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성 선생님의 생생한 강의만화 정치편을 읽으며 들었던 생각은, 정말 명쾌하다는 점이었다. 정치만큼 복잡한 것이 어디 있을까 싶을 정도로 깊게 들여다 보아도 오리무중일 때가 많은 영역이 정치 영역이다. 스터디 하우스에서 오래전에 펴낸 '생생한 강의 만화' 정치편은 수능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도 시대별로 특징이 있는 정치 분야를 정리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 또한 구석기부터 시작해서 근대에 이르기까지 정치가 어떻게 형성되어 왔으며 국가의 틀을 잡아가는데 정치라는 요소가 어떤 영향력을 발휘했는지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된 것이 '생생한 강의 만화' 정치편이었다. 먼저 이 책의 특징을 세 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다.
첫째, 수능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짧은 시간 안에 시대별, 국가별 정치 특징들을 손쉽게 정리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는 점이다. 학생들이 문제를 풀면서 많이 틀리는 지점들은 아마도 용어의 혼동에서 비롯하지 않을까 싶다. 용어의 뜻만 제대로 알아도 이해도를 충분히 끌어올릴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만화로 구성하여 가독성을 높이되 핵심 용어들을 놓치지 않고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풀어냈다는 점이 뛰어난 장점인 것 같다. 수능을 준비하는 학생 뿐만 아니라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도 정치라는 특정한 영역에 초점을 맞춰 서로 비교해 주니 참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둘째, 이해를 돕기 위해 시대별, 국가별로 비교 설명을 함으로써 독자들의 이해를 높였다는 점이다. 고려와 조선을 비교하기도 했지만 고려 또는 조선 각각의 500년 역사 안에서 시기별로 비교를 해 놓았다. 시대의 흐름을 읽어내는데 분명한 정도움이 되는 부분이다.
셋째, 정치 영역을 아주 넓게 잡으면서 각 시대별로 국가를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구성했다는 점이다. 정치 영역 안에 경제 제도(수취제도), 군사 제도, 행정 조직, 대외 관계 등 역사를 통으로 읽을 수 있도록 광범위한 영역으로 접근했다는 점이 큰 특징인 것 같다. 뿐만 아니라 거시적 접근과 미시적 접근을 적절히 안배하여 독자들이 역사를 읽어내는데 흥미를 끝까지 유지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는 점이 돋보인다.
저자는 역사를 사람들이 걸어온 흔적이라고 정의한다. 정치색을 달리하며 권력을 향해 사람들이 걸어온 흔적들을 역사라고 보는 듯 하다. 붕당 정치, 환국 정치, 탕평 정치, 세도 정치 등 시대에 따라 정치를 가리키는 용어도 달랐다.왕권을 견제하기 위한 정치 제도도 있었지만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 이미 만들어 놓은 제도들을 유명무실하게 만들기도 했다. 고대 국가에서 근대 국가로 발전해 가면서 정치의 영역에서 서로 견제하는 기구들이 존재했다는 점은 우리 정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인 것 같다.
예를 들면 고려시대의 서경 제도, 조선 시대의 서사 제도 같은 경우는 약간의 차이점은 있지만 분명한 것은 권력을 감시하기 위한 나름의 완충 제도였다는 점이었다. 서경은 국가의 중요한 법령의 개폐시나 관리의 임명 시 동의를 해 주는 것으로 왕권 견제 정책의 하나였다. 의정부 서사 제도 또한 중요한 문제들을 감독 심의하는 제도로 합의의 정치를 하기 위해 시대별로 고민한 흔적임을 알 수 있다.
역사는 광맥과도 같다. 파면 팔수록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고 당대 사람들의 고민들을 조금이나마 읽어낼 수 있게 된다. 역사를 통해 시대별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고민했던 흔적들을 찾아내어 해결의 지혜를 얻어내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특히 정치에 입문하는 이들이라면 역사 공부는 필수다. 역사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폭넓은 시야를 갖기가 어렵다.
정치란 내 뜻을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뜻을 헤아려 내 편으로 끌어들이는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상대를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상대를 먼저 알아야 한다. 정치의 흥망성쇠가 곧 국가의 운명임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