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란한 테크닉과 무대 매너로 80년대를 주름잡은 최고의 스타 프로 레슬러 랜디.
20년이 지난 지금, 심장 이상을 이유로 평생의 꿈과 열정을 쏟아냈던 링을 떠나 식료품 상점에서 일을 하며 일상을 보내게 된다.
그러나 단골 술집의 스트리퍼 ‘캐시디’와 그의 유일한 혈육인 딸 ‘스테파니’를 통해 평범한 행복을 찾으려 노력하지만,
오히려 거절당하고 만다.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의 거절은 그에게 죽음보다 더한 절망을 안겨다 주게 되고
결국, 죽을 수도 있다는 의사의 경고를 뒤로한 채 그의 생애 최고의 레슬링 매치를 위해 링에 오를 준비를 하는데......
주인공을 맡은 배우 미키 루크는 실제로 영화 <더 레슬러>의 랜디처럼 80년대 최고 인기 스타로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다.
우수의 젖은 듯한 눈빛과 준비된 연기에서 뿜어나오는 카리스마를 갖춘 그의 등장에 세상은 그에게 로버트 드니로, 제임스 딘, 그
리고 말론 블란도 등 대배우를 이을 세기의 배우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비추었다.
<보디 히트>, <나인 하프 위크>와 <와일드 오키드>를 통해 자신의 섹시한 매력을 한껏 뽐냈던 미키 루크였지만, 섹시 아이콘으로 굳어지기에 그는 너무나 남성적이였다.
시스템에서 만들어진 핀업 스타가 아닌 넘치는 에너지로 이루어낼 수 있는 권투라는 스포츠에 매력을 느꼈던 그는 헐리우드의 러브콜을 뒤로 하고 스크린이 아닌 사각의 링에서 프로 복서로서 활동을 한다.
‘불패의 신화’ 복서로 9승 2무의 기록을 세울 때까지 그는 <레인맨>의 톰 크루즈, <펄프 픽션>의 브루스 윌리스가 연기한 캐릭터 제의를 모두 거부했고, 결국 그에게 남은 것은 약물 중독인 아내, 폭력 전과뿐이었다
게다가 권투 경기 도중 생긴 얼굴의 상처를 없애기 위한 성형수술의 부작용과 생계를 위해 출연한 몇 편의 비디오 영화들은 더욱 그를 쇠락의 길로 몰아넣었다.
미키 루크는 레슬러 랜디 역을 너무나도 완벽하게 재현해 냈다.
자신과 같은 길을 걸어서일까?
그의 절대적인 혼신의 연기앞에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감독 대런 아로노프스키는 이렇게 말했다.
-더 레슬러는 스포츠 영화가 아니다.
당신이 살아온 삶에 대한 자화상이며, 당신이 언젠가 마주치게 될 일생의 순간에 관한 휴먼 드라마다”
그랬다.
나도 나이가 들어서일까?
화려한 무대 뒤의 초라함이나 쓸쓸함에 대해서
휘황찬란했던 젊은 날의 인기와 퇴색된 나이든 외로움에 대해서
한없이 가슴이 너무나도 아팠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나 자신을 보고 있지는 않은지?
나이 더 들어 세상을 물러날 때의 내 모습을 보는 듯해서 가슴이 더 아팠다.
<더 레슬러> 우리 아버지, 어머니의, 그리고 우리 자신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된 가슴 벅찬 감동의 드라마였다.
영화가 끝날 때 즈음 레슬러 ‘랜디’의 눈빛에서,
그의 뜨거운 열정에서,
그리고 각자의 무대에서
때로는 주인공으로, 때로는 주변인으로 등장하는 캐릭터들에게서
따뜻한 웃음과 애절한 아픔, 그리고 눈을 촉촉히 적시는 감동의 눈물을 피할 수 없었다.
지금도 나는 가슴이 아프다.
너무나도 아프다.
랜디의 그 쓸쓸함 삶에 대해서
랜디의 그 초라한 힘없는 호흡에 대해서
그리고 랜디 역을 맡은 미키루크의 인생에 대해서 가슴이 저린다.
-미키 루크의 <더 레슬러> 영화를 보고 나서-
PS: 더 레슬러의 주제가는 미키 루크의 삶 자체를 노래하고 있었다.
가사 자체만 들어도 가슴이 터질듯 같이 아프다.
첫댓글 저도 가슴이 아픔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