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해 외딴 섬에서 행복 충전하고 왔습니다. 글/사진: 이종원
6박7일동안 심신을 달래는 여정이었습니다. 남해안 조용한 섬에서 파묻혀 원없이 쉬었답니다. 누구에게도 연락하지 않았습니다. 제 가족을 위한 소중한 시간을 방해받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신혼여행때 봐두었던 호주 골드코스트나 괌의 야자수 해변을 거니는 것이 제 꿈이었습니다. 이번 바다 여정. 제가 그 꿈을 실현시켰답니다. 그 큼직한 해변의 주인공은 단 제 가족뿐이었으니까요. 아침에 느즈막히 해변에 나가 텐트를 치고....송림사이에 코발트 바다를 보다가 배 고프면 밥 해먹고, 늘어지게 낮잠을 자다가, 이슬처럼 맑은 수필집을 뒤적입니다. 정수 성수 손을 잡고 해변산책하고, 어두컴컴해지면 민박집으로 기어 들어가 잠을 청합니다. 메뚜기처럼 돌아다니지 않았습니다. 해변 한 곳을 정해두고 꼬박 5일을 지냈습니다. 민박집 할머니의 살가운 정을 느꼈습니다. 할머니도 우리를 가족처럼 대해주셨습니다. 구멍가게 아줌마는 조개국도 끓여주셨습니다. 마냥 얻어 먹지 않았습니다. 게도 잡아 먹고, 고깃배에도 기웃거리고.... 산딸기, 오디를 따먹고, 해풍 먹고 자란 약쑥도 뜯었습니다. 해변에 떠내려온 홍합을 주어다 끓여 먹었습니다. 붉게 물든 노을을 바라보다가 신나게 해변을 달리기도 했습니다. 정수는 아빠 발자국을 보고 '공룡발자국'이라고 놀립니다. 일주일동안 한번도 인터넷 접속을 하지 않았습니다. 접속보다 접촉이 더 아름답고 소중한 것을 깨닫고 왔습니다. 가장 아나로그적인 삶이 가장 행복한 삶임을 알 게 되었지요. 일주일동안 학교수업을 빠진 정수에게도, 자연 속에 깊이 파묻힌 성수에게도 인생의 큰 선물이었음을 확신합니다. 마지막날 남해에서 밤 7시에 출발했습니다. 딱 5시간을 달려 아파트 현관문에 섰습니다. 일주일동안 먼지 쌓인 현관문 손잡이를 잡고 돌려 문을 여니까 매쾌한 냄새와 함께 우리 가족의 기니긴 꿈도 사라졌답니다. 그래도 가슴속 한구석에 우겨넣은 아름다운 추억은 오랫동안 각인되겠지요.
새벽 6시 서울을 출발했습니다. 통영 삼덕항까지 논스톱으로 가서 욕지도 가는 카페리호에 올라탔습니다. 정수는 벌써 신이 났습니다. '펄쩍펄쩍'
한려수도의 점점히 놓인 섬을 감상하며..... 요기가 바로 욕지도랍니다. 저 멀리 펠리컨 바위가 보입니다. 부리를 앞으로 내밀고 바다를 향해 유영하고 있어요 30여 개의 섬이 욕지도를 감싸고 있어요. 해안 일주도로 따라 섬이 촘촘히 박혀 있답니다. 드라이브 하기에 그만이지요. 남해 세존도도 가까이 보인답니다. 고래머리 해변으로....날이 추워 이불을 뒤집고... 숨어있는 주상절리를 볼 수 있답니다. 물이 어찌나 깨끗한지....울릉도, 제주도에서 본 그 물빛깔입니다. "아빠 올챙이 뒷다리가 조금 나왔어."
모성애...아내를 조금이라도 닮았더라면.... 우리 큰 얘기와 욕지도 절벽을 감상했답니다.
우리가 원래 이렇게 살아요 ^^ 다음날 주섬주섬 챙기는데...얼마나 귀찮은지... 밤에 각자 공부를 했답니다. 정수는 학교를 빠졌으니...더 열심히.
섬을 바라보며 동화책을 읽어요. 몽돌 굴러가는 소리, 바람소리, 꾀꼬리소리...엄마가 밥먹으라고 하는 소리까지... 노트북으로 근사한 영화도 감상하고....지겨우면 바다를 쳐다보고... 울창한 밀림 산책. 목 마르면 산딸기도 따먹고... 흙길이 부드러워요. 힘들면 풀썩 주저 앉고....희안한 꽃도 감상하고...20여분을 걸었습니다.
깊숙한 곳에 신에덴동산이 있답니다. 모녀가 10년동안 만든 돌작품이.... 돌을 일일이 갈아서 신을 향한 제단을 만들었습니다.
스머프 집 같기도 하고... 달콤한 오디도 따먹었어요. 새가 되어 하늘도 한 번 날아주고...날개 잃은 천사랍니다. 욕지도 허름한 횟집에 들어가서 3만원짜리 막회도 먹었습니다. 도미, 우럭뿐 아니라 귀한 참돔까지....정을 듬뿍 담아서 큼직하게 썰어주더군요. 아이고 달아라.
원래 욕지도에서 일주일을 보낼 예정이었는데...해변이 미끄러운 몽돌밭이고 급격한 절벽으로 이루어져 아이들 안전에 문제가 있을 것 같아 하루밤 묵고 섬을 빠져 나왔습니다. 그럼 어디로 갈꺼나....백사장도 있고...송림도 있고....예쁜 바다도 있고.... 그래 남해로 가자! 달려가자 내 마음의 고향 우리가 5일동안 둥지를 튼 곳은 바로 바로 남면의 사촌해수욕장입니다. 물 좋고 인심좋은 곳...마을 할머니들과 참 친해졌는데.... 바다가 보이는 사촌숲에 조그만 텐트를 쳤습니다. 바깥을 보면 이렇게 풍경이 펼쳐져요. 탠트 문이 바로 풍경화의 액자랍니다. 밤이 되면 바다건너 여수의 야경까지 보여줍니다. 6월 초순. 아무도 수영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말 그대로 프라이빗 해변입니다. 신혼여행때 머물렀던 호주 골드 코스트나 괌의 산호해변이 절대 부럽지 않습니다. 앞에는 하루종일 삐걱거리는 통통배가 떠 있고.... 샌달을 벗고 바다로 풍덩 해변에 떠내려온 홍합.
남해산 마늘을 듬뿍 넣고 바글바글 삶아 먹었습니다. 아이고 고소해...바다맛 물장구도 치고... 새처럼 하늘도 날고.... 정수와 즐겁게 놀았습니다. 이 아이가 너른 바다를 보고 마음의 평정을 얻었으면 합니다. 생각같아서는 한달이고 머물렀으면 좋으련만.....
성수가 무슨 일을 하든지 그냥 내 버려 두었습니다. 모래에 얼굴을 쳐박고....뙤약볕에서 온 몸이 그을려도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마음껏 자유를 즐겨라. 이 큰 해변에 딱 성수만 있어요. 날이 더워 수영해도 그리 춥지 않습니다.
실컷 놀았으니... 컵라면 하나 뚝딱 해치웠어요. 부모는 이런 장면 보기만 해도 흐믓... 어찌나 먹을 것을 바리바리 싸왔는지....6일 동안 다 먹어 버렸습니다.
바다를 바라보다가 졸리면 잠을 자고...별 이야기가 담겨진 동화책을 읽기도 하고....그림 그리다가 지치면 백사장에 낙서도 하고.... 그러다가 다시 잠들고... 근사한 파티가 시작됩니다. 신김치에 삼겹살..갓따온 상추에 고기를 얹고 김치에 쌈장에 바다를 양념 삼아 꿀꺽-
노을소녀.
백사장에 낙서도 하고... 하늘하늘 해변을 거닐어 보기도 하고... 솔의 눈을 생각하며 해송 사이를 걸어봅니다. 정수가 이렇게 컸다니..... 아빠는 새벽 4시면 일어나서 일출 사진 찍으러 슬며시 나갑니다. 미조항 근처 섬이지요. 민박집으로 슬그머니 돌아오면 아침... 또다시 바다로 향합니다.그걸 일주일 동안 반복했습니다. 햇감자도 쪄먹고... 지천에 널린 산딸기도 원없이 땄습니다. 병실에 계신 어머님을 생각해서 해풍먹은 쑥도 캤습니다. 해 지면 해변을 달렸습니다. '이정수의 다이어트 교실' 어찌나 선생님이 무서운지.....아빠 살 빠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해변에서 게도 잡아 봅니다. 아빠....게가 손을 무는 것 같애. 느낌이 이상해.
성수를 잡아라. 전국 공원 어디를 가든 있는 지압길 점프
야한 성수 나룻배에도 올라갑니다.
다이빙....
정수도 일주일동안 학교 빠진 보람이 있어요. 집에 가기 싫대요. "아빠 여기서 살고 싶어." ^^ 해변 달리기.
모래찜질. 사촌의 일몰이 얼마나 황홀한지 아십니까? 뉘엿뉘엿... 저기 해가 지고 있어요. 다리 사이로도....
노을지는 해변을 거닐고 싶습니까? 남해로 가세요.
성수야...사랑해. 통영의 비진도라는 섬입니다. 섬이 꼭 아령처럼 생겼어요. 한쪽은 모래사장, 다른쪽은 몽돌...이곳도 환상의 섬입니다. 이것은 나중에 소개합지요.
* 남해 사촌해수욕장 서울-대전통영간고속도로-남해고속도로-진교IC-남해대교-남해읍-남면-다랭이 논 방면-사촌해수욕장
* 사촌의 깨끗한 민박집 김영화 055-862-8477, 010-9901-8470/ |
모든 것을 버리고 자신의 꿈과 자신이 걷고 싶은 길, 여행작가로서의 그 길을 꿋꿋이 가시는 모놀대장님의 삶이 부럽네요
정말 보기 좋읍니다, 넘 넘넘.....!!!!!!!!!
보기만 해도 즐겁고 깨끗한 사촌을 구경하고 갑니다.
정말 부럽습니다. 여유, 낭만, 사랑, 행복.............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넘 부럽네요!행복해보여서 가족이더 소중하게 늦게 지는군요...
정말 부러워요
온 가족이 천국을 다녀오셨군요. 아이들의 환한 미소, 넘 행복해 보여요.
정수 성수 많이 컸네요 졸업여행때 마음 맞는 친구끼리 욕지도 여행간 생각이 나네요 성수가 많이 이쁩니다
내가 살고있는 동네를 사진으로 보니 엄청 더 멋있어 보여 기분이 좋습니다
행복하고 자유스러움에 흠뻑 취해 봤습니다~아름답군요~^^*
대장님 사진 항상 고맙게 잘 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특히 개인적인 여행이라 더욱 자유스럽고 멋있네요. 항상 그 모습 간직하고픈데..아이들은 어느새 훌쩍 커버리고.. 학교생활에 공부에 힘들어 하고..부모랑 토닥거리고..저도 몇 년전으로 만이라도 돌아가고 싶습니다.
어릴때 부모님이랑 저렇게 자연의 대자유를 느끼는 여행은 평생을 두고 마음에 자리잡겠지요. 좋고 귀한 사진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낚시하려 욕지 몃번가보앗으나 가족이 참아름답슴니다 정수와 성수는 좋운 부모님을 가젓군요
대장님의 아이들이 부럽습니다. 정말가슴에 가득담은 아름다운 추억은 먼길사는 삶의 힘이 뒤겠군요
행복한 성수의 얼굴이 넘 예뻐요~ 정수도 넘 예뻐졌어요~
꾸밈없어도 에덴동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