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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진 게 죄는 아니잖아!"
죄는 아닐 수 있는데, 욕은 먹는다.
몇 년전에 모방송국 드라마 '부부의세계' 에서 유부남 이태오가
아내 지선우에게 불륜을 들키고서 이렇게 소리치자,
티비를 보던 사람들이 욕을 내 뱉었다 한다.
그렇게 욕을 많이 처(?)먹은 드라마였지만, 시청률은 대박이 났다.
그런가 보다.
불륜을 소재로 이야기를 만들어 나온 방송은 죄다 인기폭발이다.
물론 스토리가 탄탄함을 전제하고서다.
이런 불륜을 소재로 하는 것은 방송이나
영화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버젓이 등장한다.
사설 포털 사이트에는 불륜을 한 이들이 모인 까페도 있다고 한다.
그 이름이 '금지된 사*' 이라고 회원수만 거의 3만명쯤이고
하루 방문자 수가 대단하다고 한다.
이렇듯,
부부의 세계를 무너뜨릴 수 있을 만큼 치명적이어서 금기시되지만, 흔하다.
나는 이런 불륜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지 모르겠다.
어느 조사기관이 성인 남녀에게 불륜에 대하여 물었더니,
기혼자 셋 중 한명은 "불륜 해봤다" 였다.
불륜에도 종류가 다양하다고 한다.
온라인 까페 '금지된 사*' 에서는 기혼자끼리 만나는 것을 '기기' 혹은 'ㄱㄱ'
기혼 남성과 미혼 여성이 만나는 것을 '기남미녀' 그 반대를 '기여미남' 으로
표현한다고 한다.
보통 기혼 남녀가 만나는 경우,
지속 시간이 더 길다는게 특징이다.
이런 경우, 그 긴 세월 동안 숨겨온 것도 대단하지만,
더 놀라운 건 각자 자신의 자녀들의 결혼식에도 참석해서 축하해
주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들의 배우자가 알게 된다면 정말 까무러칠 정도다.
현재 불륜을 저지르고 있는 어떤 커플은 완전히 가족들도 남들도
모르게 사귀어 오면서 각자의 자녀가 성인이 되고 대학생이 되면
이혼해서 둘이 살자고 다짐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불륜을 하는 사람들이 상대방을 기혼자로 선택하는 이유가 서로의
상황을 잘 이해하기 때문에 더 안전하게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미혼과 사귀게 되는 경우는 자주 만나야 하고, 또 미혼인 상대가 이혼을
바라기도 하기 때문에 그런 곤란한 상황을 피하고자 서로 상황이 비슷한
기혼자를 선택하는 경향이 더 농후하다는 것이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부부의 세계에서 이태오가 과거 내연녀이자 현재 아내 여다경에게 말한다.
"너랑 나 바람 아니었잖아."
여다경이 그의 품에 안긴 채 대답한다.
"맞아. 절대로 단 한번도 떳떳하지 않은 적 없었어."
불륜한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이 사랑이라고 여긴다고 한다.
이들은 당연히 '불륜'이나 '외도' 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금사' 라고 한다.
대부분의 기혼자가 "우리 불륜은 바람이 아니고 사랑" 이라는
이태오의 대사에 분노했다면,
불륜의 까페내에서는 아내 지선우가 남편의 불륜 상대 서다경에게
"유부남의 바람은 배설" 이라고 말한 대사에서 분노했다고 한다.
즉, 불륜중인 사람들에게는 배설이라는 말에 분노 내지는 모욕감(?)을 느끼며
"사랑하지 않은 와이프와 기계적으로 해야 하는 성관계야말로 배설" 이라고 비난한다고 한다.
그들은 (불륜)상대의 사랑을 느끼고 싶다..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어떤 (불륜중인) 여자는 "결혼 초반, 남편이 나를 무시하고
폭력적인 성향을 보였을 때 홧김에 옛날 애인과 잠깐 만난 적이 있었다" 며
"이혼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외도를 멈췄다" 고 했다는 것이다.
보통 불륜을 저지르는 사람들은 배우자에 대한 열정이 식었거나,
권태, 아니면 복수 등 다양한 이유를 말하지만, 결국은 배우자가 아닌
다른 사람과 성관계를 갖고 싶다는 게 이유라고 생각한다.
성관계를 전제하지 않은 불륜은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연애를 하는 미혼남녀 사이에서 데이트 비용이 문제가 되듯,
불륜관계에서도 돈이 문제가 된다. 기혼자의 경우, 경제권이
배우자에게 있거나 가계에 소득을 다 써야 하는 상황이 가장 문제다.
기혼남성과 미혼여성이 만나는 경우에는
남자가 자기한테는 돈을 거의 안쓰면서 자기 아이들과 아내에게는
돈을 잘 쓰는 걸 본다면 그렇게 질투가 난다고 한다.
돈 문제가 더 커지는 것은 이들 불륜자들이 들킨 다음인데,
우리나라가 간통죄가 2015년쯤 없어졌는데, 이는 62년만에 폐지된 것이다.
간통죄가 없어진 이후는 상간자에게 민법상 손해배상청구소송을 하거나
배우자와 상간자 모두에게 위자료 청구소송을 한다. 불륜으로 인한
정신적인 피해와 가정을 파탄낸 데 대한 보상을 받는 정도가 있다.
아래 그림을 보면 불륜에 대한 기준이 약간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여자와 성적인 관계는 맺지 않았습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모니카 르윈스키와 맺은 관계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을 때, 그는 아마 "sex를 하지 않았으니 불륜은 아니다" 라고
주장하고 싶었을 것이다. 낯짝이 아주 뚜꺼운 친구라 본다.
사람마다 불륜에 대한 기준이 다르다보니,
법에서는 불륜을 '부정한 행위' 라고 이르고 있다.
근데 그 범위가 넓고 애매모호하다.
그렇다면 불륜은 무엇인가?
배우자의 불륜에서
남자는 육체적 관계를 맺었는가가 중요하고,
여자는 육체적은 물론이고 정신적 관계를
더 결정적 불륜으로 생각하지 않나 본다.
어떤 사람은 "산악회 가입부터 불륜으로 볼 수 있다.
등산을 좋아한다면 혼자 산에 가면되는데, 굳이 남녀가 함께 모이는
산악회에 가는 건 이성을 만난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고 말한다.
요즘 행태로 보면 일리가 있는 말이다. 물론 산악회 모임이
다 그런건 아니겠지만 최소한 그런 기대로 가입하는 사람이
많은거 보면 딱히 부정하기가 어렵다.
또 어떤 분은 "아내가 직장 남성 동료의 차를 타고 회사로
출퇴근을 하는 카풀을 하는데, 일주일 중 5일을 자동차와 같은
밀폐된 공간에서 남자와 단둘이 있는 것도 불륜이다" 라고 했다.
미국의 저명한 상담심리학자 에스터 페렐의 저서
'우리가 사랑할 때 이야기하지 않는 것들'은 현대사회에서 불륜은
"두 개인간 계약 위반이란 개념과 관련이 있다" 며 "둘 사이의
합의를 벗어난 벗어난 행동을 했다는 사실이 배신을 만든다" 고 했다.
불륜의 정의는 사회나 사법체계가 해주는 것이 아니라
두 사람이 함께 보낸 시간과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쌓여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세모인 여러분들!!
우리 사랑과
부적절한 부조리한 사랑인 불륜의 구분을 잘 하도록 해야겠습니다^^
(옮긴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