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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정영학 “박영수 측이 먼저 대장동 금품 요구”
유종헌 기자입력 2023. 6. 8. 05:01수정 2023. 6. 8. 06:28
정영학, ‘50억 클럽’ 관련 진술 “컨소시엄 도우면 뭘 주나 물어”
대장동 사건의 핵심인 정영학 회계사(천화동인 5호 소유주)가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50억 클럽’ 의혹과 관련해 “박 전 특검 쪽에서 먼저 금품을 요구했다”는 취지로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7일 전해졌다. ‘50억 클럽’은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씨가 거액을 주기로 했다는 의혹이 있는 정치인, 법조인 등을 가리킨다.
박 전 특검은 대장동 민간 사업자 공모를 앞둔 2014년 11월 화천대유가 속한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우리은행을 참여시키는 대가로 200억원 상당의 대장동 땅과 상가 건물 등을 약속받았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당시 박 전 특검은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이었다. 우리은행은 컨소시엄에 출자하지는 않았지만, 1500억원 규모의 여신(與信) 의향서를 발급해줬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는 최근 정 회계사에게 “2014년 10~11월 박 전 특검의 측근인 양재식 전 특검보가 대장동 컨소시엄 구성에 도움을 주는 데 대한 대가를 요구했다”는 진술을 받았다고 한다.
그 무렵 양 전 특검보는 박 전 특검이 대표 변호사인 법무법인에서 정 회계사와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 우리은행 부동산금융부장 A씨 등과 함께 컨소시엄 구성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관련 논의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양 전 특검보가 정 회계사를 따로 불러 “이번 일을 도와주면 고검장님(박 전 특검)에게 뭘 해줄 수 있느냐”고 했다는 것이다.
이에 정 회계사는 “고민해 보겠다”고 답한 뒤 남욱씨 등과 논의를 거쳐 양 전 특검보에게 “대장동 상가를 해드리겠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그러자 양 전 특검보가 “고검장님 몫도 포함된 것이냐”며 자신이 요구한 대로 되는 것인지를 확인하는 취지로 물었다고 정 회계사가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만배씨도 최근 검찰 조사에서 “박 전 특검 측이 대장동 사업을 돕는 대가로 200억원 상당의 땅과 상가 건물 등을 요구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앞서 남욱씨도 비슷한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장동 민간 사업자 세 명이 모두 박 전 특검 쪽에서 대가를 요구했다고 밝힌 것이다.
검찰은 박 전 특검을 이르면 이번 주 소환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특검은 “대장동 개발과 관련해 그 사업에 참여하거나 금융알선 등을 대가로 금품을 받거나 약속한 사실이 결코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