지 있던 제 방의 책상이 안 보이는 겁니다. 그런데 두 눈을 뜨니까 보이는 겁니다. 이것이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계속되면서 뭔가 잘못되었구나 생각을 해서, 동네 안과에 가게 되었고, 동네 안과 의사 선생님께서 급하게 소견서를 써주시더니, 대학병원으로 가야 된다고 해서 대학병원에 가서 안과와 관련된 모든 검사를 받았습니다. 오른쪽 시력은 황반변성으로 인해서 상당 부분 상실되었고, 왼쪽 눈에도 병변이 진행되고 있어,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오른쪽 눈처럼 시력을 잃어버릴 수 있는 병이라고 하시는 겁니다. 저의 눈은 검사받기 얼마 전까지만 해도 1.0, 1.0으로 눈이 굉장히 좋았었습니다.
- 그 병은 아주 희귀한 병이라고 합니다. 그 결과를 받고 나서 밤이 되면 잠을 못 잘 정도로 두려웠습니다. ‘혹시 다음 날 아침에 내가 일어났는데, 왼쪽 눈도 갑자기 그렇게 되면 어떡하지? 아니 혹시라도 잘 때 그런 일이 생기면 어떡하지?’ 하면서 수없이 떨며 밤잠을 잤던 시절을 보냈습니다. 지금은 남은 왼쪽 눈을 잘 관리 받으며 유지하고 있습니다.
□ 나와 우리 가정의 모든 불행이 전생의 업보라고 생각했습니다.
-요한복음 9장 1-2절에 ‘예수께서 길을 가실 때에 날 때부터 맹인 된 사람을 보신지라. 제자들이 물어 이르되 랍비여 이 사람이 맹인으로 난 것이 누구의 죄로 인함이니이까 자기니이까 그의 부모니이까’ 불교를 믿었던 저는 제가 이런 병에 걸린 것이 전생에 지은 업, 과거에 지은 죄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 동생이 그 어린 나이에 뇌에 이상이 있어서 심각한 지적장애인 중증 자폐성 발달장애인으로 태어난 것도 전생에 지은 업, 과거에 지은 죄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린 시절, 사랑하는 부모님이 끔찍하게 다투시고 한순간에 가정이 이혼으로 파탄 난 것도 전생에 지은 업, 과거에 지은 죄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저에게는 자폐를 가진 동생이 있습니다.
- 제가 너무도 사랑하는 동생이 중증 자폐성 발생장애인인데, 지금 나이가 만31살입니다. 그런데 지능은 3살 정도 밖에 안 됩니다. 넉넉지 않은 삶에 아픈 아이가 태어났을 때 우리 부모님은 얼마나 마음이 아프셨을까요? 특별히 이 가운데 발달장애인 아이를 키우거나 또 아픈 자녀를 가진 분들이라면 그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시겠지요? 한 가정에 발달장애인 아이가 태어난다는 것은 그 아이 한 명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 아이와 함께하는 모든 가족이 짊어져야 할 말할 수 없는 눈물이고, 말할 수 없이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습니다.
- 부모님은 다투기를 많이 하셨고, 그러다 어느 날은 심각하게 싸우셨습니다. 집에 있던 모든 유리가 다 깨지고, 피가 낭자하던 그날 밤 어머니가 모든 짐을 싸들고 그렇게 집을 나가셨고, 하루아침에 제가 동생을 보살펴야 되는 그런 부모로서의 역할을 감당해야만 했습니다. 그때 동생 나이가 만 7살이었고, 저는 중학교 1학년이었습니다. 당시에 저희 아버지는 노동일을 하셨기 때문에 며칠 또는 몇 주일씩 있다가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서 동생을 제가 보살펴야 했습니다.
- 다음 날 선생님에게 집안 사정을 말씀드리고, 제가 동생을 보살펴야 해서, 제가 조금 늦게 등교하고, 조금 일찍 하교해도 되는지 여쭈었습니다. 선생님께서 그렇게 해도 된다고 해서, 그 다음 날부터 동생을 아침에 깨워 화장실에서 얼굴 씻기고, 로션 바르고, 옷 입히고, 김에다 밥을 싸서 입에다 넣어주고, 안 먹으면 억지로 입에 넣어서 동생을 학교로 보냅니다. 잘 들어가는 것을 보고 저는 헐레벌떡 학교로 뛰어갔습니다. 수업을 마치고 좀 빨리 학교에서 나와 동생을 데리러 가는 생활을 중학교 시절 내내 해야 했습니다. 솔직히 참 쉽지 않았고 정말 어려웠음을 고백합니다.
- 그 때 제 안에 어떤 생각이 있었냐면, 그래도 내가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에 가 성공하면 우리 동생이 아프지만 동생 데리고 해외여행 다니면서 잘살 수 있겠지? 우리도 더 좋은 집에서 살 수 있겠지? 하며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그 결과 중학교 3학년 때는 거의 1, 2등을 놓친 적이 없는 그런 학생이 되었습니다.
- 고등학교에 올라가서 황반변성 진단을 받고나서는 학교를 밥 먹듯이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동안은 어떻게라도 해서 살아보려고 애를 썼는데, 눈이 안 보인다고 하니, 낙심이 되어서 공부를 하지 못했습니다. 공부를 하면 눈이 더 빨리 나빠질까 봐 두려웠습니다. 선생님이 수업을 해도 엎드려 자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어느 날, 자고 있던 저에게 누군가 걸어오더니 저를 깨웠습니다. 그리고 한 번 들어보라며 자기가 듣고 있던 이어폰을 저에게 꼽아주는 것입니다. 들어보니 난생 처음 들어본 노래였습니다. 송명희 시인의 ‘나 가진 재물 없어도’라는 찬양이었습니다. ‘나 가진 재물 없으나, 나 남이 가진 지식 없으나, 나 남에게 있는 건강 있지 않으나, 나 남이 없는 것 있으니’ 가사가 완전히 제 이야기였습니다. 저는 이 노래가 너무 좋아서 학교 법당에서도 노래 가사를 바꾸어 부르곤 했습니다. ‘공평하신 부처님이 나 남이 가진 것 나 없지만, 공평하신 부처님이 나 남이 없는 것 갖게 하셨네’
- 며칠 만에 아버지가 집에 돌아와, 어버어버 하면서 자폐성 특유의 성향을 보이는 아들과 거의 반 죽은 사람처럼 누워 있는 저의 모습을 보면서, 아버지 마음은 어땠을까요? 일주일에 술을 9~10번 드시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심각한 알콜 중독자셨고, 그런 아버지를 모시러 파출소에 간 게 한두 번이 아닙니다.
□ 대학시절에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 제가 서울의 대학에 들어가 혼자 살게 되었습니다. 혼자 서울 생활을 하는데, 3일 지나고 동생 진수에게서 매일 수십 통의 전화가 왔는데, 전화를 받으면 ‘형 있다. 형 있다.’를 말하는 겁니다. 그러면 저는 그래 ‘형 있다’고 하면서 전화를 끊었습니다. 형이 집에 안 오니, 진수에게 불안증이 찾아와서 전화를 하게 된 것입니다. 진수의 전화를 받으면 마음이 아파 학교생활을 하기 너무 힘들었습니다. 한 학기만 버티고 집으로 가자는 마음으로 다녔습니다. 그러다가 저의 이런 사정을 알고 어떤 친구들이 와서 ‘너를 위해 기도해 줄게. 아니, 네 동생을 위해 기도해 줄게.’ 하면서 저를 어떤 동아리 방으로 데려갔습니다. 그 방은 CCC대학생선교회 동아리였습니다. 동아리 친구들이 제 동생을 위해 기도를 하는데 어떻게 위로가 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곳에서 ‘이 기도가 우리 진수에게 흘러가고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하나님은 조금씩 제 마음을 열어주고 계셨습니다.
- 그 친구들의 손에 이끌려 대학생 선교회 캠프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많아 밖에서 예배를 드리는데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겁니다. 하필 그때 제가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십자가 고통을 당하사 짓밟힌 장미꽃처럼 나를 위해 죽으셨던 예수님이 내 온몸으로 들어오셨습니다. 그리고 제가 오래 전 법당에서 ‘이것이 나의 죄 때문입니까? 이것이 나의 업 때문입니까?’라며 수없이 내뱉었을 때도 예수님은 함께 계셨고, 동생과 함께 밤늦은 시간에 둘이 벌벌 떨며 수없이 울던 그 순간에도 십자가에서 죽으신 그 예수님은 나와 함께 계셨던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비 내리는 지금 이 예배의 순간에도 함께하고 계시며, 이후에 내가 죽는 순간까지 함께 하신다는 예수님의 음성이 느껴졌고, 아멘으로 고백하게 되었습니다.
- 복음이 내 안에 들어오니 혼자 가지고 있지 못하겠는 겁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전하고 싶어서 불교학생 후배들을 찾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그 아이들에게 복음을 전했습니다. 정말 신중하게 들어주는 아이들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아이들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의 복음을 전해 듣고 예수님을 믿게 된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 동생과 단둘이 서울생활을 시작하면서, 지금의 교회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동생을 데리고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종로구 안국역 근처의 특수학교 초등 6학년에 동생을 입학시키고, 거기서 멀지 않은 곳에 작은 반지하 월세방을 구해 동생과 둘이서 서울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 동생과 생활을 시작하면서 제 안에 무슨 생각이 들었냐면, ‘혹시라도 내 오른쪽 눈이 갑자기 나빠진 것처럼 내 왼쪽 눈도 갑자기 나빠지면 내 동생은 누가 책임져 주지? 아니 그럼 나는 누가 책임져 주지?’ 그 마음 때문에 갑자기 불안한 증상이 올라오기 시작했고, 그래서 시력을 잃어가는 고통을 아는 사람이 전하는 설교말씀을 듣고 싶어서, 시각장애인들이 있는 교회 공동체에 너무너무 가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만 20살인 우리 진수의 손을 잡고 애능중앙교회라는 작은 시각장애인 교회에 가게 됐습니다. 가자마자 바로 마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어떻게 세상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저렇게 아름다운 찬양을 부를 수 있지? 그 교회는 크지 않아서 복도가 좁고, 시각장애인들이 가다가 서로 부딪힙니다. 부딪히고 나면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는 그들의 아름다운 미소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몰랐습니다.
- 하나님께서는 애능중앙교회에서 말할 수 없는 은혜를 경험하게 하셨고, 사랑하는 목사님께 세례를 받고, 청년부 임원으로, 청소년부 교사로 활동을 하면서, 여러 가지 원인으로 실명한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그 친구들에게 복음을 전하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게 되었고, 순종하는 마음으로 그 길을 가겠다고 하나님께 기도하였습니다. 그 후 지금까지 다음세대 시각장애 청소년, 청년 사역을 감당하는 목사로 걸어가고 있습니다.
- 하나님께서 많은 사역의 열매를 부어 주셨습니다. 청소년 시기에 만났던 제자들이 어느 새 청년이 되어 청소년부 교사로 함께 섬기고 있고, 또 어떤 친구는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은사를 가지고 찬양대 리더로 섬기고 있고, 많은 친구들이 하나님이 너무 기뻐하시는 사람으로 성장해 갔습니다.
□ 그리스도를 보내주심으로 하나님께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시니라
- 하나님께서 저에게 로마서 5장 8절을 레마로 주셨습니다.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 제가 이 말씀을 묵상하는데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드는 겁니다. 어쩌면 우리가 뭔가 죄를 지어서 죄인이 아니라, 이 세상에서 쓸모가 없어지면 죄인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버지가 내 사랑하는 자식을 바라보며 내 사랑하는 자식이 이것을 너무너무 하고 싶은데, 그것을 해주지 못하면 부모는 그게 잘못은 아닌데, 죄인 아닌 죄인이 되고, 자식으로서 부모에게 원하는 것을 해드리지 못하면, 그것이 잘못은 아닌데, 죄인 아닌 죄인이 됩니다. 직장인은 능력이 없으면 그게 죄는 아닌데, 죄인 아닌 죄인이 되고, 그리고 학생도 공부를 못하면 그게 죄는 아닌데 죄인 아닌 죄인이 됩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그분께 아무 쓸모가 없을 때에 당신의 아들을 희생적 죽음에 내어주심으로 그렇게 우리를 위해 당신의 사랑을 아낌없이 내놓으셨습니다.
- 제가 이 말씀을 묵상하면서 한 기사가 떠올랐습니다. 한 호주 여성이 12달러 주고 금붕어 한 마리를 샀습니다. 어항도 사고, 수초도 사서 금붕어를 1년간 키웠는데, 갑자기 금붕어가 돌을 삼켜서 동물병원에 데리고 가야 했습니다. 금붕어를 치료하기 위해 500달러가 들어갔습니다. 12달러 주고 산 금붕어를 500달러 주고 고쳤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 상황이 이해되십니까? 저는 이해가 됩니다. 왜냐하면 그 금붕어가 내 사랑의 전부였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그리고 예수님이 우리를 사랑하셔서 우리를 위해 그렇게 아낌없이 주신 것입니다.
- 제 동생의 경우도 그렇습니다. 장애인이 갈 수 있는 보호작업장을 겨우 찾아서 보냈더니, 퇴소를 당했습니다. 다른 곳을 수소문해서 보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장애인으로 태어나, 장애인 기관에서도 받아주지 않는 내 동생을 바라보면서 너무나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렇지만 끝까지 동생을 포기하지 못하는 사람이 저였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밖에 없는 너무도 소중한 동생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그분께 아무 쓸모가 없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다는 것은, 세상은 우리를 퇴출시키지만 우리가 믿는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버리지 않으시고 끝까지 사랑하신다는 것입니다. 그 믿음을 잊지 않으시길 원합니다.
□ 예수님은 맹인 된 자를 보셨습니다.
- 본문에서 예수님이 맹인을 보셨다는 것은 단순히 외모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맹인이 일평생 흘렸을 그의 아픔과 눈물을 보셨다는 것입니다. 이 본문은 앞 못 보는 맹인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사실은 우리의 이야기입니다. 우리도 영적으로 맹인이어서 예수님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 영적인 맹인이었던 우리를 보셨다고 하십니다. 예수님은 수많은 눈물과 아픔 가운데 켜켜이 쌓아놓은 나의 눈물과 아픔을 보시고 아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 요한복음 9장 2절에서는 전혀 다른 시선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제자들이 물어 이르되 랍비여, 이 사람이 맹인으로 낳은 것이 누구의 죄로 인함이니까 자기니이까 그의 부모이니까’를 묻습니다. 이 시대에도 맹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제자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함부로 말하고 함부로 평가합니다. 이렇게 태어난 이유가 있다고, 이렇게 사는 이유가 있다고 평가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소리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무너지고 깨졌는지 아십니까? 그러나 오늘 이 시간 여러분, 9장 3절의 우리 예수님의 음성을 주목하시기 원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이 사람이나 그 부모의 죄로 인한 것이 아니라 그에게서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나타내고자 하심이라’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이렇게 바라보십니다. 일평생 아픔과 슬픔 가운데 살아갔던 우리였지만 세상 모두가 우리한테 함부로 말할지라도 하나님은 우리에게 전혀 다른 은혜로 우리를 칭하여 주신다는 것을 잊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 저의 장모님은 앞을 보지 못하는 분입니다.
- 제 장모님께서도 시각장애인이십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밖에서 혼자 놀다가 폭탄을 만지게 되었는데, 그 폭탄을 돌에다 치면서 노는 바람에 폭탄이 터져, 온몸에 파편이 튀었고, 눈 안에도 튀어 안구 적출을 하게 되었습니다. 손가락을 잘라내야 했고, 몸에 많은 흉터를 남겼다고 합니다. 그 어린 아이가 얼마나 아프고 힘들었을까요? 누군가의 손을 잡지 않고는 밖에 나가지도 못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나 아빠의 손을 잡고 미션스쿨 맹학교를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예배를 드리다가 예수님을 만나게 되셨습니다.
- 그 학교를 졸업하고 안마기술을 배워 생업을 하셨고, 교회에서 장인어른을 만나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임신을 하게 되어 딸을 낳게 되었는데, 걸어 다니는 아기가 보이지 않아 다리에 방울을 달았다고 합니다. 아기가 위험한 계단으로 가는 방울소리가 들리면 데리고 오고, 위험한 가스레인지 쪽으로 가면 데리고 오면서 키웠다고 합니다. 아기가 믿음의 자녀로 자라나기를 기도하셨다고 합니다. 딸이 커서 엄마랑 키가 비슷해졌을 즈음에 애능중앙교회라는 시각장애인 교회를 같이 다니게 되었습니다. 그 딸이 성가대를 섬기다 운명과도 같은 오빠를 만났다는데, 그게 바로 저였습니다. 우리는 동병상련의 고난과 아픔을 공유하며 서로 사랑하게 되었고, 결혼하였습니다.
- 어느 날 가족끼리 모인 자리에서 장모님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만난 예수님은 그 폭탄 사고를 겪고 난 이후에 겪었던 맹인으로 살아왔던 엄청난 아픔과 고통보다 더 높으신 분이셨고, 내가 만난 하나님은 남편 없이 혼자 두 딸을 키우며 걸어갔던 말도 안 되는 아픔과 삶 속에서 겪은 고통보다 더 넓으신 분이셔서, 내가 이렇게 너희들 앞에서 그 하나님께 감사하다고, 하나님의 은혜라고 고백할 수 있게 되었다.’
- 하나님을 너무 사랑했던 한 맹인이 믿었던 그 믿음은 그녀 한 명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그의 딸인 세미에게 이어지고, 또 그의 사위인 저에게 이어지고, 그의 손녀에게까지 이어져서 온 가정을 예수 믿는 믿음의 가정으로 변하게 한 것입니다. 오늘 본문 3절에 ‘이 사람이 맹인으로 난 것은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나타내고자 하심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말씀과 같이 맹인으로 살아가는 이 귀한 은혜의 주인공과 함께 이 믿음의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 장모님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제가 너무나도 사랑하는 우리 애능중앙교회 우리 믿음의 선배님들, 우리 믿음의 사랑하는 성도님들의 삶의 이야기입니다.
□ ‘지저스아이즈’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저희 교회 성도들은 주일 예배를 드리기 위해 원주에서, 동두천에서, 경상도에서 맹인 지팡이를 짚어가며 오십니다. 그렇게 예배당에 나아와 내 사랑하는 자녀들을 위해, 내 사랑하는 성도들을 위해 그렇게 눈물로 기도하는 성도들이 믿음의 사역자들과 함께 있습니다. 제가 그러한 모습들을 보면서 제 안에 무슨 생각이 들었냐면 이렇게 교회를 지키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이 믿음의 선배들을 바라보며 이제 나도 다음세대 시각장애 제자들에게 이 귀한 믿음의 선배들의 믿음을 전해주는 그런 사역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제자들과 함께 ‘지저스아이즈’라는 이름으로 우리가 육신의 눈은 어둡지만 예수님을 바라보는 눈은 누구보다 밝은 사람, 즉 예수님의 눈을 가진 사람 되어 이제는 우리가 이 예수님의 눈이 머무는 곳으로 나아가는 그런 주님의 사명자, 그런 예수님의 선교자, 예수님의 기도자가 되자는 마음을 가지고, 이 귀한 믿음의 사역을 향해 걸어가고 있습니다. 시각장애 제자들이 각자의 캠퍼스와 또 직장과 학교에서 각자의 자리에서 기도하는 기도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내년부터는 우리 귀한 제자들과 함께 연합하여 시각장애 청년들이 함께 하나님께 기도하고 하나님을 찬양하는 연합 기도회 운동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시각장애인 친구들이 하나님께 기도할 때, 하나님이 얼마나 많은 은혜의 역사를 이루어 주실까요? 이 땅에 육신의 눈은 보일지 몰라도 영적인 눈이 어두운 모든 사람들에게 우리 귀한 믿음의 친구들이 그 은혜를 선포하는 역사가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 결어 및 기도
1) 오늘 목사님을 통해서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메시지는 두 가지인 것 같습니다. 주님께서 앞을 보지 못하는 맹인을 보셨다고 했는데, 단순히 앞을 보지 못하는 맹인을 보신 것이 아니라 그분의 아픔과 눈물을 보셨다는 것입니다. 우리도 이 땅을 살아가면서 주님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주님의 관점으로 이 땅의 고통당하고 어려움 당하는 많은 사람들을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눈을 열어주셔서 이제까지는 보지 못했던 분들을 보게 하시고, 그들의 눈물과 약함과 아픔을 볼 수 있는 하나님의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두 번째로 주시는 메시지는 우리가 이 땅을 살아가면서 이런 아픔, 이런 연약함, 상처, 남보다 가진 것이 없고, 또 남보다 가진 지식이 없고, 또 연약할지라도, 중요한 것은 저와 여러분을 향한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은 변함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 하나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끊어 놓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끊을 수 없는 그 하나님의 사랑으로 인해서 우리가 당당하게 세상을 살아야 된다는 그런 메시지입니다.
2) 주신 말씀을 붙들고 기도의 자리로 나아가겠습니다. 하나님, 먼저 나의 눈을 열어주십시오. 주님께서 앞을 보지 못하는 맹인을 보셨던 것처럼 우리도 이 땅을 살아가면서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사람들을 보게 하시고 그들의 눈물을 보게 하시고 그들의 아픔과 상처를 보게 해 주십시오. 그래서 주님의 마음으로 다가가게 하시고 주님의 사랑으로 그들을 섬길 수 있는 자가 되게 하여 주옵소서. 두 번째로, 우리는 이 땅을 살아가면서 사실은 영적인 소경이지 않습니까? 오늘 우리 중에는 아직도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지 못한 분도 계실 것이고 또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내 인생은 여기까지인가라는 생각이 들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끊어버리려고 하는 분도 있습니다. 여러분, 왜 사람들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끊으려고 하죠? 인생의 짐이 너무나 무거워서요? 고난이 너무 커서요? 아니에요. 아무도 나를 몰라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나 홀로라는 생각 때문이라고 합니다. 누구도 내 마음을 알아주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고난이 크고 문제가 커서 자신의 목숨을 끊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뭐라고 말씀하십니까?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요? 환란이나 곤고나 박해나 기근이나 적신이나 위험이나 칼이랴,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세자들이나 현재일이나 장례일이나 능력이나 높음이나 기쁨이나 그 다른 어떤 것도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끊을 수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그 어떤 것도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끊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그 하나님의 사랑을 아는 자는 넉넉히 승리할 수가 있는 것이죠. 하나님, 오늘 이 밤에 나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게 도와주셔서 그 하나님의 사랑으로 고난을 이겨내게 하시고 그 하나님의 사랑으로 넉넉히 승리하는 자가 되게 하여 주옵소서. 주신 말씀을 붙들고 주님 한 번 외치고 기도하며 나아가겠습니다. 하나님, 귀한 종을 보내주셔서 우리에게 찔림과 도전이 되는 말씀과 간증을 듣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님, 우리의 눈을 열어주십시오. 우리의 눈에서 탐욕과 정욕의 비늘이 벗겨지게 도와주십시오. 우리 주님께서 피 묻은 손으로 우리의 눈을 안수하여 주셔서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게 도와주십시오. 그들의 눈물을 보게 하시고 그들의 약함과 아픔과 상처를 보게 해주시고 그래서 그들을 보듬어줄 수 있는 하나님의 사랑을 우리에게 주십시오. 그들을 위하여 기도해 줄 수 있는 마음을 저희들에게 허락해 주십시오.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게 해 주시고, 그래서 하나님의 사랑으로 다가갈 수 있는 하나님의 사람들이 되게 도와주십시오. 하나님, 육신의 눈은 멀어서 앞을 보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사랑을 노래하고 하나님을 예배하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많은 찔림과 도전을 받습니다. 하나님, 우리가 영적인 소경이 되지 않도록 우리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십시오. 오늘 우리 중에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지 못해서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끊어버리려고 하는 그런 마음을 가지고 이 집회에 참석하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까? 내 인생의 짐이 너무나 무겁고 내 앞에 있는 문제가 너무 크고, 인생의 밤을 만나고 풍랑을 만나서 이제 내가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끊어버려야겠다고 생각되는 분이 있습니까? 오늘 성령 하나님이 그에게 역사해 주셔서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게 도와주십시오. 독생자를 내어주신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게 도와주시고, 그 하나님의 사랑이 파도처럼 도와주셔서 끊을 수 없는 그 하나님의 사랑으로 두려움을 몰아내게 도와주십시오. 우리 앞에 있는 고난으로 말미암은 아픔과 상처들을 하나님의 사랑으로 넉넉히 이겨내게 도와주십시오. 하나님의 사랑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오늘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 안에 생명의 빛으로 임하여 불안과 공포와 두려움이 사라지게 도와주십시오. ‘두려움의 감정은 사라질지어다! 불안과 두려움은 사라질지어다!’ 안정된 마음을 갖게 하시고, 세상이 줄 수 없는 평안이 임하게 하시고, 주님 안의 기쁨이 임하게 도와주셔서 오늘 모든 공황장애로부터, 우울증으로부터 하나님의 자유함을 얻게 도와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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