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리제이션 (medicalization)
<병원의존형> 이라는 표현인데, 악담으로 <병원노예> 라고도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은퇴 후 몇년간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고,
건강에도 자신이 있어, 어지간한 몸의 불편은, 대수롭지 않게 넘깁니다.
그러나 70대로 들어서면,
건강에 조금씩 문제가 나타나면서, 생활도 달라져 갑니다.
낙천은 슬금슬금 어디로 도망가고,
불안이, 반쯤 망가진 팔랑개비처럼 마음 속을 맴돕니다.
그러면 이런 저런 증상에 따라, 이 병원에서
저 병원으로 병원순례가 시작되지요.
배가 더부룩하다,
관절이 쑤신다,
어깨가 시리다,
눈에 왠 거미줄이 어른거린다,
귀가 멍해지고
귀신소리가 들린다,
쉬아가
어쩌구 저쩌구~ 등등 다양한 호소를 쏟아낸다.
병원의 검사는 자꾸만 늘어가고, 건강에 대한 자신감은 점점 쪼그라 들고,
사소한 것도 죄다 질병으로 느껴지며
<병원 의존형>이 되어간다.
이를, 사회학 용어로 '메디컬리제이션
(medicalization)'이라합니다.
"모든 증상을 치료 대상이라 생각하며 환자로 살아가는 것"을
뜻합니다.
노령화 진입 초기에 흔히 볼 수 있는 심리적 현상이고,
고령화시대에 일반화된 사회적 현상입니다.
노화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여러 증상은,
병이 아니고, 그냥 노화 일 뿐입니다.
♤나이 들면 호흡에 쓰는 근육과 횡격막이 약해진다.
허파꽈리와 폐 안의 모세혈관도 줄어간다.
그 결과 예전보다 산소가 적게 흡수되어,
평소보다 움직임이 조금만 더 커지거나 빨라지면, 숨이 찬다.
이건 질병이 아니다.
체내 산소량에 맟추어 운동량을 조금씩 늘려가면, 숨찬 증세는 조금씩 개선되어 간다.
미세먼지 많은 날, 기침이 자주 나온다는 호소는, 오히려 청신호이다.
기침은, 폐에 들어온 세균이나 이물질을 밖으로 튕겨 내보내는 청소효과가 있는데,
그런 날 기침이 있다는 것은, 호흡 근육이 제대로 살아 있다는 의미이다.
만성적 기침이 아니라면, 병원을 찾을 이유가 없다.
♤고령이 되면, 위장은 움직임이 더디고 탄성도 줄어서,
음식이 조금만 많이 들어와도 금세 부대낀다.
♤담즙 생산이 줄어,
십이지장은 일감을 처리할 연료가 모자란 셈이니, 기름진 고기의 소화가 어렵다.
♤젖당 분해 효소도 덜 생산돼, 과도한 유제품 섭취는, 설사로 바로 이어진다.
♤대장은 느릿하게 굼떠져서, 식이섬유 섭취가 줄면, 변비가 오기 쉽고,
막걸리라도 좀 마셨다하면, 어김없이 아랫배가, 사촌이 논 살 때 마냥 슬슬 아파온다.
이런 불편들은, 질병이 아님으로,
고령 친화적 생활습관으로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위가 더부룩하면 연한 음식과 소식으로 습관을 바꿔가야 한다.
또한 고령의 상실감이나 서운함이 밀려올 때도 있다.
그러나 이런 증상들은 마음 먹기에 따라 병이 되기도 하고, 아니 되기도 한다.
따라서 사고전환이 필요한 것일 뿐, 치료가 꼭 필요한 게 아니다.
다른 한편으로 노화 현상을 모르거나 관심을 두지 않으면, 건강이 나빠질 수 있다.
나이 들면, 음식을 삼킬 때 마다,
인후가 기도 뚜껑을 여닫는 조화로움이 둔해져,
노인들이 자주 사레 들리는데, 이를 조심하지 않으면 병이 생긴다.
노년의 골 감소증은 어느 정도는 숙명인데, 목뼈에 골다공증이 오면 ,
자기도 모르게 머리가 앞으로 쉽게 숙여지고,
이는, 기도를 덮는 인후를 압박하게 된다.
이때, 아무 생각없이 한 입에 쏙 들어가는 기름 바른 인절미나,
조랑떡이 입에 당겨 ,
옛날 처럼 한 입에 냉큼 삼켰다간, 기도가 막혀 사달이 날 수도 있다.
노화로 인한
새로운 증상이 나타날 때 마다,
나는 환자이고 따라서 병원에 다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이전에 노화현상임을 빨리 인식하고,
그에 따른 건강관리방법을 먼저 익히고 실천해야 할 것입니다.
암튼
'늙어 가는 것'과
'아픈 것'은 비슷할지라도, 완전히 다른 것입니다.
나이에 따른 건강관리를
적절히 해 나가야 ,건강한 노후를 즐길 수 있을것입니다.
♡ 좋은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