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의 입냄새 원인과 구취잡는 세신
WHY 입 냄새, WHAT 구취
-김대복 박사의 종횡무진 냄새 문화 탐험-
현대인의 절반은 입 냄새에 예민하다.
구취는 타인에게 불쾌감을 줘 대인관계 및 사회생활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입 냄새는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예외가 없다.
대전대 한의대 김대복 겸임교수의 입 냄새 문화 산책을 시리즈로 엮는다.
동의보감의 입냄새 원인과 구취잡는 세신
한의학에서는 구취의 주요한 원인을
위의 열로 본다. 의서에서는 구취자(口臭者) 위열야(胃熱也) 허화울혈어흉중(虛火鬱血於胸中) 내작구취(乃作口臭) 심로(心勞)
미후기출성취(味厚氣出腥臭)라고 했다.
풀이하면 다음과 같다.
입의 냄새는 위의 염증과 연관 있다.
속에 열이 있고, 가슴이 울혈 되면
구취가 난다. 마음건강이 좋지 않고
육류를 많이 섭취하면 비린내 같은
악취가 난다.’
동의보감은 구취 치료제로 족두리풀 뿌리인 세신(細辛)을 제시하고 있다.
외형편의 세신(細辛)조에 치구치(治口臭)
자취농즙(煮取濃汁)열함냉토즉차(熱含冷吐即差)구절이 나온다.
옛 의서인 증류본초를 인용했는데
입냄새 치료 때 세신 처방법이다.
진하게 달인 세신을 뜨거울 때
입에 머금고 있다가 식은 다음 뱉으면 구취나 충치 등이 가시는 효과를 설명했다
진통작용과 항염작용에 주목한 것이다.
현대의 실험에서도 세신은 결핵균, 적리균, 용혈성 연쇄상 구균 등의 억제하는
작용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5세기의 남조(南朝)의 유명한 도사(道士)인 도홍경도 주위에 입냄새가 나면
세신을 물고 있도록 권유했다.
한국과 중국의 전통 구취치료 요법으로 세신이 활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민간에서는 입에서 냄새가 나고, 삭은 이가 아플 때 세신을 오랜 시간 달인 뒤
식을 때까지 입에 물고 있었다. 구취가 심할 때는 씹기도 했다.
요즘의 입안 청결제인 은단의 원료로도 쓰이는 세신에는 매운 맛과 메틸어이케놀, 아싸리닌
아시릴케톤. 페놀. 팔미틴산 성분이 있다. 약성이 매워서 한자 이름이 세신(細辛)이다.
효과는 염증을 치료하고, 통증을 가라앉히고, 고약한 냄새를 가시게 한다.
세신의 모태인 족두리풀 이름은 족두리처럼 생긴 꽃 모양에서 유래했다.
다년생인 족두리풀은 찾기가 쉽지 않다. 족두리풀잎을 찾아도, 꽃을 보려면
몸을 최대한 낮춰야 한다. 잎을 들추면 보라색 꽃이 나타난다.
잎은 위에 있고, 꽃은 땅에 바짝 붙어 핀다. 수정은 야행성 곤충에 의해 이루어진다.
구취를 다스리는 세신은 다양한 효능이 있다. 항염, 진통, 진정, 해열 작용을 한다.
감기 등의 이비인후과 질환에도 적용되는 데 두통, 복통, 오한, 천식, 가래
소화불량에도 처방된다.
동의보감의 내경편에는 세신의 용도로 ‘산풍출한(散風出汗) 수전음지(水煎飮之)
불가위말복( 不可爲末服) 영인기색(令人氣塞)’으로 적었다.
현대어로 풀이하면 ‘물에 달여 마시는 세신은 풍을 흩뜨리고 땀을 나게 한다.
가루를 내 복용하면 안 된다. 기를 막히게 하기 때문이다‘는 뜻이다.
구취와 관련한 효능은 본초강목에서도 읽을 수 있다. 세신이 속을 따뜻하게 하고
기운을 아래로 내려 안정시킨다고 했다. 또 담(痰)을 제거하고 가슴이
시원한 효과도 설명했다.
부은 목, 막힌 코, 울결된 젖을 풀어주는 등 오장육부를 안정시키고 정기(精氣)를
잘 통하게 하는 약재로 안내했다.
본초강목의 이 구절은 전반적으로 오장육부의 순환을 원활하게 해 막힘에서 오는 다양한
질병을 치료하는 근본치료법의 일환이다. 전체의 순환이 잘 되면 구취도 사라지게 된다.
글쓴이 김대복
대전대 한의학과 겸임교수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으로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가 있다.
출처 한경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