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국황실론[雪化國皇室論]
부제:유혹(誘惑)
<五>
···
“…월령….”
“당신‥당신이 어떻게 여기에….”
때아닌 뜻밖의 소리에 동시에 고개를 돌린 은향과 진현.
그리고 백련의 향기에 취해 조용히 눈을 감은…
짙은 검정색의 머리카락.
설화국(雪化國)의 제 36대 황태자. 하월령(荷月伶)…
성큼성큼.
감았던 눈을 도도하게 올려 뜨곤
우아하면서도 제법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더니
서로를 마주보고 서있는 은향과 진현 앞에 선다.
“…한 나라의 태자라는 사람이‥ 이런 곳에서 한낮 계집과
노닥거리고 있다니‥. 참으로 한가하신 모양압니다.”
정중하고 느긋한 듯 하지만 시릴정도의 가시가 돋힌 말투.
도무지 은향을 향한 시선을
뗄 줄 모르는 월령.
‥차갑다.
그의 까만 눈동자가 오늘따라 유난히 더 새까맣게 물들어 가고,
살짝 내리 깐 시선은 굉장히 매혹적이면서도
가소롭다는 듯한 표정이다.
“전…단지….”
진현의 손을 감싸 쥔 은향이 가만히 고개를 들며
그에게 나지막히 말을 꺼내려 하지만
이미 월령의 시선은 은향을 떠난지 오래고,
그를 향했던 차갑다 못해 시린 검은 눈동자는
어느덧 두사람이 맞잡은 손에 닿아있었다.
···
···
굉장히 오랜시간의 정적.
실바람은 연신 세사람의 옷깃을 스쳤고‥
진한 연꽃 향기만이 백련담(白連潭) 안을 가득 메울 뿐이었다.
그리고….
그런 숨막히는 정적을 깬 사람은‥
은향도 월령도 아닌… 진현이었다.
“…아…저,저기…”
스르륵-
은향에게 잡힌 손을 조심스레 빼내는 진현.
그러더니 도무지 어찌할 바를 모르던 자신의 눈동자를
월령의 까만 눈에 고정시키고는
굉장히 멋쩍게 웃어보였다.
“…제,제가 좀 늦었죠? 죄송해요, 문제가 좀 생……”
또한……
고요했던 월령의 이성을 잃게 만든 사람 역시….
……진현이었다.
‘휙-’
순간이였으니까….
가만히 진현을 내려다보고 있던 월령이
그녀의 손을 제법 거칠게 낚아채 버린것은….
···
···
\명화성(明化城)
“왜, 왜 이래요!! 이거놔요!!”
어디인지도 모르는 낯선 방에,
걸어온건지 뛰어온건지
아님 누군가에게 몸을 맡긴채 끌려온건지….
진현은 도무지 알수도, 정신을 차릴 수도 없었다.
단지 지금 이 상황에 대해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건…
온갖 금색과 붉은색이 조화롭게 짝을 이룬 장식품들이
호화스럽게 걸려있는 방 한켠에
상기된 얼굴의 두 남녀가 마주보고 서있다는 것.
더 자세히,
여자를 벽으로 강하게 밀어부치곤 두 팔을 뻗어
단단히 가둬버린 남자와
그런 남자의 팔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것만 같은 눈으로
남자를 올려다보고 있는 여자가
마주보고 서있다는 것.
“비‥비켜요! 이게 무슨 짓이에요!!”
이, 이 남자.
도대체 무슨 심보로 나한테 이러는 거야….
답답하고 숨이 턱턱 막혀서 제자리에 서있을 힘도 없잖아‥
이대로 털썩 주저앉을 것만 같아….
내가 약속 장소에 조금 늦은게 이렇게 화내야 할만큼
잘못한건가…?
혼자 약속 잡고 혼자 화내고….
자기야 말로 한나라의 태자라는 사람이
이렇게 이기적이고 속이 좁아 터져도 되는거냔 말야…!
…
……
...
월령은 가만히 진현을 내려다보고 있을 뿐이다.
뭔가 불만이 많은 듯 잔뜩 볼을 부풀린 진현을 바라보는
월령의 시선은 도무지 말로 설명할 수 없을만큼 묘했다.
월령 역시 지금 자신이 겪고 있는 감정에 대해 확신 지을 수 없었다.
단지 머릿속이 복잡해져 오는것을 느꼈을 뿐….
“비켜요!! 왜 이래요, 나한테!! 저리가란 말이야!!”
하나.
딱 하나.
파고 들려고 하면 할수록 더욱 거세게 거부하고 저항하는 진현을 보며,
아닐꺼라고 단념하고 지워보려고 애를 써봐도
쉽게 잊혀지기는 커녕
복잡한 머릿속을 더 꽉 메워차는 한마디는.
‘안고싶다. 미치도록 안고싶다….’
…
그렇게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렀는지 모른다.
두 사람 역시 아무말도 않고 서로를 바라보고만 있을 뿐이다.
모두 지치고 힘든 표정이 역력했고
그런 상황에서 먼저 입을 연 쪽은… 월령이었다.
“……딱히 갈 곳도 없는 처지 같은데…
당분간 이곳에서 머물도록 해라….”
체념한 듯 고개를 두어번 내젓더니
이내 진현을 가두고 있던 손의 힘을
스르륵 풀어버리는 월령.
그러자 진현 역시 긴장이 풀렸는지 후들거리는 다리를
주체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 털썩 주저 앉으며
불만가득한 입으로 작게 주절거린다.
“…병주고 약준다는 건가.
됐어요, 호의는 감사하지만 더이상 여기 있고 싶지 않네요.
실례했습니다.”
말을 마친 진현.
두팔을 뻗어 자신의 앞에 서있는 월령을 조심스레 밀어내곤
후들거리는 다리를 진정시키며 일어나길 시도하지만 맘처럼 쉽지 않고.
월령은 그런 진현에 모습에 ‘피식’하고
작은 실소를 터뜨리며 상황을 마무리 짓는다.
“…참으로 당돌하구나.”
그러더니 머리를 부드럽게 쓸어내리며
또 한번 고개를 내젓는 월령.
‘‥내가 잠시 미쳤었나보군‥.’
허리를 낮추어 바닥에 힘없이 앉아 있는
진현의 팔을 잡아 일으켜주지만….
“아, 아얏!!”
오히려 진현은 영문도 모른 채 고통을 호소하며
팔을 감싸쥐곤 바닥에 쓰러지고 만다.
···
···
··
“…아아…아파‥아파요‥.”
“‥내 이런건 난생 처음이라‥좀 서투니 아파도 참거라‥.”
※오타 발견시 말씀해주세요^^;
카페 게시글
BL소설
시대극
#설화국황실론[雪化國皇室論] <五>
다음검색
첫댓글 재밌어요 !!!!!!! 담편기대요 ㅇ,ㅇ~
감사합니다~ 좋은 추석되세요~
잉잉 근데 엔터키좀 줄여주셧으면 하는 소망이 ㅠ_ㅠ 귀찮아귀찮아
충고 감사합니다~~~ ^^ (급히 종이에 메모하는척 사사삭~)
...태자의 치료라아.... 부럽소~_~ 흠.흠. 해피추석 되시와요 작가님.ㅇㅅㅇ.
아아아; ㅁ;다들 눈치 채신거였군요,ㅠ 좀 야한 장면이라고 착각하게 만들려고 했는데-. -우우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