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나의 행동 (연중 제25주일)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9,30-37
그때에 예수님과 제자들은 30 갈릴래아를 가로질러 갔는데, 예수님께서는 누구에게도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으셨다. 31 그분께서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넘겨져 그들 손에 죽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죽임을 당하였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날 것이다.” 하시면서, 제자들을 가르치고 계셨기 때문이다. 32 그러나 제자들은 그 말씀을 알아듣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분께 묻는 것도 두려워하였다.
33 그들은 카파르나움에 이르렀다. 예수님께서는 집 안에 계실 때에 제자들에게, “너희는 길에서 무슨 일로 논쟁하였느냐?” 하고 물으셨다. 34 그러나 그들은 입을 열지 않았다. 누가 가장 큰 사람이냐 하는 문제로 길에서 논쟁하였기 때문이다.
35 예수님께서는 자리에 앉으셔서 열두 제자를 불러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 36 그러고 나서 어린이 하나를 데려다가 그들 가운데에 세우신 다음, 그를 껴안으시며 그들에게 이르셨다. 37 “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리고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평등한 세상이 과연 이루어질까요?
고대인들은 식량과 땅을 빼앗기 위해 서로를 잔인하게 죽였습니다. 그것이 바로 생존이기 때문입니다. 사회가 형성되면서 계급과 권한이 주어졌고 불평등한 사회가 시작되었습니다. 권한과 부를 갖기 위해 전력 질주하고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은 내가 도전해야 할 대상, 때로는 넘어가야 할 대상일 뿐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우두머리는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종이 되고, 제일 끝 가장 겸손한 자리에 앉으라고 했습니다. 주님의 말씀은 사회의 통상적인 지위가 역전되는 혁명, 즉 나약한 사람, 소외된 사람이 가장 존중받는 세상, 사랑의 혁명입니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강요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가장 낮은 자리에 앉았기 때문에 편안한 마음이 될 것입니다. 이처럼 사회가 변화되려면 권한를 위한 투쟁이 아니라 ‘특권을 포기할 권리를 가진 사람들’에 의해 변화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회가 진정한 평등의 사회가 될 것입니다. 서로가 경쟁 상대, 제거해야 할 상대가 아니라 서로 사랑하고 서로의 수고로움을 덜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모인 따뜻한 사회가 될 것입니다.
권력은 권한을 가진 사람, 나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의 이익을 위해서만 사용되어야 합니다. 지위란 단지 업무와 책임을 분배할 때만이 합리적으로 사용되어야 하며, 각자 주어진 일은 전체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일이어야 합니다. 그분의 겸손을 따르는 새로운 사회로 변화된다면 더 이상 해결될 수 없는 갈등과 충돌은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 주님의 말씀은 실로 우리에게 많은 깨달음을 주지만 감히 따라 할 수 없는 가르침입니다.
내 마음속에는 여전히 다른 사람보다 높이 올라가고 싶은 욕망을 키우고 있습니다. 아직도 더 좋은 자리, 더 중요한 자리에 올라가고 싶습니다. 아직도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에게 관심을 돌릴 여유가 없습니다.
다시 또 주님의 길로 돌아 가기 위해 스스로 작고 겸손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지위를 조금만 놓아버리고 마음의 평화를 가지십시오.
세상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따뜻한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한번만 더 그들을 돌아보십시오.
나의 작은 행동과 따뜻한 마음이 어느 한 누군가에게 평화와 작은 행복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주님의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작은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온유와 겸손의 주님, 주님과 점점 더 멀어져 가고 있는 저희가 다시 아버지 주님의 길로 돌아갈 수 있도록 아버지의 사랑을 깨닫고 닮게 하여 주소서.
함께 묵상해 봅시다
1. 오늘날 아동과 여성, 장애자들은 그 옛날보다 훨씬 많은 관심과 돌봄을 받고 있지만 또 다른 불평등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주님의 말씀을 실천하려면 그들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또 내가 할 수 있는 사랑은 무엇인지 생각해보십시오.
2. 예수님께서 가장 나약하고 가난한 사람으로 이 땅에 내려오신 것에 대해 생각해 보십시오.
[사진 설명]
베트남 북부에서는 슈퍼태풍 ‘야기’로 많은 교회가 잠겼고, 교회지붕이 날라가고 기와가 깨져 교회를 가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어린 학생들까지도 미사를 가기 위해 벤치로 다리를 만들어 미사를 가고, 신부님과 수녀님, 신자들은 허벅지까지 잠기며 식품을 배달하는 등 온 교회가 한 마음으로 주님의 사랑을 실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