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버트의 이발 / 이성경
털이 마치 사람이 머리를 산발한 것 같아
미루다가 결국 이발을 했다.
발톱은 또 언제 그렇게 자랐는지.
미용실에서
얼마나 지극정성으로 잘 밀었는지 깔끔하다.
그래도 나름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오자마자
안아달라 귀찮다 으르렁거리는 데
여전히 나와 녀석은 앙숙이어서
건드린다고 물려고 덤비면 난 받아친다고
잔소리를 퍼붓는다.
녀석이 알아들을 리 만무하지만 난 나대로
물지 말라는 신호니 상황 판단을 한다면
이해하려나.
그 상황에서
듣던 아이, 잔소리하지 말라고 나에게 잔소리하면
으르렁대던 녀석이 눈치껏 가만히 있어
그때서야 조용해지는 시간,
알버트와 난
다른 반려견 주인과는 다른 애증의 관계라고
해야 할 것 같다.
털을 밀고 온 날이면 간식으로 안아줌으로써
힘들었던 시간을 보상해 주지만
여전히 나와 알버트의 으르렁은 언제나
현재 진행형이다.
첫댓글 건강하세요.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