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분양 시장이 때 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주택시장 침체가 계속되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수익형 부동산 시장으로 몰려가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오피스텔은 서울 및 수도권, 지방 광역시 등지에서 연일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오피스텔 시장이 뜨거워지면서 분양을 받아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내려는 개미들도 늘고 있다. 최근 충남 세종시 오피스텔을 분양 받은 김모(30·여)씨.
"세종시 첫 오피스텔의 청약 경쟁률이 꽤나 잘 나왔고 언론이나 전문가들도 수익률이 좋을 것으로 분석하는 등 여러가지를 고려해 분양을 받게 됐다.
특히 경쟁률이 높았기 때문에 그 만큼 사려는 사람이 많을 것으로 판단했다.
당첨과 동시에 웃돈이 붙는다는 사실도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대출 이자가 버거워지면 웃돈을 받고 팔아도 손해는 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분양물량 적으면 경쟁률 '수천대 1'도…청약률 거품 주의보
김씨처럼 청약률을 투자의 잣대로 여기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그런데 오피스텔 청약률에는 비밀이 숨어있다. 제도적으로 헛점이 많아 청약률을 부풀릴 수 있다는 것이다.
청약에서 인기를 끌었던 단지의 계약률이 낮은 경우가 최근 늘고 있는데,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우선 오피스텔에는 청약자격에 제한이 없다. 법적으로 주택이 아닌 업무용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대부분 만 20세 성인이라면 누구나 청약할 수 있다.
청약 신청금도 낮아져 과거(500만~2000만원)와는 달리 최고 100만원이면 신청이 가능하다. 여기에 한명이 여러 실에 동시청약할 수 있다는 헛점도 있다.
청약률이 높게 나올 수록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커진다는 점을 악용하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는 게 관련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아무래도 부동산 투자에는 심리가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청약률이 높게 나올 수 있는 타입이 꼭 숨어있게 마련입니다.
최근 부산에서 올해 분양된 단지 가운데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P오피스텔은 경쟁률이 2000대 1을 훌쩍 넘겼는데, 그 이유를 들여다 보면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공급실수가 단 3개 뿐이었기 때문입니다.
오피스텔 분양 경쟁이 심해지면서 청약자들도 청약에 나설 때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각 군별로 넣는 경우가 많아 사실상 허수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강남에서 분양한 또 다른 P오피스텔도 그런 경우입니다.
최고 경쟁률(207대 1)이 단 1개실만 분양된 전용면적이 가장 큰 타입에서 나왔기 때문입니다. 분양을 하는 시행사나 시공사들은 설계를 뽑다보면 자연스럽게 적은 실수가 나와 의도치 않게 높은 경쟁률이 나온다고 변명하지만 업계에선 이미 관행화된 마케팅 전략입니다."
묻지마 투자 금물
때문에 전문가들은 오피스텔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소위 '잘 나가는' 인기 지역에서도 '묻지마 투자'는 금물이라는 것이다.
부동산전문가들은 "대중교통 이용에는 불편함이 없는지, 주변 시세와 비교해 분양가가 적정한지, 주변 임대시세를 꼼꼼히 파악해 분양업체가 주장하는 임대수익률이 나오는 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한다"며 "최근 오피스텔 공급이 집중된 지역에선 낮은 계약률과 기존 분양권이 시중에 많이 풀려 급매물이 나오는 등 고전하고 있어 철저한 시장조사도 요구된다"고 말하고 있다.
자료원:중앙일보 2012. 9.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