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쥘 베른
프랑스의 유명한 소설가 쥘 베른.
SF 소설도 많이 쓴 쥘 베른의 대표작 중에 하나 <80일간의 세계일주>를 읽었단다.
이 소설은 너무 유명한 작품이라서,
영화나 만화로도 여러 번 제작이 되었고,
어린이용으로도 많이 판본이 있단다.
이 소설을 모르는 사람보다 아는 사람이 훨씬 많을 듯.
그런데 아빠는 이 소설을 읽은 적이 없었단다.
생각해보니 어렸을 때 동화로 편집된 책도 읽은 적이 없는 것 같아.
워낙 유명한 작품이고,
책 제목처럼 어떤 사람이 80일 동안 세계 여행을 하는가 보다 이렇게 생각했단다.
80일간 이어지는 세계 여행에 대한 이야기가 왜 재미있을까?
이런 생각도 했지.
읽고 났더니 왜 오랫동안 사랑을 받는지 알겠더구나.
너희들도 예전에 짧게 동화로 편집된 <80일간의 세계일주>를 읽었으니
대충 줄거리를 알겠지만,
아빠가 한 번 더 이야기해줄게.
1. 내기
1872년 런던에 필리어스 포그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이 사람은 엄청 꼼꼼하고 시간은 철저하게 지키고,
무슨 일을 하더라도 계획을 치밀하게 세웠단다.
하인이 면도할 물의 온도를 30도가 아닌 29도로 가지고 와서
그 하인을 자를 정도로 칼날 같은 사람이었어.
MBTI를 따지자면 INTJ 정도 되지 않을까 싶구나.
그렇다고 아주 구두쇠는 아니었다고 하는구나.
그는 혁신클럽에 가입하고 있었는데,
거기서 80일 안에 세계일주를 할 수 있다 없다로 논쟁이 벌어졌고,
포그는 할 수 있다고 주장했어.
그러자 다른 사람들이 내기를 하자고 했단다.
그렇게 80일간 세계 일주에 대한 내기를 하게 되었단다.
금액은 무려 2만파운드를 걸었어.
포그는 그날 바로 출발하기로 했단다.
얼마 전에 하인을 해고했다고 했잖아.
새로운 하인으로 프랑스 출신 장 파스파르투를 고용했고 그와 함께 여행을 출발했단다.
포그의 머릿속에는 각 구간별 소요되는 시간이 다 들어 있었고,
그 구간별 시간만 지키면 정확하게 80일만에 다시 런던에 돌아올 수 있다고 생각했어.
포그가 떠나고 런던에서는 그의 성공 여부에 대한 또 다른 내기가 벌어졌고,
언론에서도 그의 소식을 전하고
포그에 대한 주식도 생기기도 했단다.
얼마 후 어떤 언론에서 그가 실패할 수밖에 없다면서 냉철하게 분석한 기사를 썼는데
사람들이 그 기사를 보고 대부분 실패한다는 쪽에 돈을 걸었단다.
…
픽스라는 형사가 있었어.
그는 거금의 은행 돈을 훔친 은행절도 용의자의 용모가 포그와 똑같다면서
포그의 뒤를 쫓게 된단다.
픽스는 아직 포그에 대한 체포영장을 받지 못해서 그를 체포하지는 못하고
일단 추격만 했어.
릭사는 런던경찰청에 전보를 보내서 영장을 요청했지만,
그 당시에는 영장은 우편물과 함께 오다 보니 시간이 한참 걸렸단다.
포그는 런던을 출발하여 지중해와 아랍 지역을 통과하여 인도까지는 오는데
아무런 사고도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계획보다 2일이나 앞당기게 되었단다.
그런데 인도를 횡단하는 기차길이 80km나 끊겨 있었단다.
아직 공사가 진행되지 않은 구간이야.
그런데도 기차표를 팔다니….
일정이 지연되었지만 앞서 2일이나 벌어 놓은 것이 있어서 문제가 없었어.
그런데 지은이 쥘 베른이라는 분은 80이라는 숫자를 좋아하는 모양이구나.
세계 일주도 80일간 하고,
인도 기차길 끊긴 거리고 80km이고…
아무튼 포그와 파스파르투는 80km를 마차를 타고 가기로 했단다.
그런데 가는 길에 이상한 부족의 이상한 장례 풍습을 보게 되었단다.
서티라고 하는 풍습인데
죽은 남편을 따라 아내를 불에 태우는 잔인한 풍습이었단다.
마침 아우다라는 젊은 부인이 서티를 앞두고 있었단다.
포그는 이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어,
파스파르투와 동행하던 프랜시스 크로마티 경이라는 사람과 함께
아우다 부인을 극적으로 구출해 주었단다.
알고 보니 아우다 부인은 어렸을 때 유럽에서 공부를 해서 영어도 잘 했어.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셔서 늙은 부자에게 시집을 갔다가
이 사태가 벌어진 것이라고 했어.
아우다 부인은 일단 갈 곳이 없어서 동행하기로 했고,
아우다 부인은 홍콩에 있는 친척 집으로 가겠다고 했어.
….
캘커타에 도착한 포그는 사원의 물건을 훼손했다는 이유로 고소를 당해서
구류 8일을 선고 받았단다.
앗, 80일은 아니지만 이번에도 8이네….
쥘 베른이 8을 좋아하나? 중국 사람도 아니면서…
아무튼 구류 8일이면 80일간의 세계일주는 물 건너가게 되는 거야.
사실 이런 일은 픽스 경찰이 영장이 올 때까지 그들을 억류시키려고 했던 거란다.
하지만 포그는 거금을 주고 보석으로 풀려났단다.
그리고 제시간에 홍콩에 도착을 했단다.
2. 태평양 건너 대륙 횡단
아우다 부인을 친척 집에 데려다 주려고 했는데,
친척은 유럽 여행을 갔다고 했어.
이런, 어쩔 수 없지…
아우다 부인도 다시 유럽까지 동행하기로 했단다.
이미 아우다 부인과 포그 사이에 썸을 타고 있어서 그들은 내심 좋았했단다.
픽스는 어떻게 하면 포그를 잡을까 고민하다가
포그의 하인인 파스파르투에게 접근하여 이야기하기로 했단다.
파스파르투는 이미 포그의 인간미에 반해서 무조건 충성을 외치는 사람인데,
픽스의 말이 귀에 들어올 리 없었단다.
그러자 픽스는 파스파르투에게 마약을 주어 정신을 잃게 했단다.
사실 포그 일행이 타기로 했던 배 시간이 앞당겨졌고,
그 사실을 파스파르투가 알고 있었는데,
픽스가 마약을 주어 파스파르투를 정신 잃게 하여 배를 놓치게 한 것이란다.
그렇게 포그 일행은 배를 놓치고 말았고,
다음 배는 일주일 있다 출발한다고 했어.
그렇다면 80일은 물 건너가는 것인가.
어떤 일이 일어나도 포그는 전혀 당황하지 않았단다.
그들이 홍콩에서 일본 요코하마에 도착하여 미국행 배를 타려고 했던 것인데
알아 보니 그 배의 출발지는 요코하마가 아니라 중국 상하이라는 거야.
그러니까 상하이에서 출발 요코하마를 경유해서 미국으로 가는 배지.
그리고 아직 상하이에서 그 배는 출발하지 않았고 말이야.
포그는 파스파르쿠가 걱정되긴 했지만,
일단 상하이로 가기로 했단다.
픽스는 이 사실을 알고 자신도 미국에 간다면서 같이 가자고 했단다.
아직 영장이 오지 않아서 픽스는 포그를 계속 추격을 해야 했거든.
포그는 거금을 주고 홍콩에서 상하이에 태워준다는 배를 구했고,
픽스, 아우다 부인과 함께 상하이에 간신히 시간 맞춰 도착했단다.
그렇게 상하이에서 배를 타고 요코하마로 향했단다.
한편 마약으로 정신을 잃었던 파스파르투는
아편에 비몽사몽하면서도 배를 무조건 타야 한다는 생각으로
제 시간에 배에 탔단다.
나중에 정신이 들자 자신이 혼자 탔음을 하고 자책을 했단다.
그렇게 포그와 파스파르투는 다른 배를 탔지만 둘 다 요코하마에 도착을 했고,
그곳에서 우여곡절 끝에 다시 만나게 되었단다.
픽스 형사는 요코하마에서 드디어 영장을 받기는 했지만,
그곳은 영국령이 아니라서, 체포를 할 수 없었고
그래서 다시 포그를 쫓아가야 했단다.
그리고 이제는 포그가 빨리 영국에 도착하는 것이 픽스에게 가장 베스트였단다.
그래야 그를 영국에서 합법적으로 체포할 수 있으니 말이야.
그래서 픽스는 이제 포그가 영국에 빨리 도착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로 했단다.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한 후 그들을 기차를 타고 뉴욕으로 가기로 했어.
하지만 가는 길에 인디언의 습격으로 파스파르투가 납치당했단다.
(인디언으로 악인으로 설정한 것은 마음에 들지 않더구나.
인디언들의 유럽 사람들이 쳐들어와서 저항을 하고 있는 것 뿐인데…)
포그는 이제 더 이상 80일은 생각하지 않았어.
시간이 얼마가 걸리든 파스파르투를 구하기로 했단다.
얼마 후 포그가 파스파르투를 안전하게 구출해 왔지만,
기차는 이미 떠나고 말았단다.
픽스는 이제 포그를 도와주기로 했잖아.
당시는 겨울이었는데,
픽스는 오마하까지 눈썰매를 타고 가자는 아이디어를 냈어.
오마하에서 뉴욕에 가는 기차가 있다고 했어.
그렇게 그들은 오마하에 출발하여 시카고를 거쳐 뉴욕에 도착했단다.
하지만, 또 안타깝게도 45분 전에 이미 리버풀행 여객선이 떠나고 말았단다.
그런데 이번에는 80분이 아니고 45분이구나…
3. 5분 늦게
포그는 여전히 당황하지 않고 해결책을 찾으려고 했어.
프랑스 보르도가 가는 화물선이 있다는 것을 알았어.
그는 거금을 주고 태워달라고 했고, 포그 일행은 화물선으로 일단 유럽으로 가기로 했단다.
배에 타자마자 포그는 선장을 가두고
배를 리버풀로 경로를 바꿨단다.
하지만 가는 길에 석탄을 써버려서 배를 움직일 연료가 없었어.
포그는 다시 선장과 협상을 했어.
포그는 선장이 놀랠 정도의 거금으로 배를 사겠다고 했어.
선장은 오케이를 했고,
그러자 포그는 배의 갑판 등 나무들로 되어 있는 부분을 뜯어서 연료를 쓰기 시작했단다.
포그는 그냥 뜯어낸 것이 아니고
배를 큰 돈 주고 산 다음에 갑판을 뜯었다는 것은
그가 정직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단다.
그리고 제 시간에 리버풀에 도착을 했단다.
그런데 픽스는 기다렸다는 듯이 포그를 체포했단다.
아, 이리 허망한 일이 있나.
아빠가 포그 같았으면 항의하거나
잡아가더라도 잠깐만 시간을 달라고 했을 것 같은데
포그는 순순히 잡혀 들어갔단다.
몇 시간 뒤 픽스는 포그에 미안하다고 하면서 풀어주었어.
며칠 전에 진범이 이미 잡혔다는 거야.
아, 이런…
아직 시간이 남았나.
포그는 얼른 약속장소인 혁신클럽으로 갔단다.
하지만 약속 시간인 8시 45분보다 5분이 늦은 8시 50분에 도착하고 말았단다.
아, 이것으로 포그는 2만 파운드를 날리게 되었단다.
그렇게 돈은 날렸지만,
그는 사실 사랑을 얻었단다.
썸을 타던 아우다 부인이 포그에게 청혼을 했고, 포그도 좋다고 했어.
뭐, 돈을 잃고 사랑을 얻었으면 됐지.
그런데 픽스만 아니었으면… 그에게 가서 분풀이라도 하지…
영국 신사 포그는 모든 것을 받아들였단다.
그런데, 다음날 저녁에 파스파르투가 급하게 달려왔어.
아직 80일이 안되었고 말이야.
포그는 약속했던 날보다 24시간 먼저 도착했던 것이라고 했어.
시간을 그렇게 철저하게 지키고 계획적인 포그가 날짜를 헛갈릴 수가 있단 말인가?
그렇게 철저했던 포그도 한가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이 있었어.
그들이 세계일주를 할 때 지구의 동쪽으로 이동을 했는데
그러면서 날짜변경선을 지나면서 하루가 뒤로 가게 되었는데
포그가 그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거야.
시간을 보니 8시 45분까지 7분이 남았단다.
포그는 달리고 달려서 8시 45분 3초전에 극적으로 약속 장소에 도착을 했단다.
그렇게 2만 파운드를 벌었단다.
그런데 여행을 하면서 쓴 것이 1만 9천파운드로 하고…
큰 돈은 벌지 못했겠구나.
마지막까지 재미있는 반전이 있어 좋았단다.
그리고 소설 속 주인공 포그가 참 매력이 있더구나.
특히 어떤 어려움이나 경황에도 전혀 당황하지 않고
냉정하면서 차분하게 해결책을 찾으려는 노력은
본 받을 만 하지만 절대로 쉽지는 않겠구나.
….
아빠가 읽은 쥘 베른의 소설은 이번이 두 번째란다.
아주 오래 전에 <해저 2만리>를 읽었고, 이번이 두 번째야.
그의 다른 책들도 좀더 읽어봐야겠구나.
너희들도 예전에 동화본으로 짧게 편집된 <80일간의 세계일주>를 읽었는데
풀버전으로 한번 읽어봐도 좋을 것 같구나.
일단 지루하지 않는 건 보장하니까.
자, 그럼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1872년, 벌링턴 가든스의 새빌로 가 7번지.
책의 끝 문장: 사실 우리는 그보다 훨씬 하찮은 것을 위해서라도 세계일주를 하지 않을까?
책제목 : 80일간의 세계일주
지은이 : 쥘 베른
옮긴이 : 김석희
펴낸곳 : 열림원
페이지 : 392 page
책무게 : 510 g
펴낸날 : 2007년 01월 12일
책정가 : 12,000원
읽은날 : 2023.06.20~2023.06.22
글쓴날 : 2023.07.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