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A교회는 10년 전만 하더라도 아이들이 바글대던 곳이었다. 교회학교 출석 인원이 60여명에 달했고 전국 감리교회 교회학교 축구대회에선 우승을 거머쥐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아이들의 발길이 뜸해지더니 급기야 11명 축구팀을 구성할 수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 궁여지책으로 6명만 있으면 되는 풋살팀을 만들었으나 이마저도 오래가지 못했다. 코로나19가 퍼지기 시작한 3년 전부터는 교회학교 문을 아예 닫아야 했다.
A교회 담임인 B목사는 5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교회학교 인원이 줄던 상황에서 코로나까지 덮치면서 현재는 교회에서 아이들을 만나기 힘든 지경이 돼버렸다”면서 “새벽기도는 빼먹어도 학교 앞 전도는 계속했는데 코로나 탓에 그마저도 할 수 없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코로나 기세가 수그러들었으니 다시 시작해볼 생각”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출산율 쇼크에 휘청거리는 교회학교
극단적인 사례일 수 있으나 A교회가 처한 현실은 이미 많은 한국교회가 경험했거나 혹은 맞닥뜨릴 상황이다. 이런 상황이 빚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2013년부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줄곧 꼴찌를 기록하는 낮은 출산율이다. 통계청이 지난달 22일 발표한 ‘2022년 출생·사망통계 잠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78명, 출생아는 겨우 24만9000여명에 그쳤다. 2012년(48만5000여명)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거의 반토막이 나버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