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편 레오그람전기[제1부] 3. 제국에 드리워지는 검은 그림자의 무리Vol.3

[에이민즈]

3. 제국에 드리워지는 검은 그림자의 무리Vol.3

By Aiminz.

디올 숲이 은의 왕국의 병사들에 의해 돌파당한 그 시각에 젠시아 주의 주도인 제니아에서 출발한 시찰단은 디올 숲과 하루하고도 반나절의 거리에 이르렀다.

하지만, 그것은 먼저 앞선 기사단의 이야기일 뿐이었다. 대주교를 포함한 호위단은 그들과 하루정도 거리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기사이면서도 대주교라는 인물 때문에 그를 안전하게 호위해야했기 때문에 안전한 루트를 발견해 놓는 일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말이 좋아서 호위였지, 그들은 지금 척후병이나 다름없는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런 척후병 같은 일에 호크나이츠와 사설기사단의 기사들도 포함되어있었다.

그리고 그 호크나이츠의 일원인 레이딘 또한 그 지루한 척후병 같은 일에 진절머리가 나있던 상황이었다. 그는 말위에 탄 채로 하품을 하고는 자신보다 조금 앞서 있는 막스 대장에게 큰 소리로 물었다.

“그런데 그 버터 덩어리 녀석과 그 부하들은 왜 우리와 함께 가지 않는 것이죠?”

“특별한 손님이라 대주교님을 직접 호위하면서 호위를 받는 다더군.”

막스의 시큰둥한 대답에 레이딘은 입을 삐죽였다. 그리고 잠시 후에 하늘을 쳐다보며 허탈감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

“막스 대장. 대주교님의 호위를 한 채로 시찰을 하면 대충 언제쯤 끝날까요?”

보통은 레이딘이 말을 하기 시작하면 옆에 붙어서 구타를 수반한 막스 대장이었지만, 오늘 만큼 이상하게도 아무런 제재도 가하지 않은 채로 무성의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적어도 한 달 이상은 걸릴 것이다.”

“한달이요? 그렇담 다행이군요. 우리가 시찰해도 한2주 정도 걸리니까 생각보다는 짧은 기간이네요.”

레이딘이 막스의 대답에 조금은 기쁜 내색을 하자 그런 레이딘에게 말을 몰아 다가온 사람이 있었다.

“그건 북부에 한한 기간입니다. 아스칸 경”

케이티의 말은 한 달 안에 집에 돌아 갈 수 있다는 꿈에 부풀어 있던 레이딘을 절망하게끔 만들었다. 레이딘은 이제는 체념한 듯 말의 목에 몸을 가누고는 계속 한숨을 쉬어댔다.

“그래도 북부가 가장 짧은 기간으로 예정되어있습니다. 지금 서부의 경우에는 약 두 달 정도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 쪽에 있는 야만족들에게 시달리는 민중들에게 희망을 주고 한번쯤은 그들을 종교에 눈을 뜨게 하려면요.”

“그래 북부는 한달이고, 동부는 두 달이면 남부는 석 달이겠군.”

“정확하게는 석 달하고도 보름입니다. 아스칸 경”

레이딘은 그렇게 말한 케이티가 갑자기 원망스러워졌다. 보통 때는 농담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여성이지만, 일에만 몰두하게 되면 사람이 180도로 바뀌어서 완전히 사무적이 인간이 되기 때문이었다.

레이딘은 다시 한숨을 쉬고는 말머리에 기대어서 거의 시체처럼 말에게 업혀갔다.

“이 빌어먹을 햇빛도 싫고, 이런 지겨운 일을 하는 것도 짜증나 죽겠네. 으아아!! 미쳐버리겠다!!”

레이딘은 드디어 이성의 끈이 끊어지면서 말위에서 발광을 하기 시작했다. 광적으로 소리를 질러대던 레이딘이 마지막으로 본 것은 밝은 태양이었다. 순간 눈앞이 번쩍하더니 어두움이 몰려왔다.

다시 아까와 같은 자세로 돌아온 레이딘은 꽤나 조용했다. 앞서가던 막스 대장은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잘했어 리벨 경. 그 자식은 좀 맞으면 조용해지거든. 아무튼 진짜로 지겨운 임무군. 음?”

막스의 말끝에 붙은 의문사에 다들 막스가 바라보기 시작한 곳을 바라보았다. 검을 검 집채로 들고 레이딘을 기절시킨 케이티도 막스가 바라보기 시작한 곳을 바라보았다.

막스가 바라본 곳에는 사람이 쓰러져있었다. 막스가 얼른 말을 몰아서 그 사람이 있는 곳으로 다가가 보았다. 그가 말에서 내려서 확인해보니 여성이었다.

특이하게도 진한 초록색을 띠는 머리색을 가진 사람이었다. 막스가 쓰러져있는 사람의 얼굴을 보려고 몸을 돌려보니 여성이었다. 막스는 자신의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기사들에게 손짓을 했다.

곧 케이티가 말을 몰아 다가왔다. 막스는 케이티에게 쓰러져있는 사람이 여성임을 보여주고 곧 그녀의 상태를 살펴보게 하였다. 그 여성을 한참동안 이리저리 살펴보던 케이티는 조금 고개를 갸우뚱거리면서 말했다.

“참 이상하군요. 이 근처에는 마을도 있을 텐데,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거지?”

“뭐가 이상하다는 말인가?”

막스의 물음에 케이티는 그녀를 번쩍 들어서 자신의 말에 짐짝처럼 얹으면서 말했다.

“탈수증이에요. 요즘 여행자들에게는 보기 힘든 일인데, 무슨 죄를 짓고 쫓기지 않는 이상은 물 한잔이라도 얻어 마실 수 있을 텐데.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는지 참.......”

그녀의 동정심어린 말에 막스도 그 여성이 딱해보였는지 케이티가 자신의 말에 태우는 것에 대해 아무런 제재도 가하지 않았다. 다른 기사들도 곧 케이티에게 그 여행자가 어쩌다가 그랬는지에 대해 듣고서는 모두 수긍하는 눈치였다.

다만, 한사람만이 수긍하지 않고 있었다. 아니 수긍을 하고 싶어도 지금은 기절한 상태니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어쨌든 호크나이츠들은 탈수증에 걸린 여성여행자 한명을 추가 한 채로 그 행군을 계속 했다.

하지만, 호크나이츠의 그 누구도 그 여성의 입가에 걸린 미소를 보지 못했다.

한동안 행군을 하던 기사단 일행은 저녁 무렵에 마을에 당도했다. 원래 예정이었다면 그들이 현재 도착한 마을을 지나서 다음 마을에서 쉬어야 했지만 그들이 말을 몰아서 달리기에는 거슬리는 사람이 2명 있었다.

기절한 레이딘과 현재 탈수증에 걸린 여성여행자 때문이었다. 일행은 마을의 여관을 찾아서 일단 쉬기로 했다. 여관 앞에서는 기절해버린 레이딘을 운반하는 것에 문제가 있었다.

별로 무겁지는 않은 보통 체격을 가졌지만, 그가 입고 있는 갑옷 때문에 몸이 꽤나 무거운데다가 지금은 기절한 상태라 보통 때보다도 좀 더 무거운 상태였다.

여성여행자의 경우에는 케이티가 들쳐 업을 수 있을 정도로 가벼웠다. 그때 막스는 한 가지 문제에 봉착해 있었다. 각자의 방을 배정해주는 데에 문제가 발생했다.

그동안은 케이티를 포함한 여성기사가 3명이라 3명이 한방을 썼지만, 오늘은 여성이 한명 더 있기 때문에 조금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서 잠시 동안 고민하던 막스는 호크나이츠의 남성기사들을 불렀다.

“오늘 너희들은 4명이 한방에서 자라.”

현재 있는 총 인원은 호크나이츠 남성기사는 9명, 사설기사단은 전부 남성이면서 10명이었다. 여성은 3명이었기 때문에 방값을 조금이라도 아껴보려던 막스의 판단이었다.

원래도 3명씩 자던 기사들이었지만, 한명이 늘어봐야 얼마나 불편하겠느냐가 막스의 생각이었다. 기사들은 뭐라고 항변하고 싶었지만, 괜히 나섰다가는 방에서마저 쫓겨날 것 같아서 그만두었다.

각자 방에 들어간 뒤에 막스는 여성여행자를 눕히고 나오는 케이티에게 물어보았다.

“그 사람의 상태는 어떤가?”

케이티는 안심하라는 표정을 짓고서는 막스에게 레이딘의 상태를 물어보았다. 막스는 자신의 엄지손가락을 들어 뒤를 가리켜보였다. 벌써 식당 테이블에 앉아서 음식을 주문하고 있는 레이딘이 보였다.

케이티는 속이 부글부글 끓어올랐지만, 아까 그에게 했던 일이 있었기 때문에 참을 수밖에 없었다. 모두가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마쳤을 무렵 케이티가 방에서 나오면서 여성여행자가 깨어났다고 모두에게 알렸다.

모두들 기뻐하는 가운데에 레이딘은 추가로 음식을 시키다가 막스 대장에게 뒤통수를 한대 후려 맞았다. 그는 갑옷을 벗어서 조금은 간편해진 몸으로 레이딘의 머리에 헤드 락을 걸고는 위협하듯이 말했다.

“이 자식아!! 이거 전부 공동경비에서 계산하는데 네 녀석이 그 돈을 다 써버리면 어떻게 해!!”

“으윽!! 그럼 배고픈데 어쩌라고요!!”

헤드 락이 걸려서 음식을 먹는데 지장이 생긴 레이딘이 거칠게 저항했지만, 그는 막스의 헤드 락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다. 한참동안 그렇게 신경전을 벌이는데 케이티가 그 여행자를 데려온 모양이었다.

막스도 여행자에게 예의를 차리느라 레이딘을 잡고 있던 손을 풀었다. 레이딘은 풀리자마자 자신의 머리를 감싸 쥐고는 통증을 호소했다. 하지만, 곧 통증도 잊어버릴 일이 생기고 말았다.

“너!!”

대충 이 여행자가 누구인지 짐작은 하시겠지요?

내일은 즐거운 졸업식~

Now I can Fight!!

아크v의 글틀 

[별빛섬광]

음? 누구죠? 건필입니다.

[c.e.마녀]

…누굴까나. 건필하세요.