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서 유람선 타고 서해까지 간다
한강~경인 아라뱃길 미리 가보니
내년 정기 운항… ‘서해뱃길’ 본격화
여의도 신규 선착장 이달 설계 착수
2026년 국제터미널 서울항 추진
6일 오후 서울 한강에서 출발한 한강르네상스호가 경인아라뱃길로 향하는 아라한강갑문으로 진입하고 있다. 서울시는 연내 여의도에 선착장을 만들고 내년 초부터 한강∼경인아라뱃길 정기 운항을 시작한다. 또 2026년까지 서울항을 조성해 2028년부터 국제 크루즈선 운항도 시작할 계획이다. 김동주 기자
“문이 열린다!”
6일 오후 한강과 경인 아라뱃길을 이어주는 아라한강갑문이 천천히 열렸다. 갑문 안으로 들어가자 30cm 이상 차이 나는 한강과 아라뱃길의 수위가 빠르게 맞춰졌다. 194t의 배 한강르네상스호는 이후 매끄럽게 아라뱃길로 진입했다.
● 배에 자전거 싣고 한강에서 서해까지
이날 서울시는 기자단을 대상으로 여의도 선착장에서 인천까지 유람선을 시범 운항하는 행사를 열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영등포구 여의도에 신규 선착장이 생기는 내년부터는 1000t급 유람선이 오가면서 시민들을 실어 나를 것”이라고 밝혔다.
6일 오후 1시경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선착장에서 출발한 배는 평균 10노트의 속도로 달렸다. 서울항 조성 예정지인 여의도 한강공원 둔치를 지난 후 2027년 완공 목표인 대관람차 ‘서울링’(가칭)이 들어설 마포구 상암동 하늘공원을 거쳤다.
인천에 접어들고 국내 최대 규모의 인공폭포 ‘아라폭포’가 모습을 드러내자 선내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졌다. 오후 3시 반경 출발지에서 약 35km 떨어진 경인아라뱃길 여객터미널(아라타워)에 도착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금은 여의도에 선착장이 없기 때문에 아라뱃길과 한강을 오가는 유람선이 못 다니고 있다”며 “선착장이 생기고 1000t급 유람선이 다니게 되면 한 번에 800명가량의 시민을 태우고 항해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시는 내년 1월 1000t급 선박 시범 운항을 실시하고 한강 결빙기가 끝나는 내년 2월부터 본격 운항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연말까지 여의도 마포대교 남단 인근에 신규 선착장을 조성한다. 신설되는 선착장은 길이 102m, 폭 32m로 1000t급 이하 선박 3척을 동시에 댈 수 있는 규모다.
정기 노선을 이용하면 한강 유람은 물론 배에 자전거나 개인형 이동수단(PM) 등을 싣고 이동해 서해 섬을 돌 수도 있게 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여의도 선착장에서 아라인천여객터미널까지 연간 150회 운항할 계획”이라며 “여의도 선착장 조성을 시작으로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의 주요 사업인 서해뱃길 사업이 본격화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 2028년부터 국제선도 운항
여의도 선착장은 서울항 사업의 1단계에 해당한다. 2단계로는 2026년 상반기(1∼6월)까지 국제여객터미널 ‘서울항’을 열 계획이다. 2단계가 완료되면 서해에서 출발한 5000t급 크루즈선이 한강에 정박해 관광객들이 서울 명소를 둘러볼 수 있게 된다. 또 한강에서 크루즈선을 타고 군산항, 목포항, 제주항까지 둘러볼 수 있게 된다.
3단계는 2028년까지 서울항에 세관·출입국·검역(CIQ) 기능을 도입해 국제선을 운영하는 것이다. 여의도에서 출국 절차를 마치고 중국과 일본 등 동북아 크루즈 여행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주용태 한강사업본부장은 “한강은 영국의 템스강과 프랑스의 센강에 비하면 강폭이 5, 6배나 되지만 그동안 잘 활용되지 않았다”며 “이번 여의도 선착장 조성을 시작으로 해외 관광객 3000만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서해뱃길 활성화 계획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