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가구약(不可救藥)
치료약을 구할 수 없다는 뜻으로, 더 이상 어찌할 방법이 없다 또는 일이 만회할 수 없을 지경에 달하였음을 비유하는 말이다.
不 : 아닐 불(一/3)
可 : 옳을 가(口/2)
救 : 구할 구(攵/7)
藥 : 약 약(艹/15)
(유의어)
무가구약(無可救藥)
병입고황(病入膏肓)
출전 : 시경(詩經) 대아(大雅) 판(板)
서주(西周) 초기 려왕(厲王)은 잔인무도(殘忍無道)하여 백성의 원성이 자자했고, 심지어는 대신들조차 많은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려왕은 위(衛)나라 무당을 불러서 비방하는 자를 감시하게 하고 무당이 보고하면 그들을 죽였다. 상황이 이처럼 되자 비방하는 사람도 점차 줄었고, 제후들은 아예 조회조차 하러 오지 않았다.
경사(卿士) 범백(凡伯)이 친히 려왕 앞에 나서서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므로 그들을 괴롭혀서는 안된다고 정중하게 권했다.
그 말에 려왕은 성이 났지만 나이가 있는 신하인지라 차마 징벌까지는 내리지 못하고 역시 그 말을 대수롭지 않게 흘려버렸다.
려왕은 범백의 말을 심복들에게 들려주었다. 그러자 심복들은 범백이 나이가 들어 사소한 일을 떠들썩하게 구는 것이니 신경쓸 필요가 없다고 했다.
이튿날 범백과 문무백관들이 조정에서 려왕을 만나게 되었는데 려왕의 심복들은 범백을 비웃었다. 정직한 신하인 범백은 더 이상 참을수 없어 당장에서 시 한수를 지었다. 그 시가 시경(詩經) 대아(大雅) 판(板)이다.
詩經 大雅
第二 生民之什 板
멀리 하시면
板 1
上帝板板, 下民卒癉.
出話不然, 爲猶不遠.
靡聖管管, 不實於亶.
猶之未遠, 是用大諫.
상제가 상도(常道)를 뒤집은지라. 하민(下民)들이 모두 병들거늘, 말을 냄이 옳지 못하며, 계책이 원대하지 아니하여, 성인이 없다하여 의거함이 없으며, 성실해야 할 데에 진실하지 못하나니, 계책이 원대하지 못한지 이로써 크게 간(諫)하노라.
板 2
天之方難, 無然憲憲.
天之方蹶, 無然泄泄.
辭之輯矣, 民之洽矣.
辭之懌矣, 民之莫矣.
하늘이 바야흐로 어려움을 내리시니, 그렇게 기뻐하지 말지어다. 하늘이 바야흐로 기울어지게 하시니, 그렇게 느릿하게 말지어다. 말을 화하게 하면 백성들이 화합할 것이며, 말을 기쁘게 하면 백성들이 안정되리라.
板 3
我雖異事, 及爾同僚.
我卽爾謀, 聽我囂囂.
我言維服, 勿以爲笑.
先民有言, 詢于芻蕘.
내가 비록 하는 일은 다르나, 너와 더불어 동료로다. 내가 너에게 나아가 계책을 세우니, 내 말을 들음이 건성으로 하도다. 내 말은 오직 급한 일이 있어서이니, 웃음거리로 여기지 말라. 선현(先賢)이 말씀하되, 나무꾼에게도 물어야 한다 하시니라.
板 4
天之方虐, 無然謔謔.
老夫灌灌, 小子蹻蹻.
匪我言耄, 爾用憂謔.
多將熇熇, 不可救藥.
하늘이 바야흐로 포악하시니, 그렇게 희롱하며 업신여기지 말지어다. 늙은 지아비가 정성을 다하거늘, 소자(小子)는 교만하고 교만하도다. 내 말이 망령됨이 아니거늘, 너는 근심을 희롱으로 삼으니. 근심스러운 일이 많아지면 장차 불꽃처럼 성해져서, 가히 구원할 약이 없으리라.
板 5
天之方懠, 無爲夸毗.
威儀卒迷, 善人載尸.
民之方殿屎, 則莫我敢葵.
喪亂蔑資, 曾莫惠我師.
하늘이 바야흐로 노하시니, 큰 체하고 빌붙어서. 위의를 모두 어지럽히며, 선인을 송장처럼 아무 일도 못하게 말지어다. 백성들이 바야흐로 신음하거늘, 우리를 감히 헤아려주는 이가 없으니. 상하고 어지러워서 멸망함이 슬픈지라, 일찍이 우리를 사랑하는 이가 없도다.
板 6
天之牖民, 如壎如篪.
如璋如圭, 如取如攜.
攜無曰益, 牖民孔易.
民之多辟, 無自立辟.
하늘이 백성을 열어줌이, 질나팔과 같고 젓대와 같으며. 장과 같고 규와 같으며, 취함과 같고 쥔 것과 같으니. 쥐면 더 보탤 것이 없음이다. 백성을 열어줌이 심히 쉬우니라. 백성이 사벽함이 많으니, 스스로 사벽함을 세우지 말지어다.
板 7
价人維藩, 大師維垣.
大邦維屛, 大宗維翰.
懷德維寧, 宗子維城.
無俾城壞, 無獨斯畏.
대덕한 사람이 울타리가 되며, 많은 무리가 담이 되며, 큰 제후 나라가 병풍이 되며, 큰 종중(宗中)이 줄기가 되며, 덕을 품음이 편안함이 되며, 종자(宗子)가 성이 되니, 성을 허물어지게 하지 말아서, 홀로 되어 두려워하지 말게 하라.
板 8
敬天之怒, 無敢戱豫.
敬天之渝, 無敢馳驅.
昊天曰明, 及爾出王.
昊天曰旦, 及爾游衍.
하늘의 노함을 공경하여, 감히 희롱하고 게을리 말며, 하늘의 변함을 공경하여, 감히 달리고 몰지 말지어다. 호천이 밝으시어, 네가 나가고 왕래함에 미치시며, 호천이 밝으사, 네가 유연함에 미치시느니라.
이러한 범백(凡伯)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려왕은 자신의 잘못을 전혀 인식하지 못한 채 제 고집대로만 모든 일을 처리했다.
결국 나라에는 정치에 대해 말하는 자가 없었고, 3년이 지나자 마침내 백성들이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결국 난을 일으켜서 려왕을 내쫓아 버렸다(BC841년). 려왕이 목숨만 부지하고 달아났으나 결국 다시 돌아오지 못한 채 수년 후 죽고 말았다.
위정자들에게 흔히 볼 수 있는 가장 나쁜 모습 가운데 하나가 바로 자신만의 생각, 자신만의 가치를 강요 내지 강권하는 일일 것이다.
이 경우 일어나는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소통의 단절이다. 만일 려왕이 범백(凡伯)의 진심어린 간언(諫言)을 받아들였다면 주나라 사직(社稷)은 더 공고해졌을 것이다.
개과(改過)의 과정, 그리고 이를 통한 조정과 통합의 과정이 없이는 그 어떤 사회도 올바른 방향으로 나가기 힘들다.
불가구약(不可救藥)
치료약을 구할 수 없다는 뜻으로, 더 이상 어찌할 방법이 없다. 처음 상태로 되돌리기 어렵다. 일이 만회할 수 없을 지경에 달하였음을 비유하는 말이다.
또한 악인을 구원할 수 없거나 나쁜 습관을 고치기 어려운 경우를 비유하는 말이다. 흔히 쓰는 말 ‘약도 없다’라는 말도 여기서 나온 것이다. 비슷한 뜻으로 무가구약(無可救藥)이라고도 한다.
시경(詩經) 대아(大雅) 판(板)이라는 시(詩)에 나오는 말인데, 주(周)나라 때 범백(凡伯)이 지은 시라고 전해진다.
춘추 전국시대 서주(西周) 말엽, 여왕(厲王)은 포학하고 잔혹한 정치로 백성들을 핍박하였다. 백성들은 몰래 그를 저주 하였으며, 일부 대신들까지도 그에게 불만을 품었다.
여왕(厲王)은 백성들이 자신을 욕하고 있음을 알고 그들을 사형에 처하라는 명령을 내리자, 공개적으로 그를 비난하는 사람은 없었다.
당시 유명한 관리였던 범백(凡伯)은 왕의 이러한 처사가 지나치다 여겨 과감하게 글을 올렸으나, 오히려 사람들로부터 비웃음을 받게 되었다는 충신의 답답한 마음을 노래한 시이다.
다음은 여덟 장으로 구성된 시 가운데 네 번째 장이다.
天之方虐 無然謔謔(천지방학 무연학학)
하늘이 이렇게 가혹한데 그렇게 놀리지 마십시오.
老夫灌灌 小子蹻蹻(노부관관 소자갹갹)
노인은 정성을 다하는데, 젊은 사람은 교만하고
匪我言耄 爾用憂謔(비아언모 이용우학)
내가 망령부린 말도 하지 않았는데, 장난삼아 놀리는구나.
多將熇熇 不可救藥(다장학학 불가구약)
장차 많은 악행을 일삼으면, 치료할 약도 없다.
기원전 841년 결국, 핍박받은 주(周)나라 백성들이 폭동을 일으킴으로써 여왕(厲王)의 포악한 정치도 끝나게 되었는데, 불가구약(不可救藥)은 일이 회복할 수 없는 형편에 이른 것을 말한다.
이때부터 범백(凡伯)의 시에 있던 불가구약(不可救藥)이란 말은 일이 만회할 수 없을 지경에 달하였음을 형용하는 말로 널리 쓰여 지기 시작한 것이다.
▶️ 不(아닐 부, 아닐 불)은 ❶상형문자로 꽃의 씨방의 모양인데 씨방이란 암술 밑의 불룩한 곳으로 과실이 되는 부분으로 나중에 ~하지 않다, ~은 아니다 라는 말을 나타내게 되었다. 그 때문에 새가 날아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음을 본뜬 글자라고 설명하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不자는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不자는 땅속으로 뿌리를 내린 씨앗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아직 싹을 틔우지 못한 상태라는 의미에서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不자는 ‘부’나 ‘불’ 두 가지 발음이 서로 혼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不(부/불)는 (1)한자로 된 말 위에 붙어 부정(否定)의 뜻을 나타내는 작용을 하는 말 (2)과거(科擧)를 볼 때 강경과(講經科)의 성적(成績)을 표시하는 등급의 하나. 순(純), 통(通), 약(略), 조(粗), 불(不)의 다섯 가지 등급(等級) 가운데 최하등(最下等)으로 불합격(不合格)을 뜻함 (3)활을 쏠 때 살 다섯 대에서 한 대도 맞히지 못한 성적(成績) 등의 뜻으로 ①아니다 ②아니하다 ③못하다 ④없다 ⑤말라 ⑥아니하냐 ⑦이르지 아니하다 ⑧크다 ⑨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 그리고 ⓐ아니다(불) ⓑ아니하다(불) ⓒ못하다(불) ⓓ없다(불) ⓔ말라(불) ⓕ아니하냐(불) ⓖ이르지 아니하다(불) ⓗ크다(불) ⓘ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불) ⓙ꽃받침, 꽃자루(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아닐 비(非)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움직이지 않음을 부동(不動),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일정하지 않음을 부정(不定), 몸이 튼튼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음을 부실(不實), 덕이 부족함을 부덕(不德), 필요한 양이나 한계에 미치지 못하고 모자람을 부족(不足), 안심이 되지 않아 마음이 조마조마함을 불안(不安), 법이나 도리 따위에 어긋남을 불법(不法), 어떠한 수량을 표하는 말 위에 붙어서 많지 않다고 생각되는 그 수량에 지나지 못함을 가리키는 말을 불과(不過), 마음에 차지 않아 언짢음을 불만(不滿), 편리하지 않음을 불편(不便), 행복하지 못함을 불행(不幸), 옳지 않음 또는 정당하지 아니함을 부정(不正),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속까지 비치게 환하지 못함을 불투명(不透明), 할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것을 불가능(不可能), 적절하지 않음을 부적절(不適切), 부당한 일을 부당지사(不當之事), 생활이 바르지 못하고 썩을 대로 썩음을 부정부패(不正腐敗), 그 수를 알지 못한다는 부지기수(不知其數), 시대의 흐름에 따르지 못한다는 부달시변(不達時變) 등에 쓰인다.
▶️ 可(옳을 가, 오랑캐 임금 이름 극)는 ❶회의문자로 막혔던 말이(口) 튀어 나온다는 데서 옳다, 허락하다를 뜻한다. 나중에 呵(訶; 꾸짖다), 哥(歌; 노래) 따위의 글자가 되는 근본(根本)이 되었다. 또 나아가 힘드는 것이 나갈 수 있다, 되다, 그래도 좋다, 옳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可자는 ‘옳다’나 ‘허락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可자는 곡괭이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可자는 본래 농사일을 하며 흥얼거린다는 뜻으로 쓰였던 글자였다. 전적으로 노동력에 의존해야 했던 농사는 매우 힘든 일이었다. 그런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이겨내고자 흥얼거리던 노래가 바로 농요(農謠)이다. 그래서 可자는 곡괭이질을 하며 흥얼거린다는 의미에서 ‘노래하다’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후에 可자가 ‘옳다’나 ‘허락하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지금은 여기에 입을 벌린 모습의 欠(하품 흠)자를 결합한 歌(노래 가)자가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可(가, 극)는 (1)옳음 (2)좋음 (3)성적이나 등급 따위를 평점하는 기준의 한 가지. 수,우,미,양,가의 다섯 계단으로 평점하는 경우에, 그 가장 낮은 성적이나 등급을 나타내는 말 (4)회의(會議)에서 무엇을 결정하거나 어떤 의안을 표결할 경우에 결의권을 가진 사람들의 의사(意思) 표시로서의 찬성(동의) (5)…이(가)됨, 가능(可能)함의 뜻을 나타내는 말로서 동작을 나타내는 한자어 앞에 붙음 등의 뜻으로 ①옳다 ②허락하다 ③듣다, 들어주다 ④쯤, 정도 ⑤가히 ⑥군주(君主)의 칭호(稱號) ⑦신의 칭호(稱號) 그리고 ⓐ오랑캐 임금의 이름(극)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시(是), 옳을 의(義),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不), 아닐 부(否)이다. 용례로는 할 수 있음을 가능(可能), 여러 사람의 의사를 따라 의안을 좋다고 인정하여 결정함을 가결(可決), 변화하거나 변경할 수 있음을 가변(可變), 움직이거나 이동할 수 있음을 가동(可動), 대체로 합당함을 가당(可當), 가능성 있는 희망을 가망(可望), 두려워할 만함을 가공(可恐), 하고자 생각하는 일의 옳은가 그른가의 여부를 가부(可否), 얄미움이나 밉살스러움을 가증(可憎), 불쌍함이나 가엾음을 가련(可憐), 눈으로 볼 수 있음을 가시(可視), 나눌 수 있음이나 분할할 수 있음을 가분(可分), 어처구니 없음이나 같잖아서 우스움을 가소(可笑), 참고할 만함이나 생각해 볼 만함을 가고(可考), 꽤 볼 만함이나 꼴이 볼 만하다는 뜻으로 어떤 행동이나 상태를 비웃을 때에 이르는 말을 가관(可觀), 스스로 생각해도 우습다는 뜻으로 흔히 편지에 쓰이는 말을 가가(可呵), 법령으로 제한 금지하는 일을 특정한 경우에 허락해 주는 행정 행위를 허가(許可), 옳지 않은 것을 불가(不可), 인정하여 허락함을 인가(認可), 아주 옳음이나 매우 좋음을 극가(極可), 안건을 결재하여 허가함을 재가(裁可), 피할 수 없음을 불가피(不可避), 할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것을 불가능(不可能), 될 수 있는 대로나 되도록을 가급적(可及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것을 가시적(可視的), 현상이나 상태 등이 실제로 드러나게 됨 또는 드러나게 함을 가시화(可視化), 침범해서는 안됨을 불가침(不可侵), 의안을 옳다고 결정함을 가결안(可決案), 옳거나 그르거나를 가부간(可否間), 불에 타기 쉬운 성질을 가연성(可燃性), 높아도 가하고 낮아도 가하다는 가고가하(可高可下), 동쪽이라도 좋고 서쪽이라도 좋다는 뜻으로 이러나 저러나 상관없다는 말을 가동가서(可東可西), 머물러 살 만한 곳이나 살기 좋은 곳을 가거지지(可居之地), 어떤 일을 감당할 만한 사람을 가감지인(可堪之人), 그럴듯한 말로써 남을 속일 수 있음을 가기이방(可欺以方) 등에 쓰인다.
▶️ 救(구원할 구)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등글월문(攵=攴; 일을 하다, 회초리로 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求(구; 정리하다, 모으는 일)로 이루어졌다. '손으로 말리다', '구원하다'는 뜻이 있다. 나쁜 길로 빠지려는 사람은 때려서라도 구해 주어야 한다는 뜻도 있다. ❷회의문자로 救자는 '건지다'나 '구원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救자는 求(구할 구)자와 攵(칠 복)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求자는 털가죽으로 만든 옷을 그린 것으로 '구하다'나 '탐하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救자는 이렇게 '구하다'라는 뜻을 가진 求자에 攵자를 결합한 것으로 누군가를 구한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니까 救자에 쓰인 攵자는 위기에 빠진 사람을 구하기 위해 나뭇가지를 내민다는 뜻으로 응용된 것이다. 그래서 救(구원할 구)는 ①구원하다, 건지다, 돕다 ②고치다, 치료하다 ③막다, 못 하게 하다, 금지하다 ④도움, 구원(救援)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건널 제(濟)이다. 용례로는 어려운 지경에 빠진 사람을 구하여 냄을 구제(救濟), 위험한 상태에서 구하여 냄을 구출(救出), 빈민이나 이재민 등에게 금품을 주어 구조함을 구휼(救恤), 구원하고 도와 줌을 구조(救助), 도와서 보호함이나 부상자나 병자를 간호함을 구호(救護), 사람의 목숨을 구함을 구명(救命), 위급한 처지에 놓여 있는 사람을 구하는 일을 구급(救急), 어려움에 처하여 있는 사람을 도와서 건져줌을 구원(救援), 나라를 위기에서 구함을 구국(救國), 어려운 고비를 도와주는 사람을 구인(救人), 어려움을 도와 구해 줌을 구난(救難), 병을 고치는 약을 구약(救藥), 사람들의 괴로움을 구해 줌을 구고(救苦), 극히 가난한 사람을 구제함을 구빈(救貧), 세상 사람을 죄악으로 부터 구원함을 구세(救世), 호응하여 구원함을 구응(救應), 위태롭거나 곤란한 지경에 처한 사람을 구원하여 살려 줌을 구활(救活), 스스로를 구함을 자구(自救), 도와 구해줌을 원구(援救), 서로 구해줌을 상구(相救), 힘써서 구원함을 역구(力救), 완전히 구제함을 완구(完救), 중생을 불쌍히 여겨 구제함을 자구(慈救), 구원하러 감을 부구(赴救), 잘못된 풍습이나 폐단을 바로잡아 구제함을 교구(矯救), 나라를 구하는 방패와 성이란 뜻으로 나라를 구하여 지키는 믿음직한 군인이나 인물을 의미하는 말을 구국간성(救國干城), 불을 끈답시고 땔나무를 던진다는 뜻으로 폐해를 없애려고 한 행위가 폐해를 조장하게 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을 구화투신(救火投薪), 곤란이 몹시 심하여 다른 일을 돌아볼 겨를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구사불첨(救死不瞻), 세상을 구하고 민생을 구제함을 일컫는 말을 구세제민(救世濟民), 같은 배에 탄 사람이 배가 전복될 때 서로 힘을 모아 구조한다는 뜻으로 이해 관계가 같은 사람은 알거나 모르거나 간에 서로 돕게 됨을 이르는 말을 동주상구(同舟相救), 옹기를 깨뜨려서 친구를 구한다는 말을 파옹구우(破甕救友), 한 잔의 물로 수레에 가득 실린 땔나무에 붙은 불을 끄려 한다는 뜻으로 능력이 도저히 미치지 않아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어리석은 짓을 한다는 말을 배수구거(杯水救車), 땔나무를 지고 불을 끈다는 뜻으로 재해를 방지하려다가 자기도 말려들어가 자멸하거나 도리어 크게 손해를 입음을 이르는 말을 부신구화(負薪救火), 땔나무를 안고 불을 끄러 간다는 뜻으로 재해를 방지하려다가 자기도 말려들어가 자멸하거나 도리어 크게 손해를 입음을 이르는 말을 포신구화(抱薪救火), 치료약을 구할 수 없다는 뜻으로 일이 만회할 수 없을 처지에 이른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구약(不可救藥), 급히 서둘러 구한다는 말로 포복은 손과 발이 함께 간다는 뜻으로 남의 상사에 힘을 다하여 도움을 이르는 말을 포복구지(匍匐救之), 병이 나면 돕고 죽으면 장례를 치러 줌을 일컫는 말을 병구사장(病救死葬), 먼저 폐단을 말하고 그 폐단을 바로잡음을 일컫는 말을 설폐구폐(說弊救弊), 물로써 물을 구한다는 뜻으로 잘못을 바르게 하려다가 그것을 더 번지게 만드는 일을 일컫는 말을 이수구수(以水救水), 우물에 들어가 남을 구한다는 뜻으로 해 놓은 일에 아무런 이득이 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종정구인(從井救人), 불로써 불을 구한다는 뜻으로 폐해를 구해 준다는 것이 도리어 폐해를 조장함을 이르는 말을 이화구화(以火救火) 등에 쓰인다.
▶️ 藥(약 약, 뜨거울 삭, 간 맞출 략/약)은 ❶형성문자로 薬(약)의 본자(本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초두머리(艹=艸; 풀, 풀의 싹)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樂(악, 약)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藥자는 '약'이나 '약초'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藥자는 艹(풀 초)자와 樂(노래 악)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樂자는 거문고와 같은 현악기를 그린 것으로 '풍류'나 '즐겁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몸이 아픈 것은 분명 즐겁지 못한 상태를 뜻한다. 그러니 '즐겁다'라는 뜻을 가진 樂자와 艹자의 결합은 약초(艹)를 먹고 다시 즐거운(樂) 상태로 되돌아 간다는 뜻이다. 그래서 藥(약, 삭, 략)은 (1)병(病)이나 상처(傷處) 등을 고치거나 예방하는 작용을 하는 의학적(醫學的) 물질(物質). 먹거나 바르거나 주사(注射)하거나 함. 물약, 가루약, 고약, 탕약(湯藥) 등이 있음. 약품(藥品) (2)화약(火藥) (3)사기 그릇이나 구두 따위 물건에 윤을 내기 위하여 바르는 물질. 유약(釉藥), 구두약 따위 (4)의약, 농약, 시약(試藥) 따위를 두루 이르는 말 (5)술, 아편(阿片) 등의 결말 (6)비유적으로 몸이나 마음에 이롭거나 도움이 되는 것 등의 뜻으로 먼저 약 약의 경우는 ①약(藥) ②약초(藥草: 약으로 쓰는 풀) ③구릿대(산형과의 여러해살이풀) ④구릿대의 잎 ⑤작약(芍藥: 작약과의 여러해살이풀) ⑥사약(賜藥: 임금이 독약을 내리다) ⑦독(毒) ⑧아편(阿片) ⑨화약(火藥) ⑩담, 금원(禁苑) ⑪고치다, 치료하다, 약을 쓰다 ⑫독살(毒殺)하다 그리고 뜨거울 삭의 경우는 ⓐ뜨겁다(삭) ⓑ더운 모양(삭) ⓒ뜨거운 모양(삭) 그리고 간 맞출 략의 경우는 ㉠간을 맞추다(략) ㉡조미(調味)하다(략) ㉢양념한 젓갈(젓으로 담근 음식)(략)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약제 제(劑)이다. 용례로는 양약을 파는 곳을 약국(藥局), 한약을 지어 파는 곳을 약방(藥房), 약의 품질을 약품(藥品), 약의 효험을 약효(藥效), 약으로 씀을 약용(藥用), 가운데 손가락과 새끼손가락 사이의 손가락을 약지(藥指), 약제가 되는 물건을 약제(藥物), 조제하거나 또는 사용할 수 있게 만든 약재를 약제(藥劑), 약이 되는 풀을 약초(藥草), 먹어서 몸에 약이 된다는 샘물을 약수(藥水), 약재를 넣어서 빚은 술을 약주(藥酒), 약제에 관한 학문을 약학(藥學), 약풀을 심어 가꾸는 밭을 약원(藥園), 약을 담은 종지를 약종(藥鐘), 농작물에 해로운 병균이나 벌레, 잡초 따위를 없애는 데 쓰는 농약(農藥), 몸을 보하는 약을 보약(補藥), 서양의 의술로 만든 약을 양약(洋藥), 한방에서 쓰는 약을 한약(韓藥), 신령스럽게 효험이 있는 약을 영약(靈藥), 온갖 약을 백약(百藥), 약을 먹음을 복약(服藥), 화학 분석에서 어떠한 물질의 성분 및 그의 양을 알아내는 데 쓰이는 약품을 시약(試藥), 이를 닦는 데 쓰는 약을 치약(齒藥), 의료에 쓰이는 약품을 의약(醫藥), 의약을 제조함 또한 그러한 약제를 제약(製藥), 달이어서 먹는 한약을 탕약(湯藥), 작고 둥글게 만든 알약을 환약(丸藥), 병에 알맞은 약제를 투여함을 투약(投藥), 약 상자 속의 물건이라는 뜻으로 자기의 수중에 있어서 필요하면 언제든지 쓸 수 있는 물건을 일컫는 말을 약롱중물(藥籠中物), 무슨 일이나 빠짐없이 끼임 또는 반드시 끼어야 할 사물을 일컫는 말을 약방감초(藥房甘草), 약과 돌바늘 같은 말이라는 뜻으로 사람을 훈계하여 나쁜 점을 고치게 하는 말을 약석지언(藥石之言), 약석이 무효라는 뜻으로 약이나 치료도 효험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약석무효(藥石無效), 죽은 뒤에 약방문을 쓴다는 뜻으로 이미 때가 지난 후에 대책을 세우거나 후회해도 소용없다는 말을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 좋은 약은 입에 쓰다는 뜻으로 충언은 귀에 거슬린다는 말을 양약고구(良藥苦口), 좋다는 약을 다 써도 병이 낫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백약무효(百藥無效), 함박꽃 선물이라는 뜻으로 남녀 간에 향기로운 함박꽃을 보내어 정을 더욱 두텁게 함을 이르는 말을 작약지증(勺藥之贈), 치료약을 구할 수 없다는 뜻으로 일이 만회할 수 없을 처지에 이른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구약(不可救藥), 증세에 맞게 약을 써야 한다는 뜻으로 문제의 핵심을 바로 보고 대처해야 함을 이르는 말을 대증하약(對症下藥), 약을 쓰지 아니하여도 병이 저절로 나음을 일컫는 말을 물약자효(勿藥自效), 백 가지 약 중에 으뜸이라는 뜻으로 술을 좋게 이르는 말을 백약지장(百藥之長), 창자를 썩히는 약이라는 뜻으로, 맛 좋은 음식물과 술을 이르는 말을 부장지약(腐腸之藥)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