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생각은] 서울 강남 세금으로 강북 지원…“자치권 침해” vs “균형 발전”
강남구 주민들, 부담 확대에 반대하는 서명 운동 중
부담 비율 10%P 높이면 강남구 700억 추가 부담
김양혁 기자
입력 2024.11.27. 16:43
업데이트 2024.11.27. 17:03
서울 서초구 반포의 한 신축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반포의 한 신축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에 살고 있는 주부 김모(52)씨는 지난 25일 ‘반대 서명’에 동참해 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그동안 강남구가 걷은 재산세의 50%를 떼내 강북에 있는 다른 구를 지원하는 데 써 왔는데 이 비율을 60%로 높이려는 움직임이 있다. 이걸 막으려는 반대 서명 운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김씨는 “내가 낸 세금을 다른 구 주민을 위해 쓴다는 걸 이번에 처음 알았다”면서 “이런 일에는 반대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자치구 재산세 50% 배분… 60%로 상향 논의 중
서울시는 지난 2008년부터 ‘재산세 공동 과세’를 시행 중이다. 25개 자치구가 징수한 재산세의 50%씩을 서울시가 넘겨받은 뒤, 이를 다시 25개 자치구에 균등 배분하는 것이다. 재산세 수입이 많은 자치구들에서 넘겨받은 세금으로 상대적으로 세수가 적은 자치구를 지원해 지역 간 균형 발전을 꾀하겠다는 취지다. 이런 제도를 시행하는 지자체는 서울시가 전국에서 유일하다고 한다.
서울시가 자치구에서 재산세를 넘겨받는 비율 50%는 지난 2010년부터 적용됐다. 2008년 40%, 2009년 45%를 거쳐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인 상태를 15년째 유지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무역센터에서 바라본 서울 강남구의 아파트 단지. /뉴스1
서울 강남구 무역센터에서 바라본 서울 강남구의 아파트 단지. /뉴스1
그런데 올해 6월 서울시의회가 재산세 공동 과세 비율을 변경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현재 50%인 비율을 60~100% 등으로 올릴 경우 자치구별 재정 현황을 분석하는 연구 용역한 것이다. 서울시의회는 최근 연구 용역 결과를 전달받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의회가 추진하는 재산세 공동 과세 비율 조정은 크게 두 가지 방안으로 전해졌다. 현행 50%인 공동 과세 비율 자체를 올리는 방식과 균등 분배를 ‘차등 분배’로 변경하는 방식이다.
◇강남구민, 공동 과세 비율 상향 ‘반대 서명’
강남구에서는 재산세 공동 과세 비율 상향 조정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강남구청에 따르면 강남구 내 24개동 자치위원으로 구성된 연합회가 지역 내 아파트 단지 등을 돌며 구민들에게 공동 과세 비율 변경 반대 서명을 받고 있다고 한다. 다른 자치구에 쓰일 돈을 강남구에서 더 부담하는 것은 안 된다는 취지다.
강남구의 재산세 수입은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 가장 많다. 작년 기준 7469억원이다. 반면 강북구는 작년 재산세 수입이 289억원으로 25개 자치구 중에서 가장 적었다. 현재 재산세 공동 과세 비율을 단순 적용하면 강남구는 3734억원을 서울시에 넘겨야 하는데, 강북구는 144억원만 보내면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렇게 서울시에 넘겨진 재산세를 합산한 뒤 각 자치구에 균등 배분하기 때문에 강남구처럼 재산세 수입이 많은 자치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부담을 하게 되는 것이다.
서울 강북구 번동 모아타운 1호 시범구역에 저층 주택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뉴스1
서울 강북구 번동 모아타운 1호 시범구역에 저층 주택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뉴스1
이런 이유 때문에 서초구, 송파구 등 재산세 수입이 많은 다른 자치구도 공동 과세 비율을 상향 조정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고 한다. 강남권의 한 자치구 관계자는 “(재산세 공동 과세는) 이른바 강남 3구를 중심으로 낸 돈을 다른 자치구에 나눠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비(非)강남 지역에서는 불균형 해소를 위해 공동 과세 비율 상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매년 강남구가 쓰지 않고 남기는 예산이 2000억원이 넘는다는 것을 주된 이유를 들고 있다.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현행 50%를 60%로 상향 조정할 경우 강남구가 연간 부담하는 재산세는 700억원 늘어나게 된다. 비강남권 한 자치구 관계자는 “블용(不用) 예산을 쌓아 놓는 것도 예산 낭비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김양혁 기자
김양혁 기자
오늘의 핫뉴스
트럼프 관세 인상은 제 발등 찍기? “美 소비자 부담 늘고 車 산업 타격”
트럼프 호기롭게 지른 車 관세, 제 발등 찍은 격이라는데
사회 많이 본 뉴스
[법조 인사이드] 2000억 사기범, 청담동 아파트·롤스로이스·비트코인 숨겨 두고 있었다
[법조 인사이드] 2000억 사기범, 청담동 아파트·롤스로이스·비트코인 숨겨 두고 있었다
수도권 폭설에 김포·제주 8편 결항… 인천공항 1편 취소 10편 지연
수도권 폭설에 김포·제주 8편 결항… 인천공항 1편 취소 10편 지연
내일까지 최대 30㎝ 눈 폭탄… 일부 도로 통제하고 비행기 결항
내일까지 최대 30㎝ 눈 폭탄… 일부 도로 통제하고 비행기 결항
100자평도움말삭제기준
100자평을 입력해주세요.
당신이 관심 있을 만한 콘텐츠
아내가 개를 혼자 두지 않자 남편이 이유를 알아내고 경찰에 신고 - 시청하세요!
자글자글 "팔자주름"에서 벗어난 "딱 1가지" 방법
100년 동안 외딴 섬에 홀로 산 4자매, 드디어 그들이 문을 열었다!
서울의 투자자: 인공지능이 하루에 30만 원을 10배로 늘릴 수 있다.
병원에 침입한 곰 – 입에 물고 있는 물건에 눈물을 흘리는 간호사
"목주름 개선" 딱 1가지만 해보세요(+개선법)
Recommended by
많이 본 뉴스
1
트럼프 관세 인상은 제 발등 찍기? “美 소비자 부담 늘고 車 산업 타격”
2
“주담대 연장하려면 7500만원 상환하라”… 2금융 대출 옥죄기에 서민만 ‘시름’
3
[비즈톡톡] 빅테크 AI 인재 모셔가는 中… MS·구글 출신도 ‘차이나 리턴’ 창업
4
“새 인물이 없다”… 삼성전자, 반도체 쇄신에도 본체는 ‘올드 삼성’
5
성과급 시즌 앞둔 두산 직원, ‘황금일두’ 향방에 관심
6
[당신의 생각은] 서울 강남 세금으로 강북 지원…“자치권 침해” vs “균형 발전”
7
호텔 vs 성심당… 크리스마스 케이크 대전 열렸다
8
정우성 ‘DM 플러팅’ 유출 논란… 소속사 “사생활이라 확인 어렵다”
9
'사생활 스캔들' 정우성 "걔는 잤는데 좀 싱겁고"...끝없는 과거 발언 파묘
10
삼성·SK 못 받았는데… 트럼프 측, 반도체법 보조금 재검토 시사
연예 많이 본 뉴스
1
'아이유♥' 이종석, 해외로 동반출국?..여행떠난 사진 보니! (Oh!쎈 이슈)
2
정우성 ‘DM 플러팅’ 유출 논란… 소속사 “사생활이라 확인 어렵다”
3
'사생활 스캔들' 정우성 "걔는 잤는데 좀 싱겁고"...끝없는 과거 발언 파묘
4
12년 전 이지아와 공개 열애 자처했던 정우성… 문가비와 상반된 행보
5
'정우성 아이 엄마' 문가비, 누구? 모델→방송 '팔방미인'
개인정보처리방침
앱설치(Android)
Copyright 조선비즈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