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3일(수) 이사야 45:1-13 찬송 546장
1. 여호와께서 그의 기름 부음을 받은 고레스에게 이같이 말씀하시되
내가 그의 오른손을 붙들고 그 앞에 열국을 항복하게 하며 내가 왕들의 허리를 풀어
그 앞에 문들을 열고 성문들이 닫히지 못하게 하리라
2. 내가 너보다 앞서 가서 험한 곳을 평탄하게 하며 놋문을 쳐서 부수며 쇠빗장을 꺾고
3. 네게 흑암 중의 보화와 은밀한 곳에 숨은 재물을 주어 네 이름을 부르는 자가
나 여호와 이스라엘의 하나님인 줄을 네가 알게 하리라
4. 내가 나의 종 야곱, 내가 택한 자 이스라엘을 위하여 네 이름을 불러
너는 나를 알지 못하였을지라도 네게 칭호를 주었노라
5. 나는 여호와라 나 외에 다른 이가 없나니 나 밖에 신이 없느니라
너는 나를 앞지 못하였을지라도 나는 네 띠를 동일 것이요
6. 해 뜨는 곳에서든지 지는 곳에서든지 나 밖에 다른 이가 없는 줄을 알게 하리라
나는 여호와라 다른 이가 없느니라
7. 나는 빛도 짓고 어둠도 창조하며 나는 평안도 짓고 환난도 창조하나니
나는 여호와라 이 모든 일들을 행하는 자니라 하였노라
8. 하늘이여 위로부터 공의를 뿌리며 구름이여 의를 부을지어다 땅이여 열려서
구원을 싹트게 하고 공의도 함께 움돋게 할지어다 나 여호와가 이 일을 창조하였느니라
9. 질그릇 조각 중 한 조각 같은 자가 자기를 지으신 이와 더불어 다툴진대 화 있을진저
진흙이 토기장이에게 너는 무엇을 만드느냐 또는 네가 만든 것이 그는 손이 없다 말할 수 있겠느냐
10. 아버지에게는 무엇을 낳았소 하고 묻고 어머니에게는 무엇을 낳으려고
해산의 수고를 하였소 하고 묻는 자는 화 있을진저
11.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이 곧 이스라엘을 지으신 여호와께서 이같이 이르시되
너희가 장래 일을 내게 물으며 또 내 아들들과 내 손으로 한 일에 관하여 내게 명령하려느냐
12. 내가 땅을 만들고 그 뒤에 사람을 창조하였으며 내가 내 손으로 하늘을 펴고
하늘의 모든 군대에게 명령하였노라
13. 내가 공의로 그를 일으킨지라 그의 모든 길을 곧게 하리니 그가 나의 성읍을 건축할 것이며
사로잡힌 내 백성을 값이나 갚음이 없이 놓으리라 만군의 여호와의 말이니라 하셨느니라
(개역 개정)
- 고레스 배후에서 역사하신 주권자 하나님 -
제41-44장에서 이사야는 여호와만이 유일한 구원자이시고
참 하나님이심을 증거함에 있어서 고레스를 통해 바벨론 제국을 멸망시키시고
선민 이스라엘을 구원하실 사건을 거듭 실례로 들어왔다.(41:2, 25; 43:14; 44:28)
그런데 여기에서는 다음과 같은 한 가지 의문이 제기될 법하다.
즉 바사왕 고레스가 바벨론 제국을 정복한 것은
약육 강식의 원리가 지배하는 이 세상 역사의 이치에 따른 것이지
어떻게 여호와 하나님에 의해 된 일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이에 대한 답변으로 주어진 것이 바로 45장이다.
이러한 45장의 첫단락인 오늘 말씀의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1-4절은 고레스가 열국의 정복자로 등장하게 된 것이
전적으로 하나님께서 배후에서 섭리하신 결과임을,
5-8절은 하나님께서 고레스를 세운 목적이 세계 만민으로 하여금
여호와가 창조자와 구원자이심을 알게 하는데 있음을,
9-13절은 다른 많은 사람들, 특별히 선민 중에서 당신의 종을 세우시지 않고
이방인 고레스를 구원자로 세우신 것은 아무도 항변할 수 없는
전적인 하나님의 주권에 속한 것임을 언급하고 있다.
이상과 같은 본문의 내용은 앞에서 제기한 의문에 대해
순환 논법식으로 답한 것으로 마치 모순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여호와가 절대 유일한 주권자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을
하나님 자신이 그대로 선포하고 있는 한 거기에는
인간이 이성을 가지고 어떤 논리적인 설명이나 설득을 한다 하더라도
아무런 소용이 없을 뿐만 아니라 또 제대로 설명할 수도 없다.
오직 하나님께서 자신을 계시하신 그대로 우리는 믿음으로 받아들일 뿐이다.
또 그럴 때에 실제로 인간 역사의 배후에서
분명히 역사하고 계신 하나님의 손길을 발견할 수 있다.
본문에서도 고레스 자신은 전혀 의식하지 못했지만(4, 5절)
하나님이 그 배후에서 고레스를 당신의 뜻대로 섭리, 인도하신 것이다.
실로 인간들은 역사 전면에 부각된 현상들만을 보고 역사를 규정하려 하지만
이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행위인지를 본문은 잘 보여주고 있다.
7절) 「나는 빛도 짓고 어둠도 창조하며 나는 평안도 짓고 환난도
창조하나니 나는 여호와라 이 모든 일들을 행하는 자니라 하였노라」
이 말씀은 하나님께서 당신 자신만이 절대 유일의 신으로서
모든 세상사를 홀로 주관하시는 분임을 천명하신 것이다.
하나님께서 이러한 선언을 하게 된 것은 페르시아의 종교 사상과 관련이 있다.
페르시아의 종교는 불을 신성시하고
아후라 마즈다를 최고의 신으로 숭배하는 조로아스터교이다.
이 종교의 중심 사상은 이원론(二元論)으로
우주와 세상의 모든 일을 선과 악의 두 원리로 이해한다.
즉 우주와 세상의 모든 일은 빛과 어두움, 선과 악을 주관하는
대립적인 두 신에 의해 유지되고 움직여 나간다는 것이다.
이 사상에 의하면 선의 신이 강력해지면
세상에는 선으로 충만해져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나는 반면,
악의 신이 강력해지면 악한 일들 곧 환난과 재앙과 같은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그런데 7절 말씀에서 하나님은 당신에 의해 빛과 어두움,
평안과 환난도 생겨나게 된다고 선언하신다.
이는 조로아스터교와 같은 우상 종교가 헛된 것이며
세상에 신은 여럿이 존재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만 유일하게 존재하고 계시며
그 하나님께서 범사를 섭리하시고 계획하시며 그대로 모든 것을 이루심을 밝힌다.
사실 이원론은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에게
이 세상에 일어나는 일에 대하여 설명하는데 매우 매력적인 이론이다.
우리가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보면 대립적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그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감과 갈등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심지어는 하나님과 사탄 사이에도 대등한 대립 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성경은 무어라고 말씀하고 있는가?
성경은 하나님께서 만물을 지으셨다고 말씀한다.
빛도 하나님께서 지으시고 어두움도 하나님께서 지으셨다고 말씀한다.
세상에는 오직 한 분 하나님만이 존재하실 뿐
빛과 어두움, 선과 악을 각각 관장하는 신이 따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세상에 발생하는 어두운 일들, 슬픈 일들, 곤고한 일들은
악의 신이 세력을 확장하여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하신 것, 계획하신 바에 따라 이루어진다.
이러한 말씀은 선과 악이 혼재하며
밝은 국면만 아니라 어두운 국면이 교차하는 삶을 살아가는
모든 시대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도 중대한 가르침을 준다.
우리네 인생 역시 여느 인생과 마찬가지로
찬란한 태양과 같은 밝음이 비쳐질 때도 있고
짙은 먹구름과 같은 어두움, 곧 고난과 시련의 풍파가 몰아닥칠 때도 있다.
그러할 때 만일 이러한 이원론적인 생각에 오염되어
우리에게 닥치는 일을 헤아린다면 우리는 주변 환경에 따라
일희일비(一喜一悲)를 거듭하는 변덕스런 삶을 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고난이 클 경우에는 우리가 가진 신앙조차 포기하려 들것이다.
그러나 세상 만사에 대한 하나님의 주권, 하나님의 선하심,
하나님의 지혜로우심을 믿고 살아가는 자는
그 삶에 닥치는 모든 일들 앞에서 하나님의 뜻을 헤아리며 살아간다.
기쁜 일만 아니라 어려운 일이 닥칠 때에 더더욱 하나님을 의지하며
하나님의 인도를 따르는 한결같은 삶, 복된 삶을 살아가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세상 모든 것을 주관하시며
범사를 당신 자신의 선하신 뜻대로 행하시는 분이
오직 우리 하나님 아버지 한 분뿐임을 믿어 의심치 말아야 한다.
그 믿음, 그 확신이 우리들의 삶을 견고하고 든든하게 하며
더욱 복된 것, 아름다운 것으로 세울 것이다.
「주께서 나를 깊음 속 바다 가운데에 던지셨으므로 큰 물이 나를 둘렀고
주의 파도와 큰 물결이 다 내 위에 넘쳤나이다」 (욘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