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때, 우리 나라에서는 북방 몽골족에게 매년 처녀를 바치는 관례가 있었다. 가엾은 소녀 찔레는 다른 처녀들과 함께 몽고로 끌려가서 그곳에서 살게 됐다.
몽골 사람은 마음씨가 착한 찔레에게 고된 일을 시키지 않아 찔레의 생활은 호화롭고 자유로웠다.
그러나 찔레는 그리운 고향과 부모의 동생들의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가난해도 고향이 좋고 지위가 낮아도 내 부모가 좋고, 남루한 옷을 입어도 내 형제가 좋았다. 찔레의 향수는 무엇으로도 달랠 수 없었다. 고향을 그리는 마음을 버리지 못하고 10여 년의 세월을 눈물로 보내던 어느 날이었다. 찔레를 가엾게 여긴 주인은 사람을 고려로 보내 찔레의 가족을 찾아오게 했으나 찾지 못하고 돌아왔다. 할 수 없이 찔레는 주인의 허가를 얻어 혼자서 고향의 가족을 찾아 나섰다. 고려의 고향집을 찾아나선 찔레는 동생의 이름을 부르며 여기저기 산 속을 헤매었다.
그렇지만 그리운 동생은 찾지 못했다. 슬픔에 잠긴 찔레는 몽골로 다시 가서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고 생각해 고향집 근처에서 죽고 말았다. 그 후 부모와 동생을 찾아 헤매던 골짜기마다, 개울가마다 그녀의 마음은 흰꽃이 되고 소리는 향기가 되어 찔레꽃으로 피어났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