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단상] 나는 소중하고 행복한 사람
교사로 재직하던 때 한 학생의 어머니가 나를 찾아왔다. “상담으로 아들이 제 자리를 찾게 해달라”는 요청이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 학생은 아버지가 출근하고 나면 “아빠는 왜 자기가 아무개(우리나라 최고 재벌)도 아니면서 무책임하게 자기를 낳아서 괴로운 삶을 살게 하는가” 하고 엄마에게 투정을 부린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그냥 한 번 지나가는 말로 들었는데, 매일 아침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 너무 힘들다는 것이었다.
우리 삶의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서 자신의 처지가 초라해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가난하고 보잘것없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다. 남처럼 공부를 많이 할 수 없었기에 이 모양 이 꼴이라고 자기 비하를 할 수도 있다.
살면서 경험한 바로는 자신을 비하하고 불행하다고 여기는 사람은 삶이 곧 고통이고 불행 그 자체가 된다. 그런 사람은 다른 사람을 존중할 수도 없고 누구도 사랑할 수도 없다.
‘메리 케이 자선재단’ 창립자인 메리 케이 애쉬는 “하느님은 아무것도 아닌 사람을 창조하실 만큼 한가로운 분이 아니십니다”라고 말했다. 하느님은 우리를 당신의 모습대로, 당신의 숨을 불어넣어 만드셨다. 그러니 우리는 모두가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존재이다. 꼭 누구의 아들로 태어나서 부자로 살지 못한다 해도 그 때문에 불행하다고 생각할 수 없다.
예수님께서는 마태오 복음 18장 10절에서 “너희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업신여기지 않도록 주의하여라”고 말씀하신다. 나와 너, 우리는 모두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귀한 존재이다.
학부모가 상담을 부탁한 학생을 두 번째 만났을 때 개신교 선교사 언더우드의 기도를 소재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기도 한 구절을 읽고 나서 자신의 튼튼한 두 다리를 직접 만져보게 했다. 또 귀로 소리를 들어 보고, 눈으로 상담실의 그림을 감상한 뒤 자기 생각을 말하게 하고, 팔도 움직이게 하면서 그때마다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과정을 수행했다.
기도문을 통해서 자신이 가진 것이 얼마나 많은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자신의 안에서 매 순간 일어나는 기적들이 무엇인지를 깨달을 수 있길 기대한 것이다. 그래서 자신에게서 일어나는 수많은 행복과 기적에 대한 체험들을 부모님, 친구들과 관계에 적용하기를 바란 것이다. 이는 한국 평협에서 벌이고 있는 ‘답게 살겠습니다’ 운동의 기본 정신이기도 하다.
재산이 많고 적고, 외모가 잘 생기고 못 생기고, 학력 수준이 높고 낮고 등의 비교조건으로 자신을 깎아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대신 내가 ‘사랑이신 하느님’ ‘전능하신 하느님’의 아들이며, 아버지께서는 어떤 경우에도 나를 버려두지 않으시고 항상 함께 해주심을 확신하길 바란다. 자기 긍정에서 시작해 나와 관계를 맺고 있는 모든 사람을 사랑하자는 것이 ‘답게 살겠습니다’ 운동의 기본이다.
하루에 몇 번이고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하느님께서 내 안에서 만들어 주시는 기적들과 “누구 한 사람이라도 업신여기지 말라”는 예수님 말씀을 기억하고 자기 최면처럼 “나는 행복하다”를 반복하자. 이 행복이 곁에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곧바로 바이러스처럼 전파될 것이다.
권길중 바오로(한국평협 회장)
보도: 평화신문 2015. 11. 29 일 발행 [134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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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어떠한 경우라도 나는 행복합니다. 습관처럼 그렇게 중얼거리니 어느날 행복이 슬며시 제곁을 떠날생각을 안하더라구요. 전 맨날 행복한척이 아니라 행복합니다
하느님 ,성모님 서로함게 저를 지켜주시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