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3조~4조 적자, 갤S23이 메웠다
[삼성전자 어닝쇼크]
갤S23 1분기 1100만대 팔려
모바일 영업익 3조원대 추정
MWC 2023에 전시된 갤럭시 S23 울트라. 뉴시스
삼성전자의 올 1분기(1∼3월) 실적이 적자를 면한 데는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 S23 시리즈의 흥행 성공 등 모바일 사업의 힘이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7일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는 1분기 3조 원대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발표된 1분기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 잠정실적은 6000억 원이다. 메모리 반도체 불황으로 반도체사업(DS) 부문이 3조∼4조 원대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를 MX 부문이 메운 셈이다. MX사업부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분기 3조8200억 원, 2분기 2조6200억 원, 3분기 3조2400억 원, 4분기 1조7000억 원이었다.
한화투자증권 김광진 연구원은 리포트에서 “갤럭시 S23 시리즈 판매 호조로 전체 사업의 영업손실을 일부 상쇄할 전망”이라며 “갤럭시 S23 시리즈 1분기 판매량은 1100만 대 수준으로 추정되며 이는 전작 대비 50% 이상 증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프리미엄 제품인 갤럭시 S23 울트라 제품 판매 비중이 60%가량을 차지하는 점도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
구특교 기자
경상수지 두달연속 적자, 11년만에 처음… 2월 ―5억달러
[삼성전자 어닝쇼크]
수출감소에 해외여행 증가 겹쳐
대외 신인도와 직결된 경상수지가 11년 만에 두 달 연속 적자를 냈다. 수출 감소와 화물운임 하락, 해외여행 증가 등에 따른 것이다. 일각에선 세수 부족에 따른 재정수지 적자와 더불어 경상수지 적자가 동시에 발생하는 ‘쌍둥이 적자’ 우려도 나온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3년 2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2월 경상수지는 5억2000만 달러(약 6861억 원) 적자로 집계됐다. 1월에도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80년 이후 역대 최대 경상수지 적자(―42억 1000만 원)를 냈는데, 두 달 연속 적자는 2012년 1∼2월 이후 11년 만이다.
이는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가 동시에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수출입 차이를 계산한 상품수지는 1년 전에 비해 56억5000만 달러 줄어 13억 달러 적자였다. 1월(―73억2000만 달러)보다 적자 폭이 줄었지만 지난해 10월(―9억5000만 달러) 이후 5개월째 마이너스다. 이는 수출(505억2000만 달러)이 지난해보다 6.3% 감소한 영향이 크다. 수출은 지난해 9월부터 6개월 연속 감소세다. 특히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지난해보다 41.5% 급감했다. 이 밖에 화학공업 제품(―9.8%), 철강 제품(―9.2%) 등의 수출도 부진했다. 반면 수입은 518억2000만 달러로 원자재(7.2%)를 중심으로 지난해보다 4.6% 늘었다.
서비스수지 역시 20억3000만 달러 적자로 지난해 5월 이후 10개월 연속 적자다.
秋 “올해 세수부족 가능성”… 재정-경상수지 ‘쌍둥이 적자’ 우려
경상수지 두달연속 적자
정부 “하반기엔 경상흑자 전환 예상”
경제학자들 “적자 구조화 위험 커져”
서비스수지 적자는 코로나19 완화로 내국인의 해외여행이 늘면서 여행수지에서 10억1000만 달러 적자가 난 영향이 컸다. 여기에 화물운임 하락으로 2020년 7월 이후 흑자였던 운송수지마저 2억2000만 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 2월 선박 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보다 80.0% 급감했다.
정부와 한은은 반도체 경기 회복과 중국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에 힘입어 올 하반기(7∼12월)에는 경상수지가 흑자로 전환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7일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3월 이후 외국인 입국자가 증가하고 있고 무역수지도 시차를 두고 완만히 개선되면서 올해 경상수지는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을 보이며 연간 200억 달러대 흑자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서 한은도 올해 연간 경상수지를 260억 달러 흑자로 전망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올해 경상수지 흑자를 낙관하기에는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상수지 적자 구조화 위험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수출이 우리 바람만큼 늘어날지, 반도체 경기가 언제쯤 회복될지 등을 안심하기에는 불확실성이 크다”며 “경기 상황이 안 좋은 쪽으로 흘러가면 올해 연간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상수지 적자와 더불어 세수 부족에 따른 재정적자 가능성이 커지면서 쌍둥이 적자 우려도 나온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올해 세수는 당초 세입 예산을 잡았던 것보다 부족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국세 수입이 정부가 지난해 예산을 짤 때 예상한 400조5000억 원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추 부총리가 세수 부족 가능성을 사실상 시인한 것은 처음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쌍둥이 적자가 현실화되면 국가의 대외 신인도가 타격을 입어 환율이 더 불안정해질 수 있다”며 “정부가 기업들과 논의해 수출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아형 기자, 세종=박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