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안 마이어 Vivian Maier(1926~2009)
2007년, 존 말루프라는 사람이 우연히 동네 경매장에서 엄청난 양의 네거티브 필름이 담긴 박스를 구입한다.
시카고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려던 그는 원하는 사진은 찾을 수 없었지만, 그 필름 속 사진들이 범상치 않음을 발견하고 SNS에 올리자 폭발적 반응을 얻는다.
박스에는 엄청난 양의 사진을 비롯한 옷, 악세서리, 모자, 신발, 편지, 티켓, 메모 영수증 등의 물품들이 담겨 있었는데, 그 주인이 대단한 수집광이었다는 점을 나타낸다.
아주 사소한 종이 쪼가리까지 종류별로 모아져 있었고, 존 말루프는 종이들에 적힌 주소를 통해 물건들의 주인 ‘비비안 마이어’ 에 대해 추적해나가기 시작한다.
놀랍도록 감각적인 그의 사진들은 1950년대 이후 길거리의 모습을 날것 그대로 비추고 있었다.
연출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장면이면서도 예술 작품처럼 절묘한 구도의 사진들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녹아 있었고 생생한 사람들의 표정과 감정이 가감없이 담겨 있다.
존 말루프가 구매한 박스에 든 사진은 자그마치 15만 장.
◆ 주로 유리창이나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찍은 비비안 마이어
부유한 가정들에서 보모로 일했던 비비안 마이어
이런 어마어마한 작품들을 찍고서 전혀 세상에 드러내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인터넷 어디에도 검색되지 않는 ‘비비안 마이어’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많은 궁금증이 생긴 존 말루프는 비비안의 고향을 찾고 그를 아는 사람들을 만나 생전의 이야기를 들으며 베일에 싸였던 그를 들여다보기 시작한다.
존 말루프가 직접 감독한 다큐멘터리 영화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2015)에 그 과정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